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시선 (上)

달달써니 2013.03.25 11: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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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내가 14살 때 겪은 이야기다. 겨울 방학, N현에 있는 큰아버지 (라고 말해도 당시 30대)의 별장에 놀러 가게 되었다.

원래는 여친이랑 같이 가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최근에 헤어졌기 때문에 나랑 같이 가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같이 잘 지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놀러 가게 되었다.

이른 아침에 큰아버지가 집까지 마중 나와줘서, 그대로 차를 타고 출발했다.

큰아버지는 아무리 봐도 멋진 사람이었다. 옛날부터 음악이나 갖가지 놀이 방법 등을 가르쳐 줬기 때문에 존경하고 있었다.

8시간이나 차를 타는 긴 여행이었지만, 차 안에서 이야기를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도중에 휴식도 하면서 갔기 때문에 정말로 즐거웠다.
 
 

그리고 드디어 목적지 근처에 도착하고, 슈퍼에서 저녁거리를 샀다. 그리고 어느 정도 산길을 오른 후에 별장에 도착했다.

그다지 크진 않지만, 나무로 지어진 멋진 집이었다. 그리고 별장에서 조금 내려간 곳에는 2~3채 정도의 별장이 보였다.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저녁 식사는 정원에서 바베큐를 했다. 그저 그런 값싼 고기였지만, 숯불로 구우니까 맛있게 느껴졌다.

야채도 굽고 어패류도 굽고, 정말로 실컷 먹었다. 정말 최고의 저녁 식사였다.

식후에는, 난로가 있는 방에 가서 TV를 보거나 플레이 스테이션, 슈퍼 패미컴, 패밀리 컴퓨터를 가지고 놀았다.

 
 
그다음 큰아버지가 비디오를 보여줬는데, 당시 동정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충격을 받았다.

밤이 되자, 무서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큰아버지는 이런 방면에 가장 자신 있어 했고 또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무서웠다.

기회가 있으면 그 이야기도 쓰고 싶지만... 그러다 문득, 큰아버지가 갑자기 생각난 듯 [뒷산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마라.] 라고 중얼댔다.

별장 뒤편에 있던 산에는 그 마을 사람이라도 좀처럼 들어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근처에 있는 별장의 주인도 옛날에 뒷산에서 목을 매고 다이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새벽 5시까지 떠들며 놀다가 자기 시작했다.



방으로 들어오는 햇볕에 잠이 깼다. 시간은 이미 12시를 지나고 있었다. 갈증이 나서 물을 마시러 갔다.

가다가 큰아버지 방을 보니까, 아직 코를 골고 자고 있었다. 춥긴 하지만, 정말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역시 산 공기는 도시와는 전혀 달랐다. 방으로 와서, 베란다에 나와 의자에 앉았다.

뒷산의 풍경. 방에 망원경이 있는 것을 떠올리고, 망원경을 가져와서 풍경을 감상하기로 했다.

성능이 좋아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도 보였다. 나무에 앉아 있는 새까지 보여서 조금 놀랐다.
 
 

30분 정도 정신없이 들여다보고 있었을까? 정확히 뒷산에 있는 나무를 보고 있는데, 시야에 움직이는 것이 들어왔다. 사람? 처럼 보였다.

등이 보인다. 머리는 반들반들했다. 그리고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 마을 사람? 춤추는 건가?]

손에는 낫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알몸으로 있다는 것. 축제인가? 하지만 한 명밖에 없었다.

갑자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등을 돌린 채로 있었기 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 이상 보면 안 된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꼈다. 인간이지만, 조금 이상한 사람일 것이다.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호기심이 본능을 눌러버렸다. 망원경의 줌을 최대로 했다. 반들반들한 머리통. 색이 희다.

그때였다. 몸을 계속 흔들면서 천천히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과 비슷한 얼굴 모양은 하고 있었다. 코도 입도 있었다. 하지만 눈썹이 없었고, 눈도 딱 하나만 있었다.

몸이 떨렸다. 기형인(畸形人). 위험한 사람. 그리고 망원경 너머로 그것과 눈이 마주쳤다. 그것은 웃고 있었다.

마치 이쪽의 정체를 알아채기라도 한 듯이..

 
 
[우와아아아아아~~]

눈이 마주친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냥, 죽고 싶다...]

이상할만큼의 강한 우울증이 몰려왔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내가 방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으니까, 큰아버지가 뛰어들어 왔다.

[무슨 일이야!]

[괴물!!]

[응?]

[망원경! 뒷산!!]

큰아버지가 망원경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으... 으으....]

콧물을 흘리면서 울고 있었다. 아까보다는 기분이 조금 안정된 내가 물었다.

 
 
[저건 뭐죠!]

[00야... 00야...]

헤어진 여친의 이름을 부르면서 흐느껴 우는 큰아버지. 정말로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난생처음 손바닥으로 마음껏 사람의 뺨을 후려갈겼다.

몸을 조금씩 흔드는 큰아버지. 10초, 20초... 큰아버지가 나를 쳐다봤다.

[사시(邪視).....]

[그게 뭐..?]

[음, 내 방 책상 서랍에 선글라스가 있으니까 가지고 와라. 네 것도.]

[왜죠?]

[괜찮으니까 가지고 와!!]

나는 선글라스를 큰아버지에게 건네주었다. 떨리는 손으로 큰아버지는 선글라스를 쓰고, 망원경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망원경을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윽!] 이라고 신음하더니, 나에게 손짓했다.
 
 

[선글라스를 쓰고 봐야 해.]

겁내면서 선글라스를 쓰고 들여다봤다.

숲 속에서 그것과 눈이 마주쳤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불안감이 또 찾아왔지만, 아까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심장박동이 매우 빨라졌다. 조금 전에 있던 곳이 아니었다. 그것은 흐느적흐느적 기묘한 춤? 을 추면서 움직이고 있었다.

눈길만은 확실히 이쪽으로 향한 채....

[설마... 산에서 내려오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이쪽으로 오고 있는 건가!!]




[00야. 너 지금 오줌 나오니?] 

[네? 이런 상황에서 그게 무슨...]

[오줌 나오면, 식당에 빈 페트병 있으니까, 거기에 넣어와.] 

그렇게 말한 큰아버지는 1층으로 내려갔다.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오줌이 나올 리가 없었다.

나는 그저 멍하니 서 있었을 뿐.



몇 분 후, 큰아버지가 노란 오줌이 담긴 페트병을 들고 왔다.

[오줌 싸고 싶으면 여기에 싸라.]

그렇게 말하며 남아있는 빈 페트병을 내게 주었다.

[그런데 저건 대체 뭐에요?]

[산에 사는 물체.. 나무꾼... 잘 모르겠어.]

큰아버지는, 한 번 더 망원경을 들여다봤다.

괴로운 것처럼 신음하면서도 그것을 관찰하고 있었다.

[이 녀석.. 시속 몇Km일까, 정말 천천히 움직이고 있어. 도중에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하지만 확실히 여기로 오고 있는 것 같아. 언젠가는 도착하겠지.] 

[그럼, 빨리 차로 도망쳐요.] 

[소용없어. 이 녀석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는 한은... 아마도 지구 끝까지 쫓아올거야.
이것은 일종의 저주야. 사악한 시선이라고 해서 사시라고 해.] 

[어떻게 그리도 자세히 아세요?] 

[내가 일 때문에 북유럽에 머물러 있을 때, 그 나라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야. 아.. 우리가 살아나면 그때 이야기하자.]

[그럼 저 녀석이 올 때까지 여기에 있어야해요? ] 

[그래, 하지만 상관없어. 맞서 싸울 거니까.]



나는 여기에 틀어박혀 있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큰아버지의 의견은 달랐다.

큰아버지의 의견은 여기로 오기 전에, 어떻게든 대응하는 편이 좋다는 생각이었다.

저렇게 무서운 녀석이 있는 곳으로 갈 바에야, 도망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옛날부터 큰아버지를 의지하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나는 큰아버지를 존경하고 있었고, 결국 큰아버지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선글라스, 페트병, 약간의 식료품이 들어간 배낭과 가지고 있던 망원경과 야구방망이,

손전등 등을 챙겨서 뒷산으로 들어갔다.



어두워지기 전에 어떻게든 처리하자는 게 큰아버지의 생각이었다.

과연 그 녀석의 시선을 버텨낼 수 있을까? 선글라스가 있다고는 해도,

아주 가까이서 그 녀석의 시선을 견딜 수 있을까?

이런저런 불안감이 머릿속을 휘젓고 다녔다.

뒷산이라고 말해도, 제법 컸다. 망원경을 보면서, 그 녀석을 찾아다녔다.

큰아버지가 말하길,

[그 녀석은 우리를 목표로 움직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맞닥뜨리게 될 거다.]

너무 깊이 들어가는 건 위험하기 때문에, 500m 정도 간 곳에서 매복했다.



[관심만 돌리면 괜찮아. 관심만..] 

[어떻게?] 

[내 생각으로는, 일단 싫든 좋든 그 녀석에게 가까이 다가가야만 해. 하지만 절대로 똑바로 쳐다보면 안 돼. 비스듬히 째려봐. 무슨 말인지 알겠지?
눈길을 돌리고 곁눈질로 쳐다봐. 그리고 모아둔 오줌을 그 녀석에게 뿌리는 거야. 그래도 안 되면..우리의 고추를 보여줘야지..]

[네??] 

[사시라는 것은, 부정한 것을 싫어한다. 똥오줌이나 인간의 성기 같은 거..그러니까 죽진 않겠지만,
그래도 그 녀석의 관심만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다면,우리는 살아날 거라고 생각해.]

[그래도 안 되면요?] 

[도망치는 수밖에 없어. 차로..] 

나와 큰아버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와 불안 속에서 그 녀석을 기다리고 있었다.

교대로 망원경을 보면서...

시간은 어느새 4시를 지나가고 있었다.





괴담돌이 http://blog.naver.com/outlook_ex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