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로 보이는 티비에서는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모습' 을
침대에 엉덩이만 붙이고 앉아서 실실 웃으면서 보고 있는 내 모습이 보이는거야.
순간 느낀게,
무섭다기 보단 그냥 이거 왠지 유체 이탈인가 싶어서
티비에서도 그랬고,
사람들도 그러듯이 유체이탈하면 자는 내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잖아 !!
- 나도 그렇게 알고 있긴 한데...
근데 침대에도 바닥에도 내 모습은 보이지가 않는거야.
아~ 씨앙. 저거 그럼 귀신인가 싶어서,
좀 전까지도 그냥 당당하게 없는 척 무시하고 씻고 나갈려던
내 생각과는 다르게 발이 떨어지질 않고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하는거야.
- 춉나 무섭다 ㅠㅠ 그 거울속의 니가 니가 아닌게 확실한거네?
그래.
그래서 일단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꿈이면 깨고 유체이탈이면 돌아오고 강도면 somebody help고,
귀신이면 도망가라고... 소리를 '꽥' 지르려고 한 나는
거울쪽을 향해 돌아섰고,
목까지 올라온 내 비명소리는
거울 속의 내가 침대에 앉아서 티비시청을 하던 내가
'푸다다닥' 뛰어오더니 한손으로 내 목을 '콱' 조이는거야.
거울의 안과 거울의 밖에 몸을 반쯤 걸치고
좀전까지만 해도 나의 모습을 했던 그 모습은
순식간에 어제 새벽녘에 본 그 키가 큰 중년의 남자였어.
거울의 안쪽에 몸을 반쯤 걸치고
손과 얼굴의 돌출 부위만 나온 그 사람의 그 얼굴.
눈알이 없고 코도 미이라 처럼 뻥 뚫려 있는데
쉴새 없이 분비물이 쏟아 나오면서
한 손으로는 내 목을 쥐고 있고 한손으로는 자기 턱을 잡고 있는거야.
- 아 !! 진짜 ? 진짜? 아 !! 짜증나 ㅠㅠ 그래서 ? -
제발 꿈이길 바라면서 점점 몽롱한 기분이 들면서
의식을 잃고 있는 나에게 마지막으로 그가 던진 한마디는...
"이게 현실이다 . 깨지 못해. 흐흐흐흐흐~ 마니 아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