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온다.
노크 소리에 잠을 설치는 일도 몇 번이나 있었다.
하지만 불만을 토로하러 갈 용기도 없거니와,
여자 혼자 사는데 괜히 해코지라도 할까봐 그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귀를 막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아침부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도어체인을 걸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본다.
"실례합니다. 경찰입니다."
"무슨..?"
"어젯밤 근처에 사고가 있었습니다."
"네?"
"혹시 어젯밤에 이상한 일은 없었나요? 피해자는 215호 남편입니다."
우리 집은 213호.
옆옆집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보다.
"215호 부인 말씀으로는 밤에 옆집에서 계속 쿵쿵 소리가 나서 남편이 항의하러 갔는데,
그 후로 계속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가보니 남편이 쓰러진 채로 죽어 있었다고……."
"으음, 혹시 그러면 옆집 사람과 싸운 게 아닐까요? 저도 그 소리때문에 잠을 설친 적이 많았거든요..."
그러자 경찰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 근데, 옆집 214호는 계속 사람이 살지 않았던 빈집이었습니다.
문도 잠겨 있어서 출입조차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