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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 때 우리 가족(나와 어머니)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의 변두리에 사는 삼촌댁으로 놀러갔다.
일단 하루를 쉬고, 우리는 스웨덴의 다른 지역을 관광하려고 아침 일찍 차를 한대 빌려서 출발했다.
중간에 다리가 불편한 15살 정도의 소녀를 만났다.
우리랑 가는 방향이 같다면 태워주는게 어떻냐고 하자 엄마는 좋다고 하셨고 소녀는 우리 차에 탔다.
우리가 오래된 묘지를 통과할 때 소녀는 차에서 내렸다.
나는 소녀가 차문을 열고 닫는 소리를 듣지 못한 것 같았지만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소녀는 금새 우리에게서 멀어졌다. 차는 시속 170킬로로 달리고 있었으니까.
마침내 우리는 스웨덴의 전통적인 모습이 잘 남아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나는 아주 배가 고파서 먼저 음식부터 먹자고 엄마에게 졸랐고,
우리는 역시 전통적인 요리를 만들어주는 식당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요리를 먹고 있는 동안 음식점의 한쪽 구석에 소녀가 보였다.
아까 묘지에서 내렸던 그 소녀보다 나이가 조금 적거나 혹은 조금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절대로 '그 소녀' 일 리는 없었다.
어머니와 나는 음식을 다 먹고난 뒤 그 마을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저멀리 풀밭 저쪽 끝에 소녀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무서워서 엄마 손을 꼭 잡았다.
오후 6시쯤 되자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겁을 먹은 나는 엄마에게 어서 삼촌댁으로 가자고 했다.
한밤중이 되면 도로에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삼촌댁으로 가는 동안에도 나는 차창 밖으로 몇번이나 그 소녀를 보았다.
내가 지금 미쳐서 환상을 보고 있는 거라고 계속 스스로에게 말을 걸었다.
다행히도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삼촌댁에 도착했다.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쉬고 있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의 친구분이었는데 이틀전에 딸이 죽었다고 하는 슬픈 내용의 전화였다.
엄마와 나는 며칠뒤 그녀의 장례식에 참가하였고, 관위에 놓인 사진에서 그녀의 생전 모습을 보게 되었다.
우리가 차에 태워주었던 소녀가 바로 이 소녀였다는 것을 우리는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죽은 장소는 우리가 그녀를 태워주었던 곳과 아주 가까운 아영지였다.
출처 http://blog.naver.com/keeper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