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의 비디오(10)

달달써니 2013.03.17 05:47:23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FztR0




순간 온 몸의 근육이 경직되는 듯 했습니다. 무시무시한 공포가 엄습해 왔습니다.


저는 천천히, 하지만 신중히 소리가 난 방향으로 시선을 이동해갔습니다.


그 소리는 조금 전 지나 온 복도에서 난 것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이윽고 시계(視界)에 복도 구석이 보이고 정중앙의 방이 아주 조금 열려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던 3번 째 방입니다. 


아까 그 방을 지날 때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는데 지금은 고양이가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열려 있는 것입니다.


변함없이 모든 방에 조명은 달려 있지 않고 복도는 적막감에 싸여 있었습니다. 열린 문 안 쪽은 이쪽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전 알았습니다. 




저 안쪽의 어둠속에 누군가 있다... 




저는 이 곳에 있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빨리 여기서 도망가지 않으면...


하지만 달아날 길은 두 개 뿐이었습니다. 하나는 화장실의 개실(個室)로 숨는 것.


하지만 그것은 역으로 독안에 갖히는 꼴이 되어버립니다.


또 한 가지는 그 문 옆을 지나서 현관까지 나가 대로로 달아나는 것.


하지만 무사히 그 문 옆을 통과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었습니다. 


한 편, 화장실 창문도 생각했지만 창문 밖은 옆 건물의 높은 벽이 가로 막았고, 창문과 벽사이로 사람이 들어갈 틈은 없었습니다.


창문? ... 아냐, 기다려... 그래, 또 한 가지 달아날 길이 있었습니다. 복도의 창문에서 정원으로 도망치면 된다. 


저는 온신경을 세 번째 문으로 집중하고 천천히... 가장 가까운 창문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까 그 방 앞을 통과할 때에 느낀 꺼림칙한 것은 기분 탓은 아니었던 겁니다. 


복도에 가득 찬 불길한 공기... 아아... 꿈이라면 지금 당장 깨워줘... 그것이 복도로 튀어나오기 전에... 조금만 더 가면 창문에 손이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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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였습니다. 




"앗" 




뭔가가 가로막아 저는 몸의 균형을 잃었습니다. 무엇에 부딪힌 것인지 판단할 수 없었지만 저는 신체에 경련이 일어났습니다. 




정신이 들었을 때 저는 땀에 흠뻑 젖어 제 침대위에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 후 저는 수백 번 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눈이 떠지는 순간은 그 때 그 때 달랐습니다.


하지만 제가 화장실 문 앞에 서서 그 3호실의 문이 조금 열리고... 그 장면만은 판에 박은 듯 똑같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금까지 한 번도 그것이 복도로 튀어나온 일은 없었습니다. 




4일 후 저는 여동생과 함께 치하루씨가 운전하는 차에 타고 영능력자를 찾아갔습니다.


아직 미성년자인 여동생과 함께 가라는 어머니의 부탁을 받았습니다. 저는 영능력자라는 존재는 상당히 미심쩍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자주 보는 제령이라는 의식은 미심쩍기 그지없었고


'짜맞추기 방송' 혹은 귀신에 씌였다는 사람을 어떤 최면상태로 놓고 암시를 건 뒤 유도질문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맞는 경우도 있지만 설마 이제부터 만날 인물을 우러러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도쿄에서 차로 약 3시간, 치하루씨는 몇 번이나 길을 헤매면서도 어찌해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영능력자(영능력자라는 표현은 바르지 않으므로 이후 '도사'라고 표현하겠습니다.)에게 부탁해서


치하루씨가 지참한 문제의 비디오 테잎을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치하루씨와 여동생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해서


저와 도사, 그리고 도사의 제자처럼 보이는 2명까지, 4명이 보기로 했습니다.


이미 비디오 내용은 여동생에게 들었지만 막상 보고있자니 심장이 크게 뛰는 것을 억누르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정말로 저주의 비디오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