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떠다니는 것들

달달써니 2013.10.23 00: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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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자기 눈알을 뽑아버렸을 때, 대니는 별달리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동생이 태생적으로 멍청한 건 대니의 잘못이 아니었다.

대니는 그저 보통의 형들이 하는 일을 했을 뿐이었다. 동생 놀리기.

둘이 잔디밭에 누워서 테니스 공을 위아래로 던지고 있던 중, 자콥이 멍청한 질문을 했다.

"형, 하늘에 저 떠다니는 것들은 뭐야? 가만히 있으면 저것들이 움직이는 게 보여."


대니는 그게 날파리증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다들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동생은 모르고 있었다. 대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럴 수가, 너도 유령을 볼 수 있구나? 나만 보는 줄 알았는데!"

그 뒤는 쉬웠다. 자콥이 하늘에서 "유령"들을 보는 것을 잘 하게 되자,

대니는 그를 아주, 아주 가만히 앉혀 놓고 벽이나 창 밖으로도 그것을 보는 연습을 시켰다.

대니가 하나를 가리키자, 자콥은 형도 유령을 볼 수 있다고 철썩같이 믿었다.


자콥은 별달리 심각한 일로 받아들이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몇 주 후, 그는 겁에 질려서 자신을 맹인으로 만들고 응급실로 실려갔다.

대니는 처음에는 약간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동생과 조금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왜 네 눈을 파내버린 거야, 멍청아?" 대니가 부드럽게 물었다.

자콥은 마치 붕대 너머로 똑바로 바라보는 듯이 머리를 돌렸다. 대니는 소름이 돋았다.


"내가 한 게 아냐." 자콥이 속삭였다. 

"유령들은 보이는 걸 싫어해, 형. 그걸 참을 수 없어한다고. 그리고 형…"

자콥은 손을 뻗어 대니의 팔을 잡았다. "…조심해. 유령들이 형도 볼 수 있다는 걸 알아."






출처 : http://redd.it/xfmxt

번역 : http://neapolit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