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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ch]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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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정말 무섭고 또 슬펐던 경험이다.

 


아무래도 나 죽은 것 같아.

처음에는 그런 느낌이었다.


갑자기 엄청난 인파 속에 내가 서 있었다.

주변에 있는 사람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정말로 많은 사람이 바글댔지만 그 중 눈에 익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천천히 걷고 있었다.

나도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한동안 걸었다.

인파의 폭은 점점 좁아지더니 어느새 나는 한 줄로 걷고있었다.

 

 

저 끝에는 새하얀 복색을 한 수염이 풍성한 노인 한분이 서계셨다.

그 노인은 줄서서 지나가는 사람들 한명 한명에게 말을 건넸다.

이야기를 끝낸 사람은 노인의 뒤쪽에 있는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내 차례가 되었고 노인은 입을 열었다.


"그렇다. 너는 죽었느니라."


뭐야, 신이라는 건 평범한 할아버지일 뿐이었구나.

나도모르게 웃음이 났다.


"하지만 네가 일주일간 이 마을에서 일을 한다면 마지막으로 단 하루동안 집에 갈수있는 기회를 주마."


고작 일주일만 일을 하면 집에 갈수 있다고?

의외로 조건이 너무 간단해서 맥이 빠질 지경이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일을 찾기 위해 마을로 향했다.

 

 

일도 곧바로 구할 수 있었다.

도로 건설 현장의 야근직이었다.

살아있을 때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으니 경험삼아라는 시덥지 않은 이유로 선택했는데, 직접 해보니 의외로 재미있었다.


시간은 눈 깜빡할 사이에 흘러갔다.

제일 놀라웠던 것은 아무리 땀을 줄줄 흘려도 지치지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죽음이라는 것은 참으로 편하구나.

매일같이 최선을 다해 성실히 일했다.


이 일만 끝내면 최고의 보상이 주어진다.

나때문에 슬픔에 잠겼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는 죽었지만 괴롭지 않다고 말해줄수 있을 것이다.

 

 

 

 

 

 

 

 

 

8일째 날이었다.

아마도 8일째 날이었지 싶다.

7일째 업무를 끝내고 잠자리에 든 것까지는 기억하는데, 눈을 떠보니 전혀 다른 장소에 있었다.


평범한 주택가.

익숙한 경치였다.

찬찬히 살펴보니 내가 나고 자란 마을이었다.

나는 서둘러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겨우 일주일 못갔을 뿐인데 기분이 이상했다.

집이 그립고, 이 마을이 애뜻하고, 사람이 고파서 어느새부터 나는 달리고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나는 기운차게 우리집 문을 열었다.

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아니 정정하겠다.

반응은 있었지만 내가 상상하던 그런 반응이 아니었다.

내가 죽고 없는데 가족들은 평상시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내 앞을 지나가며 툭 던지듯 내뱉었다.


"7년이나 지났는데 이제와서 뭐하러 왔나몰라."


내존재는 이미 지워져있었다.

내가 없는 생활이 평상시가 되어있었다.

죽고 없는 것이다.

잊혀진 것이다.


나는 고개를 숙인채 문을 닫고 도망치듯 그 곳을 떠났다.

 

 

 

 

 

 

 

 

 


그리고 잠에서 깼다.

일어나보니 나는 울고있었다.

눈물이 또르르 떨어진 정도가 아니었다.

오열하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괴로움이 너무나도 생생했다.

비록 꿈이었지만 지옥이라는게 그런 곳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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