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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기묘] 사후세계

좀 장문이다...

 

어제 꿈을 꿨었는데 나 어릴적에 겪었던 사후세계 랑 연관된 꿈을 꿔서 하루종일 머릿속에 맴도네...

 

공부도 잘 안되고... 해서 이빨 좀 풀까 한다

 

장문이니 읽을 애 들만 읽어라... 백퍼 실화다 

 

 

내가 어릴때 좀 많이 아팠던 날이었다(88년 5살때) 

 

독감으로 열이 꽤나 높았고 구토 설사 등등이 동반됐었지... 당시만 해도 입원이나 큰병원 가는게 요즘처럼 보편화 된 시절이 아니었기에

 

그냥 병원가서 주사맞고 약 타먹고 따뜻하게 해서 일찍 잤었다... 그때 아버지는 약주 한잔 하시느라 늦게까지 안들어오셨고

 

엄마랑 나랑 누나랑 셋이서 자고 있었는데 꽤 깊은밤에 내가 잠이 깼다... 머리는 진짜 깨질듯 아팠고 목은 타들어 가는데

 

부엌 쪽에서 누가 나를 부르더라...(집 구조가 여닫이 샷시현관문이 있고 그거 열면 바로 부엌 겸 욕실이 나오고 또 여닫이 문을 통한 방이 있는 단칸방 구조였다)

 

초가을 이라 방문을 반쯤 열어뒀었는데 반쯤열린 여닫이 방문 유리에 앉아있는 그림자가 둘 비쳤고 그 바로옆에 서있는 그림자가

 

하나 있었다... (3명의 사자가 왔었는데 저승사자가 티비에 나오는것 처럼 꼭 2명씩 오는건 아니더라)

 

여튼 서있는 그림자가 반쯤열린 문틈으로 고개를 꺾어 방안을 계속 들여다 보다가 바로 섰다가 다시 들여다 보다가 바로섰다 를 간헐적으로 반복했었다 

 

어려서 그랬는지 딱히 무섭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단지 아파 죽겠는데 이상한 것들이 사람 신경 거슬리게 하니까 짜증이 좀 났었다

 

짜증나서 장난감 칼 을 꺼내 혼잣말로 "가라 여기는 내 집이다 확 쑤셔버린다" 머 이런식으로 덤벼들었었다

 

그 소리에 어머니가 깨셨는데 왜 그러냐고 물어보시더라...

 

내가 엄마한테 엄마 저 앞에 저 아저씨가 자꾸 나 오라고 그런다 라고 대답했더니 엄마가 깜짝 놀라시면서 나를 붙잡더라

 

절대 나가지 말라고... 그러더니 엄마눈엔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누가 왔단 말이냐고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내가 저기 아저씨 세명 왔는데 율리시스(당시 방영하던 만화) 처럼 머리긴 아저씨랑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옷 입은 사람이랑

 

저기 있네... 엄마 안보이나? 라고 얘기했는데 그때의 엄마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하얗게 질린얼굴...

 

그러더니 날 끌어안고 절대 나가지 말라고 하시더니 문쪽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더라...

 

숭악한 놈들... 어디 데려갈 사람이 없어서 이 어린걸 데릴러 왔냐고 당장 꺼지라고 막 소리를 치시는데 그때 처음으로 무섭더라...

 

막 그렇게 난리를 피우다가 내가 갑자기 쓰러졌는데 엄마 말론 그때 열이 엄청나게 올랐다더라... 40도 가까이 올랐겠지...

 

요즘 같았으면 119 부르고 했겠지만 당시엔 우리집에 전화조차도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문밖으로 데려 나가면

 

죽는거기 때문에 데려 나가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셨다더라... 여튼 나는 내가 기절을 했는지 어쨌는지도 모르는채 눈떠보니

 

전혀 낯선 풍경속에서 그 아저씨들 따라가고 있더라...ㅡㅡ 진짜 티비에 나오는것 처럼 강있고 배도 있더라...

 

거기 나루터 같은곳에 사람들이 줄서 있는데 연령별로... 서있더라... 영아 유아 초딩 청소년 청년 뭐 이런식으로 연령별로 일렬씩 서있었는데

 

나 데려온 아저씨가 저기 니 친구들 있는데 가서 줄서라며 등을 밀더라... 가서 섰지...

 

사람들 서있는곳 앞으로 배가 스르륵 자동으로 오면 일렬씩 자동으로 스스륵 배에 탑승되고 그럼 배가 스르륵 그렇게 어디론가 가더라

 

사람들 눈엔 초점도 없고 표정도 없고 말도 없었으며 스스로 걷는것도 아니고 진짜 자동으로 스르륵 움직이고 그러더라...

 

여튼 그렇게 배타고 사람들 나르는 도중에 우리 또래가 탈 차례였는데 거기 좀 짬밥 있어보이는 사자가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나 데려온 사자들을 불러서 막 뭐라뭐라 하더라... 그러더니 우리 대열로 와서 나랑 또 다른 남자애 하나를 열 밖으로 데려 나오더니

 

이름표 같은걸 주면서 아저씨랑 왔던길로 뒤돌아 보지말고 쭉 가면 문이 나오고 거기 개가 두마리 있을거라고 하더니

 

왼쪽에 있는 개 한테 이름표 주면 문열어 주니까 그 문으로 쭉 걸어나가라고... 보내주더라...?

 

이름표 손에 꼭 쥐고 걸어 나갔지... 갔더니 커다란 문이 있고 문 양쪽으로 커다란 개가 두마리 있더라...

 

난 그때 부모님한테 밥먹는손 안먹는손 하면서 오른손 왼손 구분법을 배웠거든...? 그래서 왼쪽에 있는 개한테 이름표 줬는데

 

같이 따라온 애가 거기 아니라면서 오른쪽 개한테 주더라... 내가 막 거기 주면 안된다고 여기라고 말리는데도 끝까지 거기 맞다며

 

오른쪽 개한테 주더라고... 그랬더니 내 이름표 받아든 왼쪽개가 나를 새끼 물듯이 물어서 문쪽으로 데려가 주던데 옆에 보니까

 

오른쪽 개는 이름표를 받아서 우걱우걱 씹어 먹더니 걔를 물어서 다시 배타는 곳으로 막 달려 가더라....;;

 

난 지금도 그때 물려가던 그 남자애 때문에 가끔 괴로울때가 있다... 죄책감 비슷한 감정도 있고...

 

여튼 그러고 나서 정신 차렸는데 엄마가 이제 정신 드냐고 막 눈물 흘리시면서 엉엉 우시고... 문 밖을 보니 그림자가 더이상 안보이더라...

 

그러더니 거짓말처럼 열이 내려가고 동이 터오면서 피곤이 몰려와 다시 잠이 들었지...

 

그리고 날 밝아서 엄마가 나 병원데려가서 이것저것 검사 받게 한 다음 무당 불러서 굿하고 막 그랬었다...

 

그 이후로 나도 엄마도 그 얘기 전혀 안하고 살다가 나 중딩때 이야기 속으로... 라는 프로에서 나랑 비슷한 경험했던 아저씨의

 

사연이 나왔는데... 이름표 돌려받는것 까지 똑같더라....;; 그래서 내가 같이보던 엄마한테 혹시 옛날에 나 아팠을때 저승사자 왔던거 기억하냐고...

 

내가 그땐 말을 안했지만 나도 저기 가서 이름표 받아와서 살았던 거라고 얘기 했더니... 엄마가

 

두번다시 그 얘긴 꺼내지 말라고... 엄마 그때 기억 두번다시 하기 싫다며 정색 하시더라...

 

이건 100% 실화고... 그때 이후로 난 귀신을 믿고 사후세계를 믿는다... 그 사후세계의 궁극이 천국인지 지옥인지는

 

배를 안타봐서 모르겠지만 여튼 사후세계는 존재한다...

 

늬들도 훗날 타고난 명 다하고 돌아갈때 저승사자 만나면 당황하지 말고 담담하게 따라가거라...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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