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친구가 해주었던 이야기

로맨스킬러 2012.05.15 22:12:44
고등학교 때...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여름은 아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고등학교는 꼴통이라 야간자율학습(야자)도 하고 싶은 사람만 했습니다.

당연히 거의 하는 사람이 없었죠.


그 날은 비가 와서 밖에서 놀지 못하는 관계로 저와 제 친구들은 야자를 했습니다.

다른 녀석들은 집에 일찍가고, 저희 반 교실에는 저와 제 친구들 이렇게 3명이 모여서 잡담을 하고 있었죠.


물론 야자시간에 감독하는 선생님께서도 학교에 남아있는 저희를 신기하게 보시더니...

조용히 놀다 가라고 하시더군요...;


그냥 아무생각없이 잡담을 하던 중 한 친구가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이야기를 시작하더군요.


밖에 비도 오고 분위기는 좋았으나...


그다지 듣고 싶지 않았는데... 원래 무서운이야기 잘한다고 설치는 사람이 잘 못하잖아요;


역시 예상대로... 썰렁하더군요.


그 때 갑자기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알게 된 친구가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더군요.


학기중에 다른 지역에서 전학을 온 녀석인데 원래 말주변이 없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저는 기대하지 않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들었습니다...


그 친구의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제 친구가 다니던 중학교에는 불쌍한 왕따가 하나 있었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왕따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어쩔수 없는 관계로 쓰게 되네요. 죄송합니다.)


근데 그 왕따를 그 학교에 흔히 말하는 일진이라는 녀석들... 좀 노는 애들이죠...


노는 애들이 심하게 괴롭혔다고 합니다.


돈을 뺏고 때리는 것은 기본이고...


가방끈을 칼로 잘라서 가방을 못쓰게 만들고, 온 몸에 청테이프를 칭칭감고 돌아다니게 했다는군요.;;


그 밖에 밥먹는데 밥에 침을 뱉거나, 운동장에 세워놓고 축구공으로 맞추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괴롭혔다는군요.


그리고 그렇게 그 학생이 당하는 것을 보고 웃고 즐겼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부글부글 끓어오르더군요.

그렇게 질이 않좋은 녀석들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부류의 인간들을 싫어하는 관계로...






"뭐 그딴 쓰레기같은 녀석들이 있냐?"




"잠자코 들어봐."



암튼 친구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제 친구와 그 왕따학생은 같은 숙소를 쓰게 되었고


그 숙소 안에 선생님께서 신경을 써주신답시고, 반장도 함께 넣어 주었다고합니다.


하지만 이 반장이란 녀석이 아주 질이 나쁜녀석이었습니다.


집도 잘 살고, 공부도 잘 하고, 싸움도 잘하고... 다 좋은데 그 일진의 핵심이라 하더군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아무것도 모르고 왕따학생에 관한 일을 반장에게 맡겼기 때문에


선생님은 그 왕따당하는 학생에게 아무 도움이 못 되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숙소에서도 반장을 비롯한 일진녀석들의 괴롭힘은 계속 되었다는군요.


제 친구녀석도 도와주고 싶었지만...


자기에게는 힘이 없어서... 지금은 그저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할 뿐이라더군요.


그러다가 수학여행 중 장기자랑 시간이 되어


모두 밖으로 나와서 장기자랑을 보고, 즐겁게 게임을 했다는 군요.


그렇게 신나게 놀고 숙소에 돌아가려는데 기분이 찜찜했다더군요.


그래서 빨리 숙소로 돌아가보니


벽장? (옷을 걸거나, 짐을 넣어두는 곳, 이불이랑 베게가 들어있는 공간) 에서 쿵쿵 소리가 났다고 하더군요.


벽장을 열어보니 아니나다를까


그 왕따녀석이 벨트로 목을 메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고합니다.


다행히 목을 멘지 얼마 안돼서 친구들이 모두 달려들어 그 왕따학생을 구해냈다는군요.


왕따는 켁켁 거리면서

"나 죽을거야..."라는 말만 했다는군요.


그 때 다른 학생들이 모두 일진녀석들에게 욕을 했다고 합니다.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이로 인해 일진이란 녀석들 중 몇몇 개념이 있는 녀석들은 왕따한테 울면서 사과했다는군요...


다신 괴롭히지 않는다고...




반장 녀석은...


선생님한테는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는군요.


진짜 나쁜새끼...


그렇게 왕따를 달래다보니 어느 덧 왕따는 안정을 찾았고,


일진학생들의 사과를 받아 주었다더군요.











"뭐야 해피엔딩이잖아..."







"아직 이야기 안 끝났어."














그렇게 사건이 마무리 되고,


모두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고 합니다.


밤새 놀 분위기가 아니였다더군요...





그리고 다음 날...


친구들의 비명소리가 자신을 깨웠다는군요...


놀라서 일어나보니




그 벽장에 왕따가 목을 메고 자살을 했다는 군요...



아침에 먼저 일어난 친구가 옷을 갈아입으려고 벽장을 열었는데


죽어있다더군요...


그리고 제 친구는 말했습니다.





이상하게 그 왕따학생의 시체가 그 반장녀석을 쳐다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그리고 자신은 확실히 봤다고 합니다.










희미하게 웃는것 같던 표정을...




그 일이 있고나서


몇몇 학생이 전학을 갔고,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학생들은 치료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물론 학교에서는 이 사실을 빨리 은폐하기 바빴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제 친구말에 의하면

그 죽은 왕따학생의 아버지는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수도 있겠다는 예상을 했다고 하더군요.

원래대로라면 수학여행을 가기 싫다고 징징거려야 할 녀석이

군말없이 수학여행을 간다고 짐을싸는 것이 아버지의 눈에도 이상하게 비춰졌다는군요...







비오는 분위기에 이 이야기를 들으니 절로 소름이 돋더군요.


왕따 이 단어... 이거 진짜 빨리 없어져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