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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시어머니, 며느리 그리고 손자
남편이 단신 부임하여 시어머니, 며느리, 손자, 이렇게 세 명이 살고 있는 가족이 있었다.
그런데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사이가 굉장히 나빴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하는 일들이 시원찮게 하는 터라 매일 꼬투리를 잡고 잔소리를 했고, 며느리는 그런 시어머니가 죽도록 미웠다. 게다가 시어머니는 집에는 신경 쓰지 않고 가발을 쓰고 여러 옷을 갈아입으며 춤추러 다니기에 바빴다. 그런 면이 더 며느리를 자극시켰다.

어느 날 아침.
그 날 아침도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크게 다투었다.
다툼의 원인은 며느리가 한 아침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며느리는 더 이상 참지 못해 폭발했다.
마침 자식이 옆집에 놀러간 상황.
시어머니 방으로 쳐들어갔다.

서운한 점을 이야기했지만, 시어머니는 이불을 덮고는 듣는 척도 하지 않는다.
이이야기가 길어지자 오히려 등을 돌려 누워 모른 척 한다.
며느리는 욱하는 심정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시어머니를 구타한다.
십여 분 동안 구타는 이어지고 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불 속에선 숨소리 하나 나지 않는다.
죽은 게 틀림없다.

부엌으로 가서 현실을 깨달은 며느리는 망연자실한다.
그런데 시어머니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고개를 돌려 보니 시어머니가 필사적으로 이불 속에서 기어서 오려고 한다.

아직 살아 있다!!!

경악하는 며느리는 옆에 있던 석분재로 시어머니 머리를 내리쳤다.
시어머니의 가발 사이로 붉은 피가 흐른다.
아무래도 이번엔 죽은 것 같다.
제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불 속을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저 움직이지 않는 것에 안도할 뿐.

현실을 깨달은 며느리는 석분재가 떨어져서 자고 있던 시어머니 머리에 떨어져 사망했다는 상황을 만들어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은 바로 도착했다.
하지만 바로 그 상황에 속지 않고 타살을 눈치 챈다.
그리고 며느리에게 말한다.

"아주머니. 이불 속에 아이가 죽어있군요."

이불을 펼쳐보니 가발을 쓰고 있는 자신의 아이였다.

진상은 이렇다.
시어머니는 요새 춤추러 다니면 며느리 기분이 나빠진다며, 용돈을 주고 손자한테 가발을 쓰고 자는 척 해달라고 부탁한 모양이다.

분노하고 있는 어머니한테 진상을 털어 놓을 수도 없어서 이불 속에서 떨고 있을 때 구타당하고 석분재로 맞은 것이다,

진상을 깨달아 자신이 죽인 사람이 사랑하는 아이인 걸 안 며느리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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