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 지방에서 기차로 통근하던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 사람은 N시라고 하는 곳에서 기차를 타고 있었는데, 구간이 짧아 20분 정도면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 날은 왠일로 자리가 꽤 비어 있었기에, 그는 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고 합니다.
눈을 뜨자 여전히 같은 기차에 타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창 밖의 풍경이 난생 처음 보는 전원이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멍해져서 [혹시 다른 노선으로 가는 열차에 잘못 탔나...] 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별 생각 없이 계속 타고 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옆에 앉은 노부부의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그러고보니 임자한테 참 고생 많이 시켰네. 미안하구만.]
[아니에요. 행복했어요.]
어쩐지 아련한 느낌의 대화였습니다.
눈 앞에 서 있는 여고생들도,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여러 곳에 가볼걸 그랬어.] 라고 말하고 있었다.
당분간 기차는 그대로 달려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차는 읽기 어려운 옛 한자가 7글자 정도 써 있는 이상한 역에 멈췄다고 합니다.
그 곳에서 승객이 3, 4명 내립니다.
시골의 무인역인 듯, 차장이 표를 받고 기차는 다시 출발했습니다.
기차에서 내린 손님은 논두렁을 따라 먼 곳으로 걸어갑니다.
[아침부터 일도 하지 않고 어디로 가는거지...?]
그는 이상하게 생각하며 바라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다시 기차는 출발합니다.
계속해서 이상한 이름의 역이 나타나고, 거기서 사람들이 몇 명씩 내립니다.
이윽고 저녁이 되어, 기차 안은 불도 켜지지 않고 어둠 속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만원이었던 전철도 어느덧 그를 포함해 2, 3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은 회사에 가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떠올리고 차장에서 다가갔습니다.
[M역에는 언제 도착합니까?]
차장은 [손님, 표를 보여주시죠.] 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는 열심히 표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표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차장은 엄청나게 화를 냈다고 합니다.
[손님! 표 없이 올라타면 안 됩니다! 이 기차는 임대 기차입니다! 빨리 내려 주세요! 내려요!]
그는 차장에서 목덜미를 잡혀 기차에서 던져졌습니다.
기차에서 던져진 그는 하필 강을 건너가는 도중이어서, 암흑 속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라...? 여기는?]
그것이 눈을 뜬 그가 처음 말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시립 병원에 입원에 있었고, 코와 기관지에 관이 여러 개 삽입되어 있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시간은 이미 밤 9시.
그가 탔던 기차는 역의 정거장에 부딪혀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는 아침부터 그 때까지 정신을 잃고 위독했던 상황에서 겨우 살아났던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관동 근교의 철도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고로, 당시 겨우 목숨을 건진 이가 들려준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