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계속 지켜볼게요

달달써니 2013.03.24 04: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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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나는 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해져 있었다.


원하던 회사에 가지 못하고 모든 것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심심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날도 오토바이를 타고 있었다.


길이 막히길래, 왼쪽 샛길로 빠져나가기로 했다. 


나름대로 운전 기술도 있었고 뭐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속도를 내며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상대 차선에서 우회전하던 차와 충돌했다.


차도 빠른 속도로 우회전했기 때문에 상당한 충격이 느껴졌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저 한순간이었지만,


차와 충돌한 그 순간은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부딪친 충격으로 오토바이에서 튕겨 나와서 정면에 있는 전신주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등 뒤에서 가볍게 껴안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아주 잠깐 공중에 떠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전신주 옆으로 내려왔다.




오토바이는 전신주와 정면으로 충돌해서 완전 박살이 난 상태였다.


땅으로 내려온 내가 등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흰옷을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




그 여자는 한숨을 내쉬면서


[위험했네요.]


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사라졌다.


그렇게 가만히 서 있는 동안 나와 부딪친 사람이 차에서 내리고 앰블런스가 오고..


그 순간에 나는 기절했다.


깨고 보니 병원이었다.




나는 발에 가벼운 타박상만 입었을 뿐 큰 상처는 없었다.


사고의 내용으로 봐서는 가히 기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였다. 


나중에 경찰서에 사정청취를 하러 갔을 때


경찰이


[오토바이에서 잘 뛰어내렸네요. 대부분 비참한 경우가 많은데 말이죠...] 


라고 말했다.




나는 다시 한번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에게 감사했다.


나를 구해준 여자.


그 여자는 3년 전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나의 약혼녀였다.


병원에서 숨을 거둘 때 마지막으로 했던 말.


[사랑해요.. 계속 지켜볼게요.]


그 말이 생각났다.


실제로, 내가 본 것은 환각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병원에 있을 때, 나의 등 뒤에 작은 손자국이 남아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 일 이후로, 나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살고 있다.





괴담돌이 http://blog.naver.com/outlook_ex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