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00 였다.
나는 쾌도홍길동 광팬이다. 하루도 빼먹은 적이 없다.
결말이 무척 슬펐다. 오늘 스페셜을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학원에 갔다가 바로 집에 들어왔다.
학원에서도 반쯤 정신을 놓은 상태로 비몽사몽이었는데, 집에있던 침대를 보니, 갑자기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느껴져서 빨리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결국엔 쾌도 스페셜 못봤다)
사건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평소에 나는 단잠을 잔다. (한번은 어머니께서, 내가 자고 있었을때, 여러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길레, 놀토에 학교간거라 생각하셨다.)
진짜 옆에서 아버님께서 형에게 소리를 지르며 혼을 내실때도, 나는 모르고 잔다.
하지만 오늘은 느낌이 좀 이상했다.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았다. 아니 감으려고 했다.
누군가가 나의 눈썹을 위로 당기고 있는 것처럼 눈이 전혀 감기지 않았다.
몸도 내위에 누군가가 타고있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평소에 나는 자주 가위에 눌려서 이것이 가위구나...... 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되었다.
나는 가위의 대처법을 잘 알고 있다.
입을 벌리고 자는 스타일이라 입을 살짝만 쎄게 닫으려고 노력한다면 바로 혓바닥을 물을 수 있다.
나는 여태 그런 방법으로 가위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아무리 세게 깨물어도, 가위는 풀릴 기미가 없었다.
진짜 죽을 힘을 다해 깨물었다.
입안에서 찝질한 피맛이 났지만, 가위라 그런지 혈향은 나지 않았다.
그런데....... 뭔가 달랐다.
고통이 적어도 3배 이상으로 증폭 된것 같았다.
"으으으으윽......."
나는 계속 소리를 지르려했다.
그때, 내 귀에 들리던 아기의 울음소리가 (내 귀에는 그렇게 들렸다.) 점점 커지더니 누군가 나의 볼을 쓰다듬듯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는 것이었다.
(실제로 내 방주위의 배경만 보이고,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내 키의 2배 만한 창문이 눈에 들어왔다.
뚝.뚝.뚝 투둑....
하고 창문에 무엇인가 부딪쳤다.
(눈은 계속 떠져있던 상태라 매우 화끈거렸을 뿐 아니라, 고통도 더욱 심하게 느껴져, 눈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비가 오나 하고 봤더니.......
검은색...... 아니 검은색이라고 보다는 밤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검푸른 색이었다.
검푸른색 피가 창문에 부딛치더니, 이내 주룩주룩 흘러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의 내 심정이란, 이건 꿈도아니고, 가위도 아니고, 뭐지..... 심장이 쿵쾅거렸다.
스르륵........
문이 열리더니....
검은 긴 실.... 정확히 말하면 머리카락을 가진 것이 떨어졌다.
그때부터 하는 대화란, 철판에 쇠못으로 긁듯 엄청 거슬리는 목소리였다.
나와는 정반대를 보고 이야기를 했다.
"아.... 언제까지 이 지랄을 해야되"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마지막에 소리치는 순간에 나를 향해서 굴러서....
음... 맞을꺼다. 굴러서 왔다.
그것은 바닥에서 있었는데, 내 높은 침대를 그냥 벽에 달라붙으면서 올라와 내 코앞에 멈춰 섰다.
멀리서 봤을때는 몰랐는데 가까이보니까. 머리긴 남자였다.
코의 높이는 대략 10 센치로 매우 긴 매부리 코였고, 눈에는 붉은색으로 색조화장을 하고 이빨은 전부 하나같이 3센치 이상이었다. 또 얼굴엔 얼마나 트러블이 많은지 순간 숨이 턱 막혔고,
(실제로 숨을 쉽게 쉴수 없었던 것 같았다.)
또 불경한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어디서 부터.... 해야지?"
"어디부터 먹어줘야지..... 더 아플까?"
"오.... 그래 여기야...."
하면서 무엇인가 결심한듯 내 발쪽으로 기어( 정확히는 굴러)가더니 내 발가락을 하나씩 먹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때 인간이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고통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나는 마치 머리가 터지는 것같이 아팠다.
(나는 어렸을 때, 상처가 많은 편이어서 많은 고통을 받아봤다. 하지만, 그런 아픔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 할 수 있다.)
내 발가락들은 먹는 소리란. 우리가 마치 감자탕에 나오는 뼈사이 사이 고기와 척수를 빼먹을때 나는 소리로 무척이나 맛있게 먹었다.
그때부터 내 눈에서 검푸른 눈물이 흘러나왔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양의 눈물이 흘러나와, 내 배게와 침대시트를 적시는 색을 보니 검푸른색이 맞는 것 같았다.)
온몸과 머리가 저릿저릿하고 금방이라도 심장이 터질것 같았다.
심지어 숨조자 쉴수 없어서, 나는 금방이라도, 정신줄을 놓아버릴 것같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게 너무 한심하게 느껴져 버렸다.
내가 최고로 아팠던것은 바로 내 무릎사이의 연골을 먹을때와, 갈비뼈 살을 뜯어 먹을때 같았다.
(정확히 어디를 먹는지 몰랐다. 워낙 고통이 심해서 마치 지네들이 온몸을 기어다니며 갉아 먹는 것같은 고통에서 그것이 먹는 부분만 특히 아팠고, 평소 느끼던 고통의 대략 2~3 배 정도 였기때문에,
진짜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무슨 고통인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할때 즈음......
어머님께서 갑자기 방문을 박차고 오시더니 다짜고짜 나를 깨우셨다.
거기서 나의 가위는 끝났다.
내 배게와 침대 시트가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신것을 아시고, 괜찮으냐고 수차례물으시며 한소리가,
내 방에서 누가 뭘 먹는 소리가 났다며 이 밤에 (그때 11시였다.)
먹는 사람이 없는데... 라고 생각하며 방으로 들어오니, 경련을 일으키는 내 모습을 보았다고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