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는 소년 4

하악 2013.02.22 22:01:47
필력이 딸려서 음슴체로 하겠음.


6살때였음...

살던 동네에 냇가가 있었음

바다랑 연결된 냇가라 흔히 말하는 밀물 썰물이 있었음

이날 동네 형들이랑 냇가가서 쪽대들도 고기잡고 성인 손바닥만한 대패조개잡고 놀았음

썰물때라 물이 다 빠지고 거의 없었음.

한참을 놀다가 해질무렵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길래 놀던거 접고 집에 갈라고 했음

쫄래쫄래 거리면서 내려왔던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음

중간쯤 왔는데 발이 안움직이는 거임

발밑을 내려다보니 모래에 빠졌음

뻘이 아닌 모래였음 꼬맹이때라 힘이 후달려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발이 안빠지는 거임

질질 짜면서 앞서가던 형 누나들을 불렀음

형 누나들이 손잡고 날 당겼는데 안빠지는거임

한참동안 밀당을 해도 안빠지는 거임

난 무섭고 얼척이 없어서 대성통곡했음.. 그날 마신 콧물이 1리터는 될듯...

그렇게 밀당을 하다가 중심을 놓쳐서 앞으로 자빠졌음

자빠지면서 모래에 박혀있던 조개껍질에 찔렸는지 피가나는거임

아프다고 더 징징댓음... 근데 그때 발이 빠지는거임..

모래가 기브 앤 테익을 원했나? 피먹더니 놔 줬음

집에가서 엄마한테 맞았음...




8살때였음...[아마도....]

이날도 냇가가서 놀았음

전날에 비가와서 그런지 물살이 좀 빨랐음

그렇다고 위험할 정돈 아니엇음

한참 재첩이 나오던 철이라 구멍 뚫린 소쿠리 하나씩 멀리에 쓰고 재첩 줏으러 갔음

재첩 나오는 장소가 따로 있었기 때문에 그곳으로 이동했음

가다가 미끄러져서 자빠졌음

냇가에서 자빠지는건 당연한 일이라 일어날려고 했음

근데 안일어나졌음

뭔가가 자꾸 날 당기는거임

사람 떠밀 정도로 물살이 빠르진 않았는데 급류에 휘말린 느낌이었음

앞서가던 사람들은 정말 유유자적하게 소풍나온듯이 걷고 있는데

나만 처 누워서 앵앵대고 있었음

냇가엔 물풀들이 많음.. 

난 안 떠내려갈려고 미친듯이 물풀잡고 앞서가던 사람들한테 도와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음

형 하나가 나한테로 오더니 물놀이는 도착해서 하라면서 일어나라는 거임

누군 누워있고 싶나... 난 일단 살아야해서 손잡아달라고 소리쳤음

형 손잡고 일어났음

그때 작은 목소리로 이런말이 들렸음

"아깝다...."




중학교때였음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수학여행을 갔음

코스는 진부했음. 

경주일대랑 강원도일대...

요즘은 모르겠는데 10여년 전만해도 수학여행 단골코스는 담력테스트였음

처음엔 두셋 짝지어서 보내더니 학생 반쯤 지나가니깐 학생주임 양반이 시간이 남을것 같다면서 하나씩 보냈음

나도 하나씩에 속했음...

내 차례 기다리고 있는데 산속에서 꾸엑 꾸엑 거리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렸음

[난 남중 출신이라 꺅꺅소리가 듣고 싶었는데....]

미술선생 특수분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엇음

내차례가 왔음.. 난 성큼성큼 출발했음

난 자신있었음... 특수분장이 아무리 뛰어나도 발을 없애진 못할테니깐...

열심히 산을 올랐음... 뻔한 레파토리가 지루했음..

발밑에 폭죽 던지기... 가발씌운 인형 던지기.. 풍선 터트리기.. 녹음된 비명소리 틀기...

그딴거 무시하고 쿨하게 지나쳤음... 거의 막바지가 왔음

앞에서 뭔가 튀어나왔음... 미술슨상님이 처녀귀신 분장하고 나온거였음

난 불쌍한 눈으로 슨상님을 처다봤음... 한 10초봤나?

10초정도 보는 사이에 내 시선은 슨상님이 아닌 슨상님 어깨너머로 향해있었음

미술슨상님이 이상한걸 느꼈는지... 뒤돌아봤음.. 그러곤 쓰러졌음

슨상님 뒤엔 정말 처녀귀신이 있었음



29살때였음

직장을 옮겼는데 타 지역이라 기숙사를 이용해야했음

사옥이 없어서 일반 아파트에서 살았음

방세칸에 거실하나 딸린 집에서 6명이 살았음

쉬는날이었음... 딱히 할거없는 촌동네라 아침먹고 잤음

일어나서 점심먹고 잤음...

자다가 지겨워서 일어날려고 눈을떳음

[눈뜨면 천장빼고 바로 보이는게 방에있는 커다란 창문임]

창문에 뭔가가 비쳤음.. 눈비비고 눈꼽띠고 안경끼고 다시봤음

여자였음... 거울에 비치는거마냥 창문에 여자얼굴이 있는거임

나름 젊고 이뻣음... 근데 머리밖에 없었음

이 처자가 날보고 실실 쪼개길래 같이 쪼갯음

어쩐일인지 무서운 얼굴이 아니라 정말 헤맑게 쪼개서 고마웟음

잠시뒤 사라졌음... 난 이런거 보면 항상 진실을 파헤쳤음

그래서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갔음..수위 아저씨한테 물었음... 

"구라치지말고 솔까 말하시오..000호 뭔일있지 않았소?"

수위 아저씨가 눈돌리는 거임.. 하긴 말하면 아파트값 떨어지겠지...

난 다그쳤음... 

"슨상님 내가 다 알고왔소 긍께 솔까 말하시오"

그러자 수위아저씨가 속삭이듯 말했음

"그게 말이지...3년전에 그집에 살던 젊은 처자가 칼맞아 죽었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