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단편
타버린 책

17년 정도 전, 중학교 여름방학 때의 일이다.

 

-

 

나는 가족과 함께 시마네현의 시골집에 내려가 청소를 돕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내게 청소 도중 나온 쓰레기를 뒷마당의 드럼통 안에 넣고 태우라는 명령을 내리셨다.


쓰레기 속에는 낡은 책 같은 것이 잔뜩 있어 나의 호기심을 끌었다.

하지만 모두 중학생에게는 어려운 학술서나, 초능력이나 몬스터는 언급도 없는 시시한 소설 뿐이었다.
흥미를 끌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 나는 닥치는대로 책을 찢어 불에 태웠다.

 

-


그러던 도중 쓰레기 속에서 이상하게 낡은 책을 발견했다.

다른 책처럼 제본이 된 것이 아니라, 구멍을 몇 개 뚫어 그것을 끈으로 묶은 형태의 옛날 책이었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그림이 잔뜩 그려져 있고, 옆에는 지렁이 같은 이상한 글자가 써 있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떤 공포 만화나 영화보다 더한 두려움을 느꼈다.
겁에 질린 나는 무심코 그 책을 그대로 불 속에 던져 넣었다.


마음을 고쳐먹고 쓰레기를 계속 태우는데, 불 속에서 [으아아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드럼통 안에서 불이 솟구쳤다.
폭발한 것은 아니었지만, 큰 소리가 났다.
거기에 놀라 가족이 달려와서, [스프레이 통 같은 걸 태우면 어쩌니!] 라고 화를 냈다.
하지만 나는 맹세코 그런 것을 불에 넣은 적은 없었다.

 

-


시골에서 집에 돌아와 내가 대학에 진학할 무렵, 할아버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대대로 그 동네의 촌장이 계승하는 책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전화를 받은 아버지가 모른다고 대답했더니, 할아버지는 곤란해하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당연히 나는 [그 책이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무서워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그로부터 5일 뒤 세상을 떠나셨다.
신사의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셨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은 내가 그 책을 태웠기 때문일까.
멍하니 앉아계신 할머니의 모습을 보자 가슴이 아파왔다.


장례식 내내, 반쯤 열린 미닫이문 너머 뒷마당의 드럼통이 보였다.
나는 지금도 그 드럼통이 너무나 무서워서 다가갈 수가 없다...

 
 
 


이 게시물을

댓글'6'
aresian
  • 2012.05.25

헠!!

이 댓글을

퀘이퀘이
  • 2012.05.25

갓뎀

이 댓글을

무슨 책이길래...

이 댓글을

asdijfi
  • 2012.05.28

이 댓글을

나로토
  • 2012.05.29

이상한책 ㅋㅋ

이 댓글을

땅콩
  • 2012.05.31

할아버지는뭔죄...

이 댓글을

에디터 선택

※ 주의 : 페이지가 새로고침됩니다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하기

번호
분류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추천
350
단편
2012.06.01
조회 수: 1172
추천: 1
349
단편
2012.06.01
조회 수: 856
추천: 0
348
단편
2012.05.25
조회 수: 3256
추천: 4
347
단편
2012.05.25
조회 수: 1600
추천: 2
346
단편
2012.05.25
조회 수: 1248
추천: 1
345
단편
2012.05.25
조회 수: 894
추천: 0
단편
2012.05.25
조회 수: 987
추천: 1
343
단편
2012.05.25
조회 수: 783
추천: 1
342
단편
2012.05.24
조회 수: 1207
추천: 0
341
단편
2012.05.24
조회 수: 1054
추천: 1
340
단편
2012.05.23
조회 수: 1240
추천: 1
339
단편
2012.05.23
조회 수: 1240
추천: 0
338
단편
2012.05.23
조회 수: 1176
추천: 0
337
단편
2012.05.22
조회 수: 979
추천: 1
336
단편
2012.05.22
조회 수: 1531
추천: 1
335
단편
2012.05.22
조회 수: 928
추천: 0
334
단편
2012.05.18
조회 수: 1385
추천: 0
333
단편
2012.05.18
조회 수: 727
추천: 1
332
단편
2012.05.18
조회 수: 752
추천: 1
331
단편
2012.05.18
조회 수: 836
추천: 1
329
단편
2012.05.18
조회 수: 803
추천: 1
328
단편
2012.05.18
조회 수: 804
추천: 1
327
단편
2012.05.15
조회 수: 849
추천: 1
326
단편
2012.05.15
조회 수: 1019
추천: 1
단편
2012.06.01
조회 수: 1172
추천: 1
단편
2012.06.01
조회 수: 856
추천: 0
단편
2012.05.25
조회 수: 3256
추천: 4
단편
2012.05.25
조회 수: 1600
추천: 2
단편
2012.05.25
조회 수: 1248
추천: 1
단편
2012.05.25
조회 수: 894
추천: 0
단편
2012.05.25
조회 수: 987
추천: 1
단편
2012.05.25
조회 수: 783
추천: 1
단편
2012.05.24
조회 수: 1207
추천: 0
단편
2012.05.24
조회 수: 1054
추천: 1
단편
2012.05.23
조회 수: 1240
추천: 1
단편
2012.05.23
조회 수: 1240
추천: 0
단편
2012.05.23
조회 수: 1176
추천: 0
단편
2012.05.22
조회 수: 979
추천: 1
단편
2012.05.22
조회 수: 1531
추천: 1
단편
2012.05.22
조회 수: 928
추천: 0
단편
2012.05.18
조회 수: 1385
추천: 0
단편
2012.05.18
조회 수: 727
추천: 1
단편
2012.05.18
조회 수: 752
추천: 1
단편
2012.05.18
조회 수: 836
추천: 1
단편
2012.05.18
조회 수: 803
추천: 1
단편
2012.05.18
조회 수: 804
추천: 1
단편
2012.05.15
조회 수: 849
추천: 1
단편
2012.05.15
조회 수: 1019
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