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어째서인지 정작 누우니까 잠이 안 오는 겁니다
그래서 눈을 감고 한참 동안 잠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온 몸에 서늘한 한기가 느껴지며
제
귓가에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저는 올 것이 왔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이전까지 환청도 많이 겪어봤던터라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그 소리는 밤새도록 들려왔고 저는 결국 뜬 눈으로 밤을 새야만
했습니다
아침이 되어 학교에 가기 위해 씻고 나서 머리를
말리려는데 문득 화장실의 거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거울 안에
비치는 제 모습 바로 뒤에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저씨가 저를 바라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는 걸 알리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하며 그 아저씨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필사적으로 담담하게 거울을 뒤집고 집에서
뛰쳐나갔죠
그렇지만 이후에도 그 아저씨의 모습을 보는 일은 계속
일어났습니다
아저씨는 의미 없이 이 방 저 방을 왔다갔다 하고 화장실에도 나타나다가
갑자기
스르륵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리고 밤만 되면 제 귓가에서는
휘파람이나 꽹가리 소리가 울려 퍼졌죠
그 탓에 저는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고 살도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귀신 들린 집에서 사는 동안 제
몸무게는 15kg이 빠졌고
저희 부모님은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으셨던지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집을
구해주셨습니다
그렇게 그 집을 떠났지만 저는 아직도 거울이
무섭습니다
벌써 6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저희 집에는 거울이
없습니다...
-무서운이야기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