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그냥...

달달써니 2013.04.14 06: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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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이야기.

친구는 주말에 등산을 가기 위해 집에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내도 매번 그의 행락에 조금씩 지긋지긋해 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함께 짐 꾸리는 것을 도와주었다.

 

 

 

등산 이틀째, 그는 물때문에 탈이 났는지 심한 설사에 시달렸다.

탈수증세와  피로가 겹쳐 그야말로 꿈쩍도 할 수 없었다.

구급 세트 안에 뭐 쓸만한 게 없나 하고 뒤적거려보니, 분명 넣은 적이 없는 지사제가 들어있었다.

약을 먹고 몸 상태가 호전되어 그는 겨우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 아내에게 그 일을 물어보니, 지사제를 넣은 사람은 아내였다.

 

"그냥......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어."

 

그의 아내는 가끔씩 날카로운 감으로, 궁지에 빠진 그를 구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

 

 

 

 

 

 

몇달 후 친구가 여느 때처럼 등산 준비를 해두고 지도를 보며 등산 루트를 확인하고 있는데 현관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살그머니 문을 열어보니 자는줄 알았던 아내가 바스락바스락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뭐해?"

"음....그냥. 이것도 가져가면 좋지 않을까 하고."

 

잠에서 덜 깨서 몽롱한 눈의 아내가 등산용 가방에 붕대와 가제를 채우고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넣었던지, 가방이 빵빵하게 부풀어 형태가 변한 상태였다. 

이렇게 가방 한가득 붕대가 필요할 사태가 대체 무어란 말인가......

그는 다음날 등산을 포기했다.





출처 http://todayhumor.com/?panic_45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