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 농담반진담반인데 '범'이란거 말야.. 호랑이가 아닌것 같지 않냐?

Yeul 2011.09.25 19:27:31
호랑이는 범이 아니다?
 
 
 
요번 추석때 할머니댁에 갔다가 오면서 곰곰히 되짚어보니 생각나서 쓰는건데,


참고로 지금 말하는건 진짜야, 믿을사람은 믿고 안 믿을 사람은 믿지마



몇년전에 장산범 썰이 유행했었잖아, 나도 그때 오? 이거 뭐지 하고 신박해했었는데



할머니(연세가 80대이심)랑 잘려고 나란히 누웠는데 갑자기 생각이 난거야, 




그래서 할머니 범이 뭐야? 하고 물었는데




내가 잘 못알아들으니까 하시는 말씀이, 아, 그왜 있잖냐 똑 호랑이 같이 생긴 그거 말야.. 




범이 虎(범 호)를 가리키는 거라면, 당연히 호랑이가 아니고 뭐겠어? 이런 말씀을 하셔야 하는데
(할머니를 제외한 친척 모두가, 범이 뭐냐고 물으니, 전부 범을 호랑이로 알고 계셨음)





당연히, 아주 당연히 호랑이와 범은 다른 생물이라는 투로 말씀하셔서 다시 물었지




할머니, 호랑이랑 범은 다른 거야? 






산에 사는것도 똑같고 네 발 짐승택인것도 똑같고 말하는것도 똑같아서('가리키는 말이 똑같다')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를만도 하지.. 하시더라고






근데 그건 왜 물어? 하시길래 







내가 사실 인터넷에서 우연찮게 봤는데 신기해서 물어봤다고, 내가 알고 있는 정보, 네 발로 기어다니듯이 돌아다니는데






산을 탈때는 엄청 빠르다던가, 하얗고 고운 비단옷을 입은 모양새라던가, 사람을 잡아먹어 창귀로 만든다던가 하는 얘기를 쭉 해드렸더니..






맞대.. 그게 맞대.. 니가 말하는게






더 확실하게 알려고 내가 더 질문을했지







범이 혹시 목둘레에 갈기같은게 있어? 털 같은거 막 나있냐고 물으니
(혹시 세렝게티 사자와 범이 같은 종류가 아닐까 하고)

그게 너희가 알고있는 사자랑은 틀린거라고.. 북청사자놀음할때 그 탈에 붙어있는 갈기만 떼네면 비슷하겠다라고 말씀하심.
(예전에 장산범 썰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장산범 몽타주를 그린거랑 북청사자놀음 탈이 상당히 비슷한걸 알 수 있음)



범 ≠ 세렝게티 사자 , 호랑이

범 ≒ 북청사자놀음에 나오는 사자탈

라는걸 알 수 있음.















그리고 더 얘기 해주셨는데 








대충... 







산맥을 타고 다니는 놈이라 그런지 정확한 몸집은 아무도 모른다.. 직접 잡아서 치수를 정확히 재지 않는 이상

특이하게 이동할때 거의 기어다니는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발자국도 잘 안남고,

낮, 밤 구분없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워낙 성질머리가 예상이 안가는 놈이라

사람을 무서워하는 놈도 있고, 사람만보면 죽이려 달려드는 놈도 있고, 어떤놈은 사람한테 장난도 건다는거야

 






그리고 왜놈들이 일제강점기때 산지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할때 하도 범피해가 많다보니까






범을 보이는대로 족족 잡아쳐죽였는데, 거기에 호랑이도 많았고 범도 많았다는거야 아마도 그때 다 없어지지않았나,

그때 이후로 사람들이 범을 많이 구별 못하는것 같다 하심.



그리고 아참! 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범이 어떤 마을에선 수호신 같은 걸로도 모셔졌을때가 있었는데 그게 축제로 발전해서 변형, 파생된게 현재 북청사자놀음 아닐까

하시는거야. 


그래서 내가


근데, 북청사자놀음 기원같은걸 찾아보면 전부 사자가 범이 아니라 백수의왕, 세렝게티 사자로 되있어 하니까


그게 그러니까 일제때 바뀌어지지 않았냐, 원래 북청사자놀음 탈은 전부 백이면 백, 하얀색밖에 없었는데


그게 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난뒤에는 색깔이 점점 추가되기 시작하더니


현재에는 형형색색의 사자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근데 내가 볼땐 북청사자놀음은 세렝게티,백수의왕 사자의 몸짓을 모티브로 한 춤이 맞는거 같아

왜냐하면 북청사자놀음은 그 유래가 너무나도 명확하게 인도로 알 수 있거든

즉, 북청사자놀음이 한반도로 흘러들어왔는데 그게 변형해서 기리는 대상이 범으로 바뀌지 않았나..

왜냐하면 현재까지도 사자탈의 갈기를 표현하는 꿩털이 남아있으니까, 이게 본래 사자를 표현하기위해서 인도에서 시작됬는데

한반도에서 기리는 대상만 바뀌어지고 그 형태는 그대로 보존되어서 현재까지 전래된거지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사자가 백수의왕 사자를 뜻하는거라면 우리민족이 섬겼을리가 만무하잖음?

백수의왕 사자를 흉내내면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고 평안을 가져오도록 하는게 목적인데

상식적으로 우리민족이 백수의왕을 섬겼을리가 만무함, 그리고 풍요를 기원하는 대상이 자칫 게으름으로 표현될 수 있는

대상이었던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아 그리고 또하나 알아낸 사실은 


일본에 북청사자놀음이 전래되어서 현재 일본의 악서, 신서고악도에 남아있는 기록을 보면


두 발로 선 사자모양을 그린 시라기고마라는 게 있다고 하거든...



장산범의 한가지 특징이, 이동할때는 기어서 빠르게 이동하지만, 



상대와 마주쳤을때는 거의 예외없이 두 발로 선 상태에서 마주한다는거야 (이족보행을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기록이 신라시대때 일본으로 건너가서 기록된것으로 추측되니까



아마도 기리는 대상이 백수의왕 사자에서 범으로 바뀐뒤에 일본으로 건너갔기 때문에
(이걸 증명할 방법이 없어 근데..... 근데 그런 시대에 토착화 같은게 아예 없었다고도 볼 수 없지 않나? 그래서 좀 억측같긴 한데 좀 봐주셈)



시기적으로도 이런 기록이 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함.












여하튼 내 생각엔 한반도 옛날옛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호랑이랑 구별되는 범이라는 생물이 따로 있었을거란 얘기지. 

너거들 한국에도 미확인생물체가 있을거라는 생각하니까 신박하지 않냐? 















 
 
+ 추가
 
 
 
 
 
창귀에 대해서 더 찾아보면 알 수 있겠다 싶어서 창귀에 대한 기록들을
 
이잡듯이 뒤져 봤는데... 장산범 특징 중에 하나인 창귀가 원래 호랑이랑 관련된 귀신 설화였는데
 
그게 범얘기로 그냥 옮겨간것 같다.... 그냥 영향을 받아서 범 설화에도 창귀가 나오는것 같음.
 
아예 애초부터 범이란게 호랑이였을수도 있고; 여하튼 범의 존재에 대한 신빙성이 확 떨어져버렸다.
 
지금 인터넷에 풀려있는 장산범 썰을 다 찾아봐도 알 수 있듯이,
 
장산범과 눈이 마주치면 그 안광이 엄청나게 쎄서, 거의 푸른빛이 감돌만큼 안광이 쎄서, 일반 사람이 한번 눈을 마주치면
 
장산범이 달려들때까지 눈을 떼지를 못한다는데.. 이걸 보면 범이란건 아예 귀신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도 해봄...
 
여하튼 재미로만 읽어줘.
 
 
 
 
 
 
+ 추가
 
내가 명칭에 관해 실수한게 한가지 있다. 디시에 어떤분이 지적해주셨는데
 
원래 호랑이라는 이름은 범과 승냥이를 가리키는 말이었대.
 
두 짐승 모두 우리나라에 많이 있던 짐승들이라 범과 승냥이의 한자어, 호와 랑을 따서 호랑이라고 불렀었는데
 
승냥이가 없어짐에 따라 호랑이가 범을 가리키는 말로 변해졌고 그게 오늘날에 이르러서
 
범과 호랑이는 애초에 같은 동물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뭐, 그래도 차이는 없음.
 
실수한게, 나도 호랑이의 순우리말이 범이란걸 알고 있으면서도 호랑이랑 범을 나누려했다는거지
 
그러니까 본문에서 계속 언급한 범을 '장산범'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될듯하다.
 
왜냐면 장산이라는게 부산에 있는 산 지명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서 많이 출몰한다하여 장산범이라고 붙여진걸로 알고 있음
 
그럼 됐지? 범이라는 단어를 쓰지말고 저 미스테리생물체를 가리킬땐 장산범이라는 말을 쓰는거다 ㅇ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