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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인형

전 그녀의 생일에 인형을 선물했습니다.

그녀는 처음에는 무척 기뻐했습니다. 인형의 머리카락이 너무 부드럽고 옷도 귀엽다고. 몇일동안은 그녀는 인형이 자신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습니다. 낮에는 그녀가 집안 청소를 하면서 볼 수 있도록 탁자에 올려놓았고, 밤에는 침대 옆에 놓았습니다.

 

하지만 인형을 향한 아내의 감정은 곧 바뀌었습니다. 저는 무언가 이상한 것을 눈치챘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기만 했지만, 역시 그녀는 괜히 기분 탓일거라면서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그녀가 무얼 숨기고 있다는 확신이 강해졌기 때문에, 저는 그녀에게 상황을 설명하지 않으면 정신병원에 보내버린다고 해버렸습니다.

그녀는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녀는 인형이 무서워졌다고 말했습니다. 계속 자신을 지켜보는 느낌이 들었고, 가끔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저는 걱정되어 인형을 조사하러 갔습니다.

인형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안방의 탁자에 앉아있었습니다. 커다란 파란 두 눈도 그대로였습니다. 저는 조금 안심이 되어 한숨을 쉈습니다. 당연히 움직이지 않습니다. 움직이지 못하니까.

제가 방에서 나가려는 찰나, 시야의 구석에서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저는 뒤를 돌아 다시 인형에게 다가갔습니다. 인형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서, 인형의 눈을 바라봤습니다.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집중하려고 노력하며, 더 가까이에서 눈을 봤습니다.

역시나,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눈 자체가 움직이는 것이 아닌, 눈 뒤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듯 했습니다.

생각할 틈도 없이 눈이 터져버렸습니다. 구더기 10개가 꾸물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놀라서 인형을 떨어트리고,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아내가 옆방에서 무슨 일이냐고 소리쳤습니다. 저는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해주었습니다. 인형을 주워서 휴지를 이용해 구더기들을 닦아냈습니다. 인형 안에는 구더기가 더 있었습니다. 피부와 바깥의 플라스틱층을 짓누를 정도의 구더기들이 있었습니다.

벌써라니. 저는 인형이 더 오래가길 바랬습니다.

이제 그녀를 위해 새 인형을 가져와야겠군요. 처음에는 조금 살려두면 더 오래가려나요?

이 인형을 버리면서, 아내가 같은 동네에 사는 케이티의 금발 곱슬머리를 좋아한다고 말한게 생각납니다.

케이티도 푸른 눈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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