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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ch] 예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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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을 봤다는 지인의 이야기다.


그 사람이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을 때였다.


중간에 어느 역에서 젊은 여성이 올라 탔다.




그녀는 굉장한 미인으로, 미니스커트 밑에 예쁜 다리가 쭉 뻗어 있었다.


여자는 빈 자리를 찾는 것인지, 아는 사람을 찾는 것인지 차 안으로 천천히 걷고 있었다.


그가 인중을 쭉 늘리며 감탄하듯 여자를 보고 있자,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당신한테도 보이나보네...]


[네?]


그가 이 할머니 무슨 소리야, 하고 돌아보자 할머니는 말했다.




[주위를 돌아보라구... 당신 말고 저걸 보는 사람이 있나?]


그는 깜짝 놀랐다.


할머니의 말대로였다.




저렇게 예쁜 여자가 미니스커트까지 입고 있는데 아무도 여자를 바라보지 않는다.


양아치 같은 고등학생도 시선조차 주지 않는다.


할머니는 혼잣말처럼 계속 이야기한다.




[나는 프로니까 당연히 보이지만 말이지, 당신 같은 일반인한테도 보이는 경우는 무척 드물어. 저건 꽤 질나쁜 영혼이거든. 이 근처에서 지하철에 뛰어든 다음, 성불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는거야...]


[투신 자살이라구요? 그렇지만...]


그는 무심코 물어버렸다고 한다.




할머니는 여자가 지하철에 투신 자살했다고 하지만, 여자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당신, 영화 같은 걸 너무 많이 봤어. 저런 꼴이 됐어도 옛날에는 여자였던 거야. 여자라는 건, 죽어서도 언제나 예뻐보이고 싶어 한다고. 내가 지금까지 손을 썼던 여자 원귀들은 모두 자기가 살아있던 중 가장 아름다웠던 모습으로 나타났어. 그것보다, 저거 봐, 저거. 이리로 오잖아. 당신, 절대 눈을 마주치면 안 돼.]


여자는 그와 할머니를 알아차린 것인지 발걸음을 빠르게 해 그의 앞에 섰다.




그는 정말 죽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눈을 꽉 감고, 계속 아래만 내려다 본채로 있었다.


지하철이 다음 역에 도착했을 때, 겨우 옆의 할머니가 말을 걸었다.




[이제 됐어. 저거 봐. 저건 사냥감을 찾아서 가 버리고 있어.]


그가 천천히 눈을 뜨고 얼굴을 들자, 여자는 스무살 즈음의 잘생긴 남자와 지하철에서 내리고 있었다.


[여자니까 말이지... 빙의할 남자도 멋있는 편이 좋은가 봐...]




그는 대머리에 살도 찌고 아저씨였던 것이다.


그렇게 말하며 할머니는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오늘은 서비스로 봐 줄게. 의뢰였다면 한 장은 받았어야 하는데 말이지.]




그는 그 이전도, 이후로도 유령을 본 일은 없다고 한다.


왜 그 때만 그에게 그것이 보였는지, 한 장이라는 게 도대체 얼마나 되는 금액인지.


아직도 그는 모른다고 한다.








VK's Epitaph ; 괴담의 중심 http://vkepitaph.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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