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스릴러] Logging : 알려져선 안 될 이야기 14

Yeul 2011.08.10 11:53:00
BGM틀고 읽어주세요^^


혹여나 퍼가실때 출처 꼭 써주시길 바래요^^

싸이월드:http://www.cyworld.com/i-will-seek-you
블로그: http://blog.naver.com/kcs198706










-14-





“그 아줌마 좀 이상하지..?”




“아까 그 분이요?..”




“어”




“네 좀.. 뭔가 눈빛이 날카로워서..”





“그 아줌마 신기있어”





눈빛이 일반인과 차원이 달라 짐작은 했었다.
인재는 여기저기 손바닥으로 몸구석구석 쳐대며 미간을 찌푸린다.





“아나 시펄..모기 봐라.. 빨리 들어가자”




“신기가 있는건 어떻게 아셨어요?”





“아 뭐.. 전에 날 보더니 핏덩이가 보인다며..그러더라구..딸이네 이러면서. 그리고 얼마후에 빈이가 임신한거 알았고..”





정빈의 이야기가 나오자 안색이 어두워지는 걸 느끼고 화제를 돌리려 서두른다.





“와..정말 모기 많네요. 일단 방에 들어가죠.. 이부자리라도 펴놓고 피곤하죠.?”





“어...”





앞장서서 철문을 손잡이를 잡자 녹들이 손바닥에 묻어 찝찝함에 바지춤에 문지르며 계단에 발을 딛는다.
코를 틀어막고 악취와 핏빛으로 물들어진 작업장을 거진 뛰듯 빠져 나온다.
노름에 한창 열올리는 그들중 너무 마른나머지 눈과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인부 한명이
코를 막고 뛰어나오던 우리 모습을 발견 하곤 별스럽다는 듯 비웃음을 흘리며 우리쪽을 가르키자 일제히 다른 인부들과 개장수는 우리쪽으로 고갤 돌린다.
인부가 우리를 가르키며 나지막히 속닥거리자 인재가 불쾌했는지 한소리 한다.





“거참.. 기분나쁘게 사람 앞에 두고 힐끗힐끗 꼬라보고 야부리털면 기분이 좆같지..
하던 거나 계속 하라고 ..남 신경쓰지말고..“





개장수가 동공이 허연 왼쪽눈을 부릅뜬채 누런이를 드러내며 입을 연다.





“아가 아무리 우리가 끄트머리라고(말단이라고) 허지만 너그들보다 나이는 한참 위여.. 혓바닥 썰어벌기전에 주댕이 물고 다리 간수 잘하고 그러고 나가라이..”





개장수가 말이 끝나자 인부들은 옳은 소리 했다는 듯 다들 고개를 끄덕거린다.
말을 듣고 화가 잔뜩 난 인재가 개장수쪽으로 다가가려 하자 분위기 심상치 않은 상황에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아 막아세우고 입구쪽으로 밀어낸다.




“그만..그만해요..”




“아오..저..시궁창같은 새끼들이...”




“여기서 이래봐야 서로 좋을거 없잖아요.. 참아요 형”




잔뜩 화가난 인재를 강제로 이끌었고
숨소리마저 파묻혀버린 그 암흑속으로 다시 들어섰다.
핸드폰을 열어 불빛을 아까 전 피범벅인채 방치되어있던 그에게 비춰본다.
빛을 비추자 그들은 공포에 질려 구석으로 웅크리고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인재가 핸드폰을 뺏어들어 덮어버리곤 팔을 끌어당긴다.





“야!!.. 뭐하는거야! .. 빨리 나와”





“아....네”





그들의 상태가 내심 걱정되었지만 인재의 성화에 못이겨 부엌으로 향한다.
부엌으로 빠져나오고 식탁을 다시 원 위치로 되돌려 놓는다. 





“저 사람들은 어디로 나가요??”





인재는 나를 노려보더니 옷의 이곳저곳을 손으로 털며 욕을한다.





“아몰라..알빠야 저새끼들이 어떻게 나가든.. 묻지마! 씨.발!..하여간 저기만 갔다오면 줮같아져..”





오늘은 그냥 아무것도 묻지말고 혼자 내버려두는 편이 낫겠다.
그렇게 우린 씻지도 못한 채 답답한 정장차림으로 이부자리도 피지 않고 방안에 드러누웠다.
몇분채 되지도 않아 인재의 코고는 소리가 창밖의 개구리소리와 섞여 울려퍼진다.
피범벅으로 방치되어있는 어쩌면 죽었을지 모를 그와 겁에질려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 도통 잠이 들수가 없었다.
상처가 심해지기 전에 피라도 닦아내줬음 하는 바램에 쉽진 않은 결정을 내린다.





‘가서 피라도.. 닦아주는 편이 좋겠어..’





혼자서 그 곳에 다시 들어가기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소름끼쳐 영 내키지 않지만 그들에게 향한다. 혹시 모를 상황에 왼쪽 안주머니의 마취총을 유무를 확인하고 핸드폰 빛에 의존해 부엌쪽으로 다가간다. 거실의 시계 초침소리가 왠지 모를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켜갔다.
그렇게 초침소리가 점점 귓가에서 멀어질때쯤 부엌 식탁앞에 도착했고, 피를 닦아낼만한 것들을 찾기 위해 이곳 저곳을 뒤진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싱크대쪽에서 마른헹주를 발견했다.





‘어쩔수 업군...’




안주머니에 집어 넣은 후 식탁쪽으로 다가가 소리가 나지않도록 조심스레 옮기는데 한참 걸렸다.
콧등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와 소매로 훔쳐낸다.
이제 나무판의 동 손잡이를 조심스레 들어내는 일만 남았다.
나무 삐그덕 거리는 소리에 주춤거리기를 3~4번 끝에 겨우 연다.
계단쪽 전등은 개장수나 다른 인부들에게 들킬수도 있으니 불키는건 포기해야 했고,
어쩔수 없이 다시 핸드폰 불빛에 의존해 계단 하나 하나 조심히 짙어지는 악취속으로 내려간다.
그들을 가둬둔 곳에 다다르자 반대편의 인부와 개장수가 있었던 방 문틈 사이로 빛이 새어나오지 않는걸 보니 다들 자리에 없는 모양이다.





‘휴..한시름 덜었군..’




잔뜩 긴장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피범벅인 그에게로 향해간다.
핸드폰 불빛을 비추자 역시나 다들 움츠러들었고 안주머니에서 마른헹주를 꺼내들고 철창사이로 손을 집어넣으며 조용히 말한다.





“저기.. 이걸로 저쪽 분 상처부위 위에 피만이라도 닦아줘요..”





두 번의 말을 거쳐서야 오른쪽 구석에 있던 삐쩍 야윈 사람이 버겁게 내 쪽으로 두팔로 기어온다. 그리곤 철창 사이로 마른헹주를 수 많은 고통이 빚어낸 그의 손에 쥐어진다.
피범벅인 그에게 다가가 뼈마디가 앙상한 손으로 힘겹게 피를 닦아내기 시작한다.




“다들 여기 언제부터 와계셨어요..?”





그들은 나의 질문에 대답은 커녕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찰나에 머릿속을 스쳐간 인재의 한마디가 떠오른다.





[“그때 칼과 톱으로 다리를 잘라내는데.. 출혈이 거의 나지 않는다고해 그때 봉합수술을 동시에 마친데.. 그리고 한 2주 있다가.. 혀를 잘라내는데.. 아휴...”]





그들은 입을 열수 없단 사실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




‘다들.. 죽을거란 걸 알고나 있을까...말해줘야겠지..?’




망설이고 망설이다 결심하고 입을 뗀다.





“다들 내일이 마지막이세요..”





그러자 피를 닦아내던 손이 잠시 주춤하더니 다시 움직인다.
웅크리고 앉아 있던 사람들중 한명이 고개를 들어 내 쪽을 바라보는 듯 하다 다시 팔안으로 얼굴을 파묻는다.




“혹시 부탁같은거 있으세요..?”





여전히 반응이 없다. 더 이상 내가 해줄게 없단 생각이 들어 철창안의 그들에게 인사를 하곤 일어서 입구 계단쪽으로 향한다. 
그때 내 왼편 감옥에서 철창을 흔드는 소리가 들린다. 나에게 하고픈 말이 있는지 말이다.
핸드폰 불빛을 비추며 소리가 나는 철창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나를 부르듯 철창을 흔들었던 주인공의 거친손이 비춰진다. 더 가까이 다가가 그의 얼굴에 핸드폰 빛을 비추었고, 철창의 그림자에 조금은 가려진 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어딘가 낯설어 기억을 되뇌어본다.





“어!!!??”





나의 외마디는 감옥 통로 전체에 메아리 친다.






“아저씨 이곳에..계셨구나”





항상 집을 오기전에 들렸던 번화가에서 뵜던 구걸하던 그 아저씨였다.
반가운 나머지 철창을 붙잡고 있던 그의 손을 양손으로 감싼다.





“어떻게 저인걸 아셨어요...”




순간 드는 생각이 여기 오기전 마지막으로 아저씨를 뵈었을 때 눈물을 글썽이며 왜 그토록 바라봤었는지 알 것 같다.
아저씨도 반가웠던지 그토록 단 한번도 볼수 없었던 미소를 머금는다.
비록 말은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미소만으로도 그의 반가움이 전해졌다.
있다 다시 오겠다는 나의 말을 끝으로 그렇게 짧은 상봉을 마치고 입구 계단쪽으로 발을 옮긴다. 







[!!!!!]







부엌으로 향하는 나무판자가 닫혀있다.
계단을 오르고 나무판자를 들어올리려 힘을 써보지만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닫아 놓은게 틀림없다. 인재에게 연락해보려 했지만 불행하게도 그의 번호가 저장되어있지 않았다.
항상 같이 있었던지라 번호조차 물어볼 생각 조차 못했던 내가 원망스러워진다.
이대로 아침해가 뜰때까지 이곳에서 있다간 그놈들에게 적발이라도 된다면 이들에게 동정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난처한 상황이 놓여질지 모른다.





‘정실장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정실장의 얼굴이 떠오르자 나는 필사적으로 판자를 들어올리려 하지만 그것도 되질 않는다.





‘아니.. 분명 잠금 장치같은건 판자위에 없었는데....’





핸드폰을 키고 시간을 확인하자 새벽 1시20분을 가르키고 있다
그렇게 새벽 2시가 될 때까지 판자에 힘을 쏟자 틈이 보이기 시작한다.
땀이 어느새 등줄기를 따라 흐르는게 느껴진다.
코는 악취에 익숙해져 더 이상 아무냄새가 나지 않았고 손바닥은 까졌는지 쓰라린다.
어깨로 힘껏 밀어붙이자 판자는 덜컹덜컹하며 굳게 다물고 있던 틈이 느슨해졌고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 판자를 올려 부딪힌다.





[쾅!!!]





드디어 판자가 열렸고 열리는 소리에 덩달아 눈 질끈감고 움츠러 들었다.
살며시 눈을 뜨고 부엌으로 올라서려 하자













[!!!!]














눈 앞에 누군가의 발이 보인다.
발을 따라 위로 올려다 보자 아줌마가 팔짱을 낀 채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매섭게 바라본다.




“이 시간에 왜 아직도 거기 있는거야?”




‘뭐라고 해야지.. 뭐라고 대답해야되지..??뜸들이면 안되 눈치 챌거야...그렇지!!그래!’





“하하..아 핸드폰을 떨어뜨리고 왔더라구요..그런데 판자를 왜 닫아 놓으신거에요 무서워서 혼났잖아요.. 아휴..”





주섬주섬 판자를 덮고 식탁을 제자리를 옮겨 놓으며 생각해보니 일부러 나오지 못하게 해놨는지 판자에 자물쇠를 걸어놨었다. 내 덕에 자물쇠가 떨어져 나가버렸지만 말이다.
그렇게 눈만 쳐다봐도 쭈뼛거리던 아줌마의 시선을 등지고 방으로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그때 뒤에서 나지막한 날카로운 목소리가 내 등에 꽂힌다.







“너..... 누구랑 그렇게 이야기했던.. 거니..??”










[!!!!!]













-15-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