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나 어렸을때, 저수지에 빠진적이 있거든? 근데...

달달써니 2013.06.27 07: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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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98년 여름, 내가 6살때 일이야



여름이라 전남 담양 외삼촌네 댁으로 놀러갔었어.



수박도 먹고, 닭도먹고, 포도도.. 뭘 처먹기만 했네.



그러다가 사촌형이랑 삼촌이랑 다 같이 저수지에 놀러가기로 했어.



날씨가 굉장히 쨍쨍한 여름날이였어.



미리 말하는데, 저수지는 수영금지니까 들어가는 일 없도록 하자.



저수지에서 수영해본 사람 많지 않아서 설명해줄게.



우선 물이 고여있는 물이라 미지근해.



그리고 한발자국 담그면 발목까지 오고



두발자국 담그면 한뼘 더 높아지고



세발자국 담그면 무릎까지 오고



한발 더 나가면 바로 머리까지 잠길정도로 



갑자기 깊어져.



난 어리니까 당연히 구명조끼를 입고 놀았지.



처음으로 발이 안닿는 곳에서 놀아서 너무 재밌는거야.



땅에서 한 1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놀고있다가 



저쪽에 삼촌들을 향해 만세!! 를 하는데



그만 구명조끼가 쑥 빠져버린거야.



구명조끼가 나한테 좀 컸었나봐.



내가 물에 빠져가는걸 느끼는데 신기한게



숨이 막히지가 않았어.



등이 바닥을 향해 빠져가는데 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아름다운거야.



막 내 등에 해초같은게 닿아서 간지러운 느낌도 나고.



그림으로 표현해보자면



1.jpg




요런느낌이지.



발그림 죄송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나 이제 죽는구나...생각이 들어라구.



그때가 겨우 6살이였는데 ㅋㅋㅋㅋㅋ죽는다고 생각했었엌ㅋㅋㅋㅋ



물안경이 있어서 앞을 볼 수 있었는데 



내 앞쪽으로 막내삼촌이 수영해서 다가오는게 보였어.



근데 숨이 찼는지 날 앞에 두고 위로 올라가더라고.



그렇게 의식이 끊기고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였지...



막내삼촌이 결국 날 구조해서 살려냈다고 하더라구.



뭐..난 그렇게 살았지.



그 일이 있고나서 2년 후에 초등학교 들어가서 또 시골에 놀러갔어.



저수지는 안가고...그냥 도랑에서 가재나 잡으면서 놀다가



저녁에 되서 모기향 켜놓고 자는데



옆에 삼촌방에서



"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으아!!! 으아아아악!!!!"



하는 비명소리가 들리는거야.



외할머니가 삼촌방에 들어가서



" 아이고 이놈아 , 정신차려, 벌써 2년전 일이잖아 아이고 이놈아 "



하면서 우시는 소리도 같이 들렸어.



뭐 가위눌렸다고 하는거 같던데...그냥 이 일도 이렇게 지나가고



12년이 지나 내가 성인이 되고



여름에 큰외삼촌이 우리집에 놀러오셨어.



큰외삼촌과 한잔두잔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옛날에 시골가서 놀던 얘기가 나오고



나 물에빠졌던 얘기도 나왔는데



삼촌이 쓴웃음을 짓는거야.



그러더니 갑자기 얘기를 시작하시더라구.



나 물에 빠진 날,



막내외삼촌이 나 구하려고 수영하면서 오는데



내 아래에



여자가 서있더래.



하얀옷입고 긴 머리카락이 너풀거리면서



물 속에 꼿꼿히 서있다는거야.



삼촌은 숨이막힌게 아니라 그걸 보고 놀라서 물 밖으로 나갔던거지.



근데 나 죽으면 무슨 원망을 들을지 몰라서



어떻게든 날 건져내고 그대로 기절해버렸다는 거야.



삼촌이 의식을 차린후에



내 뒤에 귀신을 봤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귀신이 아닌거같더라.



그래서 마을사람들이랑 같이 가서 찾아봤는데



귀신은 없었데.



대신 여자 시체가 있었데.



삼촌이 본거는 귀신이 아니라, 사람 시체였던거지.



그물을 이용해서 시체를 끌어냈는데



그물에 엉켜있었데, 몸부림을 친거처럼.



아마 사후강직 때문이였겠지.



삼촌은 그 기억때문에 여름마다 가위에 눌리고 비명을 지른다더라구.



큰외삼촌의 얘기가 끝났는데



갑자기 오한이 들더라구.



내 아래에 여자가 있었다면



내가 느꼈던 내 등을 간지럽히는 해초는



해초가 아니라



그 여자 머리카락이였나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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