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 (2)

달달써니 2013.03.24 00: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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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한밤중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시스템 직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겨서 늦을 거로 생각했다.


내일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다음날이 되어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남편의 직장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ㅇㅇ씨(남편)는 어제하고 오늘 연이어 무단결근하고 있습니다! 인수인계도 없이 정말 좋은 성가를 내고 있군요?


돌아오면 당장 연락하라고 전해주세요!]


전화는 그대로 끊어졌다.


결국, 남편이 돌아오지 않은 채 3일이 지났다.


시댁에서도 난리가 나서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한 번도 없었습니다.]


[어디 갈 만한 곳이라든가 짐작 가는 곳이라도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뭔가 고민하고 있던 건 없었나요?]


[없습니다.]


남편이 집을 나갈 마음을 먹다니.. 그런 낌새는 없었다.


이상한 점이라면 그 여자가 집에 찾아왔을 때,


내가 남편을 만나고 나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표정을 남편이 하고 있었다는 것.


일단 형사에게 그날 밤의 일을 말했다.


[그 여자를 본 기억은? 남편과의 연관성은?]


다양한 질문을 했지만, 수사의 진전은 전혀 없었다.


그로부터 2개월 정도가 지났지만,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고, 연락도 없었다.


경찰서에 정기적으로 들렀지만, 유력한 정보도 없이 단지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저녁. 이웃의 H씨가 당황한 모습으로 말을 걸어왔다. 


[S씨! S씨! 봤어! 봤어! 아까 ○ ○ 공원에 당신 남편이 있었어! 말을 거니까, 자전거에 아이를 태우고 도망쳤지만...]


나는 서둘러 ○ ○ 공원으로 향했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남편의 모습은 없고, 낯선 아이들과 부모뿐.


닥치는 대로, 남편의 일을 묻고 다녔지만 아무도 남편을 못 본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니 주변은 어두워져 있었다. 벌써 이런 시간? 이제 아들이 돌아온다.... 잠깐, 응? 그때 깨달았다.


아들은, 이웃에게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앞집 친구와 놀고 있었다.


남편이 자전거에 태운 아이가 아들이라고 믿었지만, 아닌 것 같다.


남편이 데리고 있던 아이는 도대체 누구? 설마 그 여자?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집에 오면 아무도 없었다. 남편도, 아들도. 


앞집에 가서 물어보니, 내가 서둘러 ○ ○ 공원으로 달려갈 때, 아들도 곧 뒤를 쫓아갔다는 것.


아무래도 엇갈린 것 같아서 다시 ○ ○ 공원에 가려는데, 멀리서 아들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어서 와! 아까 갑자기 사라져서 미안!]


아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대로 집으로 뛰어갔다.


딸깍딸깍, 아들이 현관문을 잠갔다.


[응? 왜 문 잠갔어? 열어 줘!]


[그치만, 쫓아오는걸..]


[뭐가?!]


[아이.]


[착한 아이?]


[아이가 아이라고요!]


[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어쨌거나 문 열어줘]


[엄마...]


[응??]


[아이 왔어요.]


[어디???]


[... 엄마 옆.]


주위를 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데?]


[아직 있어요. 왜냐하면, 화면에 보이니까요.]


[... 이제 됐으니까 어쨌든 열어!]


[...]


[?]


[우왘!!!!!!!!]


[무슨 일이야?!]


대답이 없다.


집에 들어가려고 1층 창문이나 부엌문을 확인했지만,


확실한 문단속 탓에 실패. 2층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서둘러 2층 베란다를 올려 보니... 아들이 알몸으로 (오른발에만 양말을 신은 상태로) 서 있었다.


작은 소리로 뭔가를 중얼중얼 거리고 있었다.


나는 전혀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쿵~ ~ ~ ~!]


왼쪽 무릎 부분에 부러진 하얀 뼈가 튀어나와 있었다.


아무리 봐도 움직일만한 상태가 아닌데, 아들은 그대로 일어섰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걸어나간다.


아들은 내 옆까지 와서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아빠가 밀어서 떨어트렸어요. 다음은 엄마 차례.]


그렇게 말하며 아들은 웃고 있었다. 계속 웃었다.


나는 잠깐 패닉에 빠져 있었고, 아들이 떨어진 소리를 듣고 나온 이웃이 구급차를 불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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