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

Yeul 2012.01.13 00:39:55

미영은

남자친구 형석과 홧김에 헤어지자고 했다.

 

오직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하는 말을 듣고싶었을뿐인데

 

헤어지잔 문자뒤론

아무것도 오지않았다.

 

아예 아무 연락이 없었던것이다.

 

미영은 화가났지만,

점차 후회하며 형석과 다시 연인사이로 돌아가고싶었다.

 

결국 먼저,인터넷 메일로

화해와 미안함을 담은 것을 보내기로했다.

 

자존심이 강한 미영이었지만,

이대로가다가 다시는 돌이킬수가 없다는 생각이들어

굳은맘을먹고 컴퓨터앞에 앉은것이다.

 

이메일주소창에 남자친구 주소를 입력한뒤,

그녀는 어떤내용을 써야할지 고민했다.

 

'먼저 사과를 하는게 좋을까?아냐,내가 왜 사과를 해.

용서해준다고 하는게 좋겠지..?아냐...이건 너무 호소력이 없어.음...'

 

고민에빠진 미영은 허리까지오는 긴 생머리를 연신 손으로 꼬아댔다.

 

무작정 사과하고 용서를빌면 그만이었으나,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었다.

 

'이렇게 말할까..아냐...이것보단......하아......

어떻게 말해야되지...'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던 미영은 순간 짜증이 밀려온다.

 

'대체 내가 왜 이런걸 해야하는거지?따지고보면 다 그 자식이 잘못한거잖아.

무릎꿇고 싹싹 빌어도 모자랄판에 아예 날 무시해?'

 

그순간,

 

[죽어]

 

미영은 무의식적으로 '죽어'란 글자를 쳐버렸다.

 

"어?이러면 안되지.깜짝이야..."

 

의도치않게 움직인손에 스스로도 놀랐다.

그녀는 다시 백스페이스를 연타하고,

한참 머리를 쥐어뜯어본다.

 

그러던중,

미영은 굳은 결심을한듯 자세를 고쳐잡는다.

 

"그래!유미영!오늘,딴 한번만 자존심 버리자.

정말 내 생에 마지막이야.알았지 미영아!"

 

무조건 굽히기로한 미영은

거침없이 타자를 내려갔다.

 

"나는 아직도 널 사랑............

그런데 이 나쁜새끼...연락도없이...망할자식.."

 

한창 글을쓰다 놀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미영.

미영은 울컥하는마음을 여러번 다잡으며,다양한 애정표현도 서슴치않고 넣어

가까스로 완성했다.

 

꽤나 많이 적은것같다.

 

"제목은 뭘로하지...

보고싶은 형석에게?

아,아냐.TO형석?

이건좀 아닌가....그럼..."

 

미영은 여러문구중

'사랑하는 형석에게'

를 정했다.

 

또한번 메일을 확인할까했지만

자존심때문에 눈딱감고

"보내기"를 클릭했다.

 

[발송중.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미영은 약간 초조해하며 보낸메일함을 클릭했다.

 

다시봐도 정성이 느껴지는 메일이라 생각하며 꼼꼼히 읽었다.

 

 

[용서해줘 제발(*ㅜ_ㅜ)

난 너 없이 못사는거 알잖니(*ㅜ_ㅜ)

 

 

너와 헤어지고 나의삶은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어(ㅠ.ㅠ)

 

사랑한다구~♥너도 사랑한다고 말해줄꺼지??(~.^)]

 

 

아,내가 왜 이런말까지 적었지?쓸데는 몰랐는데,

다시보니 낯뜨거운 말뿐이었다.

 

그런데 미영은 한문장에서 멈칫한다.

 

[나는 아직도 널 사랑해♡  죽어 

너도 아직도 날 사랑하잖아 그렇지???(*^^)  /]

 

"어?이거뭐야 언제 이런말이 들어간거야!"

 

 

미영은 당황했다.

 

자신도 모르게

 

'죽어'라는 말을 문장에 섞어버린것이다.

 

 

"메일을 취소해야해...제발 읽지 말아야하는데..."

 

부랴부랴 수신확인을 선택하는 미영.

 

 

[받은날짜 : 2008.8.18 (20:47)]

 

 

한발 늦었다.

이미 남자친구에게 발송된 메일..

 

 

'아,내가 대체 왜 그런말을 쓴걸까.

..혹시 아까 나쁜생각이 들었을때 무의식으로 쓴건가?

미치겠네 정말!'

 

 

단어하나로 모든게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미영은 미칠 노릇이었다.

 

그가 다른문장을보며

오타하나쯤은 대수롭지않게 여겨주길 간절히 바랄뿐이었다.

 

 

받은메일함은 10분뒤에나 왔다.

 

똑같은 제목 그대로.

그런데,터무니없이 자은 용량.

 

몇마디를 적은거야?

 

'괜찮아...분명 보고싶다고,사랑한다고 쓰여있을꺼야'

 

미영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억지로 진정시키며 조심스럽게 클릭한다.

 

 

 

 

-딸깍

 

 

[보낸이 : 김형석 (hyungsuk80)

 

 

 

 

 

죽어

 

 

 

 

전달ㅣx 삭제 ㅣ 수정 ㅣ 인쇄]

 

 

 

 

...이게 뭐야?

 

 

 

'죽어'

 

 

그는 미영이 실수로쓴 그 단어하나만 답장보낸것이었다.

 

미영은 슬픔과 충격에 휩싸여

그 메일에서 눈을 떼지못했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가 있지?

고작 이런답장 받으려고 난,그  고생하며 메일을 썼단 말인가?

 

나쁜새끼.나쁜새끼...'

 

 

'....그래 이제 나혼자 가슴앓이 하지말고 깨끗이 포기하자.

형석이는 더이상 나한테 마음이 없나보네..'

 

 

그녀는 한참동안 메일을 쳐다보고 또 쳐다보았다.

 

미영은 늦잠을 자고말았다.

8시,무려 한시간이나 늦게 일어난것이다.

 

그녀는 밤새 울어 퉁퉁부운얼굴로 정신없이 화장실을 박차고들어갔다.

가벼운 세수,가글로 빠르게 세면을 마치고

 

집을 나갈 준비하던중,

문득 켜져있는 컴퓨터를 발견하게된다.

 

 

'아?내가 어제 컴퓨터를 켜놓고 잤었나?'

 

슬쩍 마우스를 움직여보니

'죽어'라고쓰인 메일도 그대로 열어놓은 상태였다.

 

"어 이상하네.어제 분명 컴퓨터를 끈 기억이 나는데."

 

미영은 이왕끄는거 메일이나 확인해보았다.

 

 

어?형석이?

 

제목은 어제와 똑같았다.

 

 

 

[RE : ♥사랑하는 형석에게♡  (04:29:27) 2.1K]

 

[RE : ♥사랑하는 형석에게♡  (04:29:27) 2.1K]

 

 

 

-딸칵

 

 

[죽어]

 

 

-...딸칵

 

 

[죽어]

 

 

 

......

...

..

 

출근길,

미영은 버스에서 후회했다.

 

 

'내가 미친년이지..그런 오타는 왜 내가지고'

 

순간 이어지는 원망.

 

 

'그래도 그 나쁜놈이..

차라리 무시를 하던가.

세번이나 나를 엿먹여?나쁜새끼...'

 

 

버스에서 내리고,

지각한 미영은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고서야 자리에앉고 핸드폰을 확인한다.

 

 

[읽지않은 문자 53개가 있습니디다.]

 

 

53개.

 

 

 

미영은 불안한 맘으로 확인을 눌렀다.

 

 

[   (싸이월드)  쪽지 (New)

통화 : 연결하기]

 

 

"응?이게 뭐야."

 

미니홈피의 메세지 알람 도우미였다.

미영은 서둘러 확인을 눌렀다.

 

 

 

 

[   (싸이월드)  쪽지 (New)

통화 : 연결하기]

 

 

 

[   (싸이월드)  쪽지 (New)

통화 : 연결하기]

 

 

 

[   (싸이월드)  쪽지 (New)

통화 : 연결하기]

 

 

 

[   (싸이월드)  쪽지 (New)

통화 : 연결하기]

 

 

 

[   (싸이월드)  쪽지 (New)

통화 : 연결하기]

 

 

 

[   (싸이월드)  쪽지 (New)

통화 : 연결하기]

 

 

 

 

미영은 문자메세지에 몰입했다.

메세지 내용은 34번까지 같은내용이었다.

 

 

과장때문에 화들짝놀라 핸드폰을 덮었다.

 

 

점심시간,읽지못한 메세지를 확인했다.

32개 더 와있었다.

 

미영은 받은쪽지함을 클릭했다.

 

 

 

[이름 내용 날짜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보관 ㅣ 삭제

 

1ㅣ2ㅣ3ㅣ4ㅣ5ㅣ6ㅣ7ㅣ8 ]

 

 

 

 

 할 말을 잃었다.

미영은 멍한 모습으로 8페이지를 눌렀다.

 

 

 

 

 

[이름 내용 날짜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김형석 죽어 08.8.19

 

 

▲▼보관 ㅣ 삭제

 

1ㅣ2ㅣ3ㅣ4ㅣ5ㅣ6ㅣ7ㅣ8 ]

 

 

미영은 그 상태로

 

소름과 극도의 불쾌함,모멸감이 들었다.

 

얼굴이 시뻘게진 미영은 슬라이드를 거칠게 밀어올리고

1번 버튼을 길게 누른다.

 

 

[연결 중 : 우리여보♥]

 

 

아직 단축기 1번에 저장된 형석이었다.

 

-뚜...뚜우......뚜우.....

 

언제나 연결음이 세번이 넘기전 받았던 남자친구였다.

 

 

-뚜우....뚜우.....뚜우.....

고객께서 전화를 받지 않으십니다.잠시 후 소리샘에 연결됩니다....

 

 

끝내 전화를 받지않는다.

몇번을 더 걸어도 마찬가지,

 

 

얼마남지않은 점심시간에 그녀는 재빨리 답장쓰기를 누른다.

 

 

[보낸이 : 유미영

받는이 : 김형석

 

이 나쁜새끼야.내가 실수 하나 했다고 그렇게 꼬투리를 잡니?이제 진짜끝이야.

다신 너한테 연락 안할 거니까 너도 이제 이딴 유치한짓 그만해.

평생 얼굴 볼 일 없었으면 좋겠다.

그동안고마웠어.안녕.

 

보내기ㅣ취소]

 

 

미영은 잠시 머뭇하다,

결국 오른손 검지손가락에 힘을주어 눌렀다.

 

 

-띵

 

[메세지가 발송되었습니다]

 

 

'이걸로 끝이야.그놈도 생각이 있으면 더 이상 나한테 그러지않겠지.'

 

 

 

늦은 퇴근길,

미영은 힘겹게 야간버스를타고 아파트 입구로 들어선다.

 

목욕이 하고싶다.

 

 

-땡~기이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조그만 꼬마아이가 내렸다.

 

 

"와~1309호 언니다!!언니이제 집에 와?"

 

조그만 꼬마아이가 미영을 보며 웃으며 말한다.

이 아이는 같은 동에사는 아이인데,가끔 가다 마주치는 아이다.

 

 

"어,지민이구나.어디 놀러가?"

 

"응,지민이 4층에서 유리랑 놀기로했어,아 맞다.

근데 언니 있잖아~"

 

응?언니한테 할 말 있니?"

 

"응.오늘,언니네 집 문에 스티커가 잔~뜩 붙어있었어!"

 

 

지민의 말에 미영은 고개를 갸웃했다.

 

 

"스트커?전단지 말이니?너희집엔 없고 우리집만 잔뜩 붙여져있었어?"

 

 

지민은 끄덕거리며

암튼 되게 많았어,하고 말한다.

 

 

"알았어.잘 놀다가 조심해"

 

지민이가 가고,

미영은 조금 불안한 마음으로 발을 옮겼다.

 

그리고는 절망에 가깝게 흐려진 얼굴로 문을 본다.

 

언뜻봐도 심하다 싶을정도로 많은갯수의 종이쪼가리가 현관에 덕지덕지 붙여져있다.

 

'진짜 오늘은 별 게 다 사람을 괴롭히네.

누군진 몰라도 죽었다 너넨.'

 

가게 전단지정도로 판단한 미영이 다시 움직였다.

그런데 다가갈수록 붙어있는 종이가 일반 전단지와는 다르다는걸 느꼈다.

 

이내 그것들이 포스트잇종이란걸 알게되었다.

 

그러고....

현관문에 도착한 미영은 우두커니 그것을 보았다.

 

 

노란색 포스티잇 하나하나엔

 

 

[죽어]

 

 

란 단어가 투박하게 쓰여져있었다.

 

 

 

[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

[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

[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

[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

[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

 

 

 

 

문손잡이 윗부분부터 미영의 머리가 닿을정도의 곳까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심지어 초인종 버튼까지도...

 

몇십,

몇백개의 종이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미영은

극도로 흥분상태가되어

 

'김형석, 이 개새끼!'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거칠게 종이를 잡아 떼어낸다.

손쉽게 떼어지던 포스트잇은

 

어느새 농구공만하게 뭉쳐져있었다.

 

'개새끼...누가 보기라도 하면 이게 무슨 망신이야.'

 

미영은 문을열고 그 종이덩어리를 집 아무데나 휙 던지고는

형석의 행동에 무서움을 느꼈다.

 

가깝지도 않은 거리인게 굳이 찾아와 이러는 이유가 궁금했다.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그녀는 거칠게 슬라이드를 열고 상혁에게 전화를 건다.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아아아악!!"

 

미영은 짜증과 분노를 참지못해 핸드폰을 집어던진뒤

컴퓨터를 킨다.

 

 

"니가이기나 내가이기나 한번 해보자!"

 

거칠게 받은메일함에 들어간 그는,

또한번 치를 떨었다

 

 

[받은메일함 : (8549) 유미영님,메일정리가 필요합니다.]

 

 

미영은 이를 악물고 클릭했다.

 

 

 

-딸칵.

 

 

[RE : ♥사랑하는 형석에게♡  (15:30:27) 2.1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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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사랑하는 형석에게♡  (15:30:27) 2.1K]

 

 

[RE : ♥사랑하는 형석에게♡  (15:30:27) 2.1K]

 

 

.

.

.

예상은 했지만,

미영은 머리꼭대기까지 화가났다.

 

 

"김형석 이 개새끼야!!!!!!!!!!!!!"

 

모니터에 대고 욕설을 내뱉는 미영.

 

미영이 애꿏은 키보드만 치다가

미영의 눈에 익숙한 아이콘이 들어왔다.

 

그리고 무언가 떠올랐다는 뜻이

마우스로 그 아이콘을 더블클릭한다.

 

[네이트온 :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다름아닌 메신저 프로그램이었다.

미영은 혹시라도 모르는 기대감으로 로그인했다.

 

현재대화상대 목록.

 

 

[현재 대화상대 목록]

 

접속되어 있는 친구목록을 확인하는 그녀의 눈에

무언가가 꽃혔다.

 

 

[김형석  (고달픈 내인생--;;)]

 

미영의 남자친구 형석이

메신저에 접속해있었다.

 

잠시 멈칫하던 미영이

남자친구의 대화명을 클릭한다.

 

 

-딸칵,딸칵.

 

 

[김형석  (고달픈 내인생--;;)]

 

 

 

대화창이 열리고,

미영의 손이 빨라졌다.

 

 

(유미영) 님의 말:

 

 

[김형석 이 나쁜새끼야!!!너 그것밖에 안돼?!]

 

타자를 친후 어떤말이든 좋으니 남자친구의 답을 보고싶었다.

하지만 좀처럼 대답이없는 형석.

 

미영은 초조함에 자판을 다시 두들긴다.

 

 

 

(유미영)님의 말:

 

[야!!!입이 있으면,손이있으면 말좀해봐 너.대답하라고.

내가 그렇게 우스워?!]

 

 

하지만 대답없는 형석.

그만 포기하고 쪽지를 보내려 마우스를 집는 순간,

 

 

[(김형석) 님이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대화창 하단에서 형석이 메세지를 넣는다는것이 들어왔다.

 

 

어느새 대화명도

(죽어)

로 바꾼채였다.

 

(김형석)님의 말:

 

 

죽어

 

 

 

미영으로썬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유미영)님의 말:

 

[너 나한테 왜이러니 정말.

내가 메일 보낸게 그렇게 거슬렸니?

그런거면 내가 사과할께.

이제그만 하자.

이런 유치한 장난도 그만하고 싶고,

너랑도 다시는 엮이고 싶지않아.

우리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자.

이제 그만해줘,제발.]

 

 

 

최소한 자신의 메세지를 보고있단 확신으로 긴글을 적은 미영.

하지만 대답은 한결같다.

 

 

 

[죽어]

 

 

 

(유미영)님의 말 :

 

왜 자꾸 죽어.죽어 그딴말만 하는거야?

 

 

(김형석)님의 말 :

 

 

[죽어]

 

 

 

(유미영)님의 말 :

 

[야이 개새끼야!!!!!!!!]

 

 

지금보니 형석은

 이상황을 일부로 즐기는듯 했다.

 

 

(유미영)님의 말 :

 

그나마 옛정을 생각해서 참는거야.

계속 이런식으로 나오면 경찰에 신고할지도몰라.

 

 

[죽어]

 

 

 

미영의 협박에서 형석은 여전했다.

 

(유미영)님의 말: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이미친놈,어디 두고보자.

 

 

두고보잔 말을 끝으로 미영은 의자에서 일어나 핸드폰을 들고는

112에 전화한다.

 

 

-뚜-뚜- 딸칵.예,112입니다.

 

 

-어떤 정신병자가 저를 계속 협박해요.도와줘요.

 

 

-지금 그사람과 같이 있나요?

 

 

-그건 아니지만 ,주로 인터넷을 통해 당하고있어요.

 

 

-아,그러시면 제가 사이버수사팀으로 연락해드릴께요.

 

-네.

 

 

딸깍 소리와함께 잠시 기다려달란 안내멘트와 음악이 나온다.

기다리는동안 미영은 메신저를 본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그저 죽으란 말만 들어온다.

미영은 싸늘한 표정으로 변해갔다.

 

-예,사이버수사대입니다.

 

-아.안녕하세요.신고좀 하려구요.

 

-무슨 종류인가요?

뭐...해킹이나 사기,협박,개인정보 등등 이런종류가 있어요.

 

- 아,음.협박이에요.이메일과 미니홈피 쪽지등으로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해요.

 

-어떤말인가요?

 

 

-네,죽어란말 두글자만 보내고있어요.

 

-언제부터 그랬죠?

 

-어제부터요.이것땜에 정말 죽겠어요.

 

-신속한 처리를 위해 받으신 이메일과 쪽지를캡쳐야 보내주시겠어요?

 

-아,예.그렇게할께요.어디로 보내죠?

 

-바로 문자메세제로 보내드릴께요.메일받으면 10분내로 전화드리죠

 

-네.고마워요.

 

 

전화를 끊은 미영은

키보드위에 손을 올린다.

 

 

(유미영)님의 말:

 

신고했어.내가 경고했지?

이렇게까지 하고싶진 않았는데 니가 초래한거야.

 

 

[죽어]

 

 

변함없는 대답.

그때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다

 

 

SYBER***@112.COM

 

메일 주소였다.

 

 이메일 주소에 난 열심히 보내기 시작했다.

자신이 받은 메일갯수,같은제목과 같은내용,그리고 미니홈피 쪽지등

 

자신이 당한상황을 최대한 적나라하게 보이기위해

캡처한사진만 수십장이었다.

 

발송이 완료됬다.

 

 

신고를 마무리한 미영은 작은 한숨을 쉰다.

 

대화창에서는 계속해서

상대방이 메세지를 쓰고있다는 내용만 나타났다.

 

 

10분내로 전화가 온댔지?
그때까지 마음껏 지껄여봐.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가뜩이나 혼자 사는 미영은

공포가 들었다.

 

마냥 기다리긴 뭐해서

친구에서 전화를 거는 미영.

 

 

"여보세요?나래야 나야."

"어?유미영!전화 되게 오랜만이다.기집애."

 

 

중학교때부터 만난 친구,

형석을 소개시켜준 장본인이었다.

 

 

"어,..사실 좀 미안한 일도있고 최근에 좀 그랬잖아."

"어..뭐...그랬지.그런데 너 알고있는거야?"

 

"어?뭐가?"

"형석이 말이야."

 

"미안한데 그새끼이름 꺼내지마.하루종일 얼마나 시달렸는데."
"뭔소리야,시달리다니?"

 

"내가 메일을 보냈는데 글자하나 틀렸다고 꼬투리잡아서 얼마나 괴롭히는지..

지금도 네이트에서 자꾸 그래.끔찍해정말,,,"

"지금 네이트에 형석이가 있다고?"

 

"어.내가 대화저장해서 보내줄까?너도 이런애랑 빨리 인연끊고 지내는게 좋을것같아."

"너진짜 몰라서 그래?"

 

"응?뭘자꾸 모르냐고하는데?"

"잘들어.형석이 죽었다."

 

 

순간 미영의 눈은 파르르떨리며

뒷통수를 파르르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하하..이 기집애가 뭔 장난이야.지금 네이트에서 대화중인데.."

"장난치는거 너 아냐?형석이가 누구때문에 죽었는데..."

 

"야너 왜그래?정말 대화중이야!의심되면 들어와."

"됐어 다른사람인가보지.형석이 너랑 헤어지고나서 한강에서 자살했어."

 

"어어..?대체 언제!"

"..너랑 헤어진 다음날."

 

"아악!거짓말 하지마...형석이가 죽었다니."

 

미영은 핸드폰을 던져버렸다.

 

그럼대체 누가 이런짓을 하고있단 말인가.

미영이 다시 컴퓨터앞에 앉았다.

 

 

(유미영)님의 말 :

 

[너 누구야?너 형석이 아니지?]

 

 

.

.

.

 

 

[죽어]

 

 

 

 

(유미영)님의 말

 

[너대체 누구야!어디서 이런짓을 하고 있는거야?]

 

 

 

"뭐야...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바로 그때,핸드폰 진동소리가 들려왔다.

 

 

"여..여..여보세요 사이버 수사대에요?"

 

 

미영이 의지할곳은 이곳밖에 없었다.

 

"예,맞습니다.메일확인했고 아이피추적도 했습니다."

"네,어떻게됬나요?"

 

"죄송한데 지금 그쪽주소가 **동 ***아파트 208동 1309호 가 맞나요?"

"네에,맞아요 맞아요."

 

"정말 맞아요?!"

"네,맞다니까요!!"

 

"큰일이다..어서 집을 나와요!"

"에?무슨..."

 

"아이피 추적결과 주소가 당신집이에요.어서 나와요!!"

"예?!"

 

"그자식이 거기 있을지도 모른다구요!!"

 

미영은 멍했다.

무슨 상황인지 감조차 잡을수없었다.

남자친구는 죽었다.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힌사람은 형석을 사칭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여기있다.

 

미영은 다급하게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식은땀이 흐른다.

 

그러던중 미영은 베란다에서 시선을 멈추었다.

 

왜냐하면,

다친베란다 창문으로

낯선 검은색 실루엣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똑,똑,똑

 

 

"유미영씨 어서 나가요!!!!!!"

 

 

아주약간,베란다 문 틈새가 열렸다.

미영은 이미 사고가 정지됬다.

 

지금당장 도망가야한다는 생각조차 떠올리지못했다.

불규칙한 호흡,식은땀.그리고..

 

 

-터억

 

 

갈라진 문틈사이로 흰장갑에 덮힌손이 하나 걸쳐진다.

 

 

-끼이익.......

 

 

느린속도로 문이 열린다.

그리고 보이기 시작한다.

 

검은잠바,

검은바지,

그리고 하얀 마스크.

 

 

미영의 가슴이 쿵쾅댄다.

문이 모두 열렸다.

미영의 시선이 괴한의 오른손에 들려진 팔뚝만한 칼에 박힌다.

 

 

 

"아..아...아아아아 꺄아아악!!!!!!!!!!!!!!"

 

 

 

사고가 회복된 미영,날카로운 비명과 움직인다.

베란다의 시커먼 괴한도 움직인다.

 

'밖으로 나갈수있을까..?아니면..'

 

 

미영이현관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고로 쓰는 작은 방이였다.

 

 

괴한과 미영의 거리는 불과 몇걸음 남짓인데

이중으로 잠근 현관으로 나가긴 불가능해보였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현관을 향해뛰던 미영은 급하게 몸을 틀기시작했다.

 

미영이 다급하게 손잡이를 돌렸다.

 

 

-쿠웅!!!!

 

"꺄악!!!"

 

 

소리를 지르며 문을 열어젖히는 미영.

문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덜컥,

 

문이 끝까지 닫히지않는다.

 

미영은 동그란눈으로 문을 쳐다보았다.

 

 

덜컥덜컥덜컥,

 

칼이었다.

 

 

괴한이 문큼으로 칼을 찔러넣은 것이다.

문밖에서 괴한의 소리가 들렸다.

 

 

"크크큭...이년아.신고는 뭐하로했니

안그랬음 좀더 살수 있었잖아,멍청한년"

 

 

"누..누구세요 대체 저한테 왜이러시는 거에요!"

 

미영은 말을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창고로 쓰고있으니 무언가 집을만한게 있을꺼란 생각이다.

 

 

 

"누구냐고...?누군지알면 뭐가 달라질것같아서?"

 

 

어떻게든 문틈으로 찔러넣은 칼을빼고 문을 잠궈야했다.

 

 

-쾅!!!!!!!!!!!!!!

 

 

괴한이 문을 발로차기 시작했다.

쾅,콰앙.

 

 

"아악!!그만해요!!!!"

 

 

미영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괴한의 발길질도 멈췄다.

이상한일였지만,미영으로썬 한숨돌릴수있는 기회였다.

 

 

"니깟년 때문에 형석이가 죽었단게 제일 열받아...

한번만 더 그 아가리에서 형석이 이름이 나오면.....씨발...어떻게 죽여야될지 모르겠네.

쉽게 죽진 못할거야. 그것만 알아둬라."

 

 

미영은 정신없이 주위를 둘러보다 안쓰는 식기 세트, 덩치 큰 가구, 선반 , 액자 등이 눈에 들어온다.

대각선으로 오른쪽에는 쇠봉같이 무기가 될 만한것도 보였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문에서 몸을 떼야했다.

결국 쓸만한 물건은 있어도 미영이 문에 몸을 붙인채 잡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이었다.

 

 

 

 

 

-콰앙!!!!!!

 

 

 

괴한이 다시 강한 힘으로 문을 차기 시작했다.

미영은 급한대로 무언가를 잡았다.

 

그것은 고춧가루와 후추였다.

 

 

"있다... 있어!!!"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낸 미영.

 

 

 

"크크크큭...미친년, 아직 여유가 있나보지?"

 

 

 

-쾅!!!!!!

 

 

 

"아아악!!!"

 

 

 

정말로 더이상은 견디기 힘들었다.

미영은 다급하게 후추와 고춧가루를 집었다.

 

 

 

 

-쾅!!!!!!

 

 

 

 

"크크크큭, 내가 언제 부터 있었는지 아니?

너한테 그 좆같은 메일 하나 받고 바로 출발했단다.

쳐 자고 있을때 배를 쑤셔버릴까 하다가 그렇게 쉽게 죽이면

우리 형석이만 억울할것 같아서 말이지."

 

 

 

 

-콰앙!!!!!!!!!!

 

 

 

"형석이 메일 번호를 어떻게 알았을까?

크큭... 유서에 다 쓰여져 있더라고."

 

 

 

 

-쾅!!!!

 

 

 

 

"유서에다 뭐 그딴걸 썼냐고?

유서가 거의 20장은 되더라.

그런데 씨발, 니년 얘기만 10장이 넘어.

가족들 한테는 미안하니 어쩐다니- 시시껄렁한 몇줄만 적어놓고

니년 보고싶다는 얘기만 주절주절이더라고."

 

 

 

 

-쾅!!!!!!!!!!!!!

 

 

 

 

"야마가 돌겠니, 안돌겠니?

뭐, 맞아. 내 동생이 쪼다지 등신 새끼가 여자 하나때문에

자살을 처 하고.

 

씨발 뭐, 다 좋다 이거야. 그런데 죽은 동생 바지 주머니에 집 열쇠가 하나 있더라.

거기에 노란색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는데,

뭐라고 쓰여있는지 아냐?"

 

 

 

-쾅!!!!!!!!!!

 

 

 

 

"형. 이거 미영이 한테 꼭 돌려줘,라고 쓰여져 있더라, 씨발."

 

 

 

미영은 간신히 손잡이를 붙잡아 버티고 있었다.

 

이제는 잠자코 듣는데도 한계가 있다.

 

 

 

 

 

"저..저기요....대충 누군지 짐작이 되서 그러는데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발길질이 멈췄다.

 

 

 

 

"....크큭...용서? 너가 바라는 용서가 뭔데?

사는거? 아니면 편하게 죽는거?

후자라면 들어줄수도 있다.

 

단, 지금 문을 열면."

 

 

 

미영이 굳은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좋아요. 그렇게 할게요...

더이상은 무섭고 힘들고 아파서 견딜수가 없어요.

 

차라리 문을 열게요."

 

 

 

미영은 왼손에 점점 힘을주면서 조금씩 몸을 움직인다.

그리고 손잡이를 잡은 오른손도 뗀 다음,

몸을 돌려 문을 바라보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벌컥-!!!!!!!!!

 

 

거칠게 문이열렸다.

 

그리고 시커먼 괴한이 칼을 든 채로 문 앞에 서있는게 보인다.

마스크에 가려져 있지만, 웃고 있는게 분명했다.

 

 

미영은 움켜진 왼손을 살며시 허리 뒤 쪽으로 숨겼다.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씨발. 이딴년이 뭐가 좋다고. 마음이 바뀌었어,

너 그냥 산채로 찢어 죽일래."

 

 

 

 

말을 내뱉은 괴한이 한걸음을 성큼 내딛어 문틀을 밟았다.

 

미영에겐 이제 더이상 시간이 없었다.

 

 

"저...저...어...얼굴...한번만.....보....보여 주세요....제...제발....부탁이에요..."

 

 

미영이 간신히 말을 내뱉았다.

역시 괴한이 살짝 고개를 갸웃하기 시작했다.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말 같았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크...큭.... 그래, 내가 형석이는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한 말인가 보군.

죽기전에 한번 보여주마.

내 얼굴. 크큭..."

 

 

괴한은 마스크를 벗었다.

 

드디어 얼굴이 드러난다. 미영에게 놓칠수 없는 기회가 찾아온것이 확실했다.

 

 

 

 

"고맙다 이 미친새끼야!!!!!!!!!!!!!!!!"

 

 

 

퍼억!!!

 

 

 

 

왼손을 들어 온 힘을 다해 괴한의 얼굴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괴한의 얼굴이 고춧가루와 후추로 범벅이 된다.

 

한손 가득 움켜쥐었던 터라, 양 또한 적지 않았다.

 

 

 

 

 

"크악!!!!!!!!!!!!! 푸....,푸웩!!!!"

 

 

 

 

괴한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미영으로썬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였다.

 

당장 쇠봉을 들고 괴한을 물리칠지, 아니면 문을 닫고 잠구어 버릴지.

 

 

 

"아아아악!!! 이 미친년!!!씨발!!!"

 

 

 

미영의 선택이, 후자쪽으로 기울어 졌다.

 

왜냐하면 괴한이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칼을 허공에 휘둘러 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콰앙!! 철컥-

 

 

 

안전하게 문을 닫고 잠구었다. 그리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기 시작한다.

 

 

 

"흐...흑....으흑...흑..."

 

 

"열어!!!씨발, 열어!!!!!!!!!!!!!"

 

 

 

 

-쾅!!!!!!!!!!

 

 

"열라고!!!!!!!!!!"

 

 

 

-쾅!!!쾅!!! 쨍그랑!!

 

 

 

새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문을 여는것은 포기한 모양이었다.

 

대신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부셔 놓을 생각인것 같았다.

 

 

 

"죽어!!!!!!죽어!!!!!!죽어!!! 씨발!!!"

 

 

 

깨지는 소리, 부서지는 소리, 찌그러지는 소리, 고함소리 등이 합쳐져

요란한 소음을 만들어 냈다.

 

미영은 그저 몸을 웅크린채 벌벌 떠는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문쪽에서 큰 소리가 들린다.

 

 

 

 

-콰앙!!!!!!!!!!!!!!!!!!!!!

 

 

 

괴한이 문을 발로 찬 모양이다.

 

 

 

 

 

 

 

"내일보자...."

 

 

 

 

-철컥- 끼익-.

 

 

곧 있어, 현관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괴한이 집을 나간 모양이었다.

 

문이 닫혔다.

 

 

한동안 적막이 흐르고, 미영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문을 여는 순간, 괴한이 바로 앞에 서있는건 아닐까.

밖에 나간 척 하면서 또다시 베란다에 숨어 있지는 않을까.

 

째깍- 째깍-

 

 

 

 

.

.

.

.

.

 

 

 

 

끼익-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도...돌아왔나...?!'

 

 

미영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쇠봉도 다시금 힘을주어 잡는다.

 

 

"...저..."

 

 

그 괴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미영은 황급히 문에 귀를 붙인다.

 

 

 

"유미영씨.. 유미영씨?! 계신가요? 계시면 나와주세요!!"

 

 

순간 미영의 눈에서 왈칵- 하고 눈물이 쏟아진다.

 

 

 

 

"유미영씨?! 안계시나요? 그 놈이라면 벌써 잡았습니다!! 유미영씨!!"

 

 

 

 

"저...여....역...여기...이..익....써..효.."

 

 

저 여기 있어요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상한 말이 나온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아!! 계셨군요!! 그놈 잡았습니다, 나오셔도 됩니다!!"

 

 

미영은 선뜻 문을 열지 못했다.

아직 두려웠기 때문이다.

 

 

"누...누구세요..!"

 

 

"..아..아, 제가 누군지도 말을 안했네요. 경찰입니다."

 

 

 

끼익, 저벅저벅.

 

말이 끝남과 동시에 문밖으로 부산한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또 들어온 모양이었다.

 

 

 

"앗! 경장님! 오셨어요? 그놈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 말도마. 정두식이는 팔에 칼맞고, 이민섭이는 얼굴에 제대로 한방

맞아서 쌍코피 터지고...."

 

"아 그래요? 두식이 팔 괜찮대요?"

 

"아니, 뭐 그렇게 심한건 아닌데.. 위험한 놈이라 진땀 좀 뺐어."

 

 

 

대화로 미루어 보아,  경찰이 맞는것같았다.

 

 

 

 

"저기요..."

 

 

"어..예? 안에 계셔? 아, 예.. 말씀하세요."

 

 

"그사람..여기 없죠?"

 

 

"예.예. 저희가 잘 체포 했습니다.

지금쯤 서 앞에 도착했겠네요."

 

 

 

말을 들은 미영이 비로소 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보인것은 정복을 입고 서있는 두명의 남자 경찰들이었다.

 

한 사람은 2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다부진 체격의 젊은 사람.

한 사람은 듬성듬성한 머리 숱에 30대 중반정도로 보였다.

 

그 다음으로 본것은 온통 깨지고 부서진 물건들로 어지러운

거실의 모습이었다.

 

 

 

"아, 괜찮으세요? 김순경, 부축좀 해드려."

 

 

젊은 사람이 미영에게 다가온다.

 

 

 

 

"아...저는 괜찮.....아앗...."

 

 

 

 

괜찮다는 말을 하려는데 민망하게 다리가 풀려버린다.

 

 

 

"아, 이거 완전 난장판이라 어디 앉기도 힘들겠네요.

아.. 저기 방 쪽은 괜찮아 보이네요."

 

 

 

 

김순경이 미영을 부축하며 미영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박경장님, 저 방으로 가시죠."

 

 

"괜찮으시겠어요? 일단 경위서 작성을 위해서 서까지 가주셔야 합니다만...

지금 상태로는 조금 힘들 것 같네요."

 

 

"저...어떻게 그럴수가 있죠?"

 

 

 

미영이 몹시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

 

 

 

"예...어떤..?"

 

 

"그러니까.. 어떻게 우리집에서 나한테 보낼수 있었죠?

메일 같은것들 말이에요.."

 

 

"아 그건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미영씨가 맨 처음 받았던 메일 빼고는 모두 여기서 보낸겁니다."

 

 

 

"대체 어떻게 보낸거죠? 노트북이라도 쓴걸까요?"

 

 

"그건 아니에요. 여긴 무선인터넷

신호도 잘 안잡힌다고 하더군요."

 

 

"예? 그럼 어떻게..."

 

 

 

"미영씨 컴퓨터로 보낸겁니다.

대담하게, 자는 미영씨 옆에서 컴퓨터를 두드린거죠."

 

 

 

만약 그때 미영이 눈을 떴다면, 그 자리에서 죽였을게 뻔했다.

 

메일을 보낸후 괴한은 베란다로 몸을 숨긴채,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미영이 나간다음 컴퓨터를 통해서 메일과 쪽지를 보낸것이다.

 

거기에 소름끼치는 포스티잇 장난도 곁들이고 말이다.

 

 

자신이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혹시... 저 사람이랑 무슨 관계입니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박경장.

 

 

"형석이...그러니까 제 예전 남자친구의 형인것 같아요."

 

 

"아...이거 이해가 안되는데.... 남자친구의 형이라는 사람이 대체 왜...."

 

 

"...남자친구가...자살했거든요.."

 

 

"아...."

 

 

 

박경장이 짧은 탄식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어험. 험"

 

 

김순경이 짧게 헛 기침을 한다.

 

박경장이 미영을 향해 말을 꺼낸다.

 

 

 

"일단 여기서 쉬고계시죠, 어처피 그놈이랑 한바탕 하느라

정신 없을것 같습니다. 필요할 때

저희가 데리러 오던지 하겠습니다."

 

 

 

"아...네.."

 

 

 

미영은 그들이 다 나간 후에도 계속 문쪽을 쳐다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이상하게도, 미영은 무언가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미영의 눈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키고 메일을 확인하고....'

 

 

미영의 머릿속에 점점 그 찝찝함의 정체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미영이 몸을 일으키더니,

천천히 컴퓨터 앞으로 걸어간다.

 

 

머릿속에 박경장이 했던말이 울리기 시작한다.

 

 

'여긴 무선 인터넷 신호도 안잡힌다고 그러더군요.'

 

'여긴 무선 인터넷 신호도 안잡힌다고 그러더군요.'

 

'여긴 무선 인터넷 신호도 안잡힌다고 그러더군요.'

 

.

.

.

.

.

.

 

 

 

-딸칵

 

 

 

(김형석) 님이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다는 대화창의 글귀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괴롭고 무서운 날이었다.

 

하루종일 죽어, 라는 말에 시달렸고 회사에서는 부장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그러다 남자친구의 자살 소식을 들었고

그의 형이 복수를 하겠다며 자신을 습격 하기도 했다.

 

너무 놀라서 이젠 어떤일이 생겨도 놀라지 않을거란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런 미영에게 또 한번 두려움이 찾아오고 있었다.

 

 

 

 

 

 

(김형석)님이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미영은 생각했다.

분명 괴한은 미영의 컴퓨터를 이용해서 메일과 쪽지를 보낸 것이었다.

 

그리고 미영이 귀가 했을때는 베란다에 숨어 있었다.

 

무선 신호가 안잡히기 때문에 노트북도 불가능 하다.

결국 미영이 메신저로 대화했던 사람은

괴한이 아니라는 얘기다.

 

두가지 경우를 생각 해볼수 있게 된다.

 

 

공범인 다른 사람이거나, 아니면 남자친구 형석 본인이거나..

 

 

 

 

(김형석) 님이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대답이 없으면 미영은 메신저를 끌 생각이었다.

 

프로그램 종료에 커서를 대고 끌 준비를 하는 미영.

그 순간,

 

 

 

 

(김형석) 님의 말

 

[죽어]

 

 

 

미영의 몸이 다시금 떨리기 시작한다.

 

 

 

 

 

"어...어.. 대체...뭐야...?!!"

 

 

 

소리를 지르는 미영.

 

 

 

 

 

 

 

(유미영) 님의 말

 

[너!! 대체 누구야!!]

 

 

 

 

 

 

 

(김형석) 님의 말

 

[죽어]

 

 

 

 

 

(유미영) 님의 말

 

 

[당신 누구냐고?! 당신도 형석이 가족중 한명이야?!

나한테 복수하려고?!]

 

 

 

 

미영은 형석의 가족중 한명이 이런 장난을 하는거라고 생각했다.

 

 

(유미영) 님의 말

 

 

[형석이가 저 때문에 자살했다고 생각 했다면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저는 본심이 아니었어요.

헤어질 마음이 없었다고요.

 

이메일로 사과까지 했어요.]

 

 

 

 

하지만 역시, 대답은 같았다.

 

 

 

 

 

(김형석) 님의 말

 

[죽어]

 

 

 

 

미영은 어처피 이사람들이 자신을 작정하고 괴롭히는 것이니,

먼저 선수를 치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미영) 님의 말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보시는 앞에서 제가 무릎꿇고 주시는

벌 달게 받겠습니다.]

 

 

 

 

잠시후, 미영은 말이 없었다.

 

다만 하루중 가장 크게 뜨지 않았나 싶은 눈으로 모니터를 뜨고 있었다.

 

 

 

(김형석) 님의 말

 

 

[너

 

 

 

 

 

 

집]

 

 

 

 

 

그 대답은 미영으로 하여금 극한의 공포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죽어.JPEG(1.5M)]

 

(김형석) 님이 파일을 보내려고 합니다. (승낙)

 

 

 

형식이 메신저로 파일을 보내왔다.

미영은 무의식 적으로 승낙을 클릭한다.

 

딸칵.

 

 

[죽어.JPEG(1.5M)]

 

파일 전송을 완료 하였습니다. (보기)

 

 

 

 

사진이 송출 되었다.

사진에는 누군가의 방 안에 있는 여자가 찍혀있었다.

 

미영은 잠시 그 사진을 보고 자신과 사진속의 여자가

같다는 것을 눈치챘다.

 

미영은 사진이 찍힌 각도를 살펴보았다.

천장의 왼쪽 대각선 모퉁이에서 찍은 걸로 보였다.

 

미영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다.

 

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돌려 방 천장 모퉁이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꺄아아아아아아악!!!!!!!!!!!"

 

 

 

미영이 비명을 지른다.

천장 모퉁이에는 눈, 코, 입이 너덜너덜하고 물에 퉁퉁 부은

얼굴이 보였는데 얼굴 곳곳에 살이 파여서 끝에는 뼈가 보였고,

아래로 쭉 찢어진 입술 사이로는 누런 치아도 보였다.

 

정말 참혹한 시체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미영은 알수 있었다.

 

적어도 그것이 형석의 얼굴이라는 것 쯤은.

미영은 눈을 질끈 감고 아주 천천히 다시 눈을 떴다.

 

 

'이건 ... 꿈일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흡....!!!!!!"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공포.

눈을 뜨자 제일 먼저 보인것은 자신의 얼굴과 살짝 닿을정도 까지

코앞으로 다가온 형석의 얼굴이었다.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른다.

 

 

"흐....흡...흐...으..."

 

 

 

미영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얼굴은 점점 하얗게 질려가고, 침이 흐른다.

 

살이 파인 곳으로 꾸물거리는 허연 구더기도 생생하게 보인다.

 

 

 

"슈...위.....우...어..."

 

 

 

형석의 너덜너덜한 입술이 이상한 모양으로 움직이면서 괴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쥬....위.....욱...어...."

 

 

 

 

한번더 반복한다.

세번째로 말했을때, 그 괴상한 말이 정확한 의미로 들려왔다.

 

 

 

 

 

"죽.......어"

 

 

 

 

"너......너......대.....대...ㄷ...대체.....왜....왜...

나..나...ㅎ...나한...테..... 이....이러...느..ㄴ....거..거야....."

 

 

 

 

형석은 슬쩍 눈동자를 모니터 쪽으로 돌린다.

 

공포에 떨던 미영도 따라서 눈동자를 돌렸다.

 

 

 

 

(김형석) 님의 말

 

[이게 꿈인 것 같지?]

 

 

[죽지 않을 것 같지?]

 

 

 

 

모니터를 바라보는 미영의 눈동자가 떨린다.

 

 

 

(김형석) 님의 말

 

 

[죽어]

 

 

 

 

강렬한 냄새가 미영의 후각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

.

.

.

.

.

.

.

.

.

 

 

 

 

"후우..."

 

 

박경장이 담배 연기를 내 뿜는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건....자살이라고 해야하나요? 대체 왜...."

 

 

김순경이 한손으로 코를 막고 시체를 살피고 있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익사체인데.... 방안에서 익사를 했다는게 말이....윽...."

 

 

반쯤 빠져버린 긴 생머리와 늘어진 입술, 얼굴 곳곳에 살점이 파인곳으로

하얀 뼈가 보였다.

 

아무리 봐도 물에 빠진지 몇일 지난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걸 뭐라고 보고해야하나..... 감식반 놈들이 보면 3일은 된 시체라고 할텐데.."

 

 

"그러게요... 이거 괜히 우리만 덤탱이 쓰는건 아닌지 몰라요.

아흐...냄새, 점점 심해지는것 같지 않아요? 이정도면

후각이 못느낄 법도 한데..."

 

 

김순경은 베란다 밖으로 얼굴을 뺀 채 말했다.

 

 

 

"경장님 기분도 꿀꿀한데, 오늘 바다나 보고 올까요?"

 

 

 

별다른 대꾸가 없자, 민망 했는지 김순경이 헛기침을 연발하며 말을 건다.

 

 

 

"음...저....경장님?"

 

 

 

베란다에서 슬쩍 얼굴을 빼는 김순경.

 

 

 

"경장님, 왜 갑자기 말이......"

 

 

뻘쭘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던 김순경이

순간 말을 멈춘다.

 

모니터를 쳐다보는 박경장의 표정이

경악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경장님.. 경장님?! 왜그러세요?"

 

 

의아한 표정으로 김순경이 다가간다.

그리고는 모니터를 쳐다보고 얼마 안있어 김순경도 경악에 휩싸인다.

 

 

 

"이....이게...대체...."

 

 

 

 

 

(유미영) 님의 말

 

 

[정말 죄송해요, 제가 정말 잘못했으니까

이제 그만하세요.. 제가 싹싹 빌게요.

예?제발요]

 

 

 

 

(김형석) 님의 말

 

 

[죽어]

 

 

 

 

(김형석) 님의 말

 

 

 

[이게 꿈인 것 같지?]

 

 

[죽지 않을 것 같지?]

 

 

[죽어]

 

 

 

 

 

 

.

.

.

.

.

 

 

 

 

"저..경장님....수배 내릴까요?"

 

 

김순경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잠깐 기다려봐.. 이...이거...좀 이치에 안맞잖아..

이사람 자살 했는데."

 

 

 

"그야 뭐, 다른 사람이 접속 했을수도 있죠. 지금 바로 수배...."

 

 

 

"기다려봐, 이사람 아직 접속중이야."

 

 

박경장이 침을 한번 꿀꺽 삼킨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린다.

 

 

 

 

(유미영) 님의 말

 

 

[당신 누구야]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유미영) 님의 말

 

 

[유미영씨 죽었습니다. 당신 뭔가 알고 있나요?]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유미영) 님의 말

 

 

[경찰입니다. 수사에 협조 좀 해주셔야 겠습니다.]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아, 지금 저새끼가 우리갖고 장난치나!!!!!!!"

 

 

 

 

(유미영) 님의 말

 

 

[당신 누구야, 함부로 남의 아이디 도용하면 범죄인거 몰라?!]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아!! 저새끼랑 말이 안통합니다!! 그냥 수배 내리고

저새끼 잡아서 족치죠?! 네?!!"

 

 

 

"야...야...잠깐...만.."

 

 

 

"예..왜요?"

 

 

 

박경장이 모니터로 눈짓을 보낸다.

 

 

 

 

"이거 보나마나 또 똑같은말 쓰겠죠 뭐."

 

 

 

"이번엔 내가 말 건게 아니잖아, 잠깐 기다려봐."

 

 

 

 

 

 

(김형석) 님의 말

 

 

[너네도 죽어]

 

 

 

 

.

.

.

.

.

 

 

순간 멍한 표정을 짓는 두사람.

 

 

 

(김형석) 님의 말

 

 

[죽어] 

 

[죽어] 

 

[죽어]

 

 

 

 

 

"저...전화해...이새끼, 뭔가 관련있어... 이새끼 뭐 알고있어!"

 

 

 

"아....아...."

 

 

 

"야, 왜그래 김순경?! 김권호!!"

 

 

 

박경장이 소리치며 김순경의 얼굴을 살폈다.

몹시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

 

박경장이 김순경의 시선을 따라 천장 왼쪽 모퉁이로 시선을 옮겼다.

 

 

 

 

.

.

.

.

.

 

 

 

 

 

 

 

 

 

 

 

 

(김형석) 님의 말

 

 

[죽지 않을 것 같지?]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