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좀 알려주세요

상어 2012.06.18 14:20:14


[길 좀 알려주세요]




저녁 골목길에서 길을알려달라며 말을 걸어 온 건, 키가 굉장히 큰 여자였다


발이 작아서인지 키와 밸런스가 맞지않는 듯 이리저리 몸을 못가누고 흔들리고 있었다


팔과 손도 나뭇가지처럼 얇아서 새빨간 핸드백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하...... 하아...]




몇 번, 한숨인지 호흡인지 모를 숨을 토해낸다


분명 길에는 나밖에없고, 여자도 나에게 물어본 게 당연할텐데


시선은 내가아닌 완전히 다른 곳을 향하고있었다




[아... 저기, 어느 쪽으로 가시는데요?]


이상한 사람인 것 같다


요즘은 세상도 흉흉하니까... 대답만 빨리해주고 도망 칠 생각에 입을열었는데


이어지는 여자의 질문에 온 몸의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하루히 타니마치(春日谷町) 1-19-4-201]


여자가 말한 주소는 내가 사는 아파트였다


방 호수까지 완벽하게....




[ㅈ..잘 모르겠는데요]


의심하진 않겠지?싶어 여자를 힐끔 쳐다보니 그런 기미는 안보인다


여자는 꾸벅하고 허리를 깊게 굽혀 인사를 하고는 다시 흔들거리며 골목길 안 쪽으로 사라졌다




[뭐야 저 여자;;;]


혹시라도 여자가 숨어있다가 뒤를 따라올까봐 일부러 멀리, 평소에는 다니지않는 길로 돌아서 집으로 왔다


방문을 열어보니 철컥거리며 제대로 잠겨있었다


조금 안도하며 재빨리 문을 열고 들어가 도어락까지 잠군 채 숨을 돌리는데............
















[길 좀 알려주세요]


깜깜한 방 안에서 그 여자의 소리가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