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타카시가 중학교 2학년 때 겪은 일이라고 한다.
그 날 타카시는 동아리 활동을 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주택가를 걷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가로등이 곳곳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주택가라고 해도 도로는 무척 어두웠다.
왠지 기분이 나빠져서 타카시는 걸음을 더욱 빨리했다.
집 몇 군데를 지나 공터에 나오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키로 보아서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아이 같았다.
[이런 시간에 여기서 뭘 하는걸까?]
의심스럽게 생각하면서 앞을 지나쳐 가려고 하자 그 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제 4 공원은 어디에 있나요?]
[어?]
타카시는 발을 멈추고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조금 더러운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소년이었다.
언뜻 보인 손발에는 흉터 같은 것이 보였다.
하지만 얼굴만은 너무 어두웠던터라 보이지가 않았다.
[네번째 공원이라... 음...]
이리저리 소년을 살피며 타카시는 생각했다.
물론 타카시가 있는 곳 주변에는 공원이 많았다.
야구장이 안에 있을 정도로 큰 첫번째 공원.
작지만 놀이기구가 많은 두번째 공원.
큰 모래와 체육시설로 구성된 세번째 공원.
하지만 네번째 공원이라는 것이 있었던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타카시에게, 소년이 손을 뻗었다.
[안내해주세요.]
그것은 밝은 목소리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차가움이 느껴지는 것이었다고 한다.
타카시는 순간 두려움을 느끼고 반사적으로 손을 쳐냈다.
그 순간 소년의 모습은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마치 물 속에 먹물 한 방울을 떨어트린 것처럼.
타카시는 겁에 질려 전속력으로 집에 도망쳐왔다고 한다.
다음날 지도를 뒤져보았지만, 네번째 공원이라는 곳은 지역 어디에도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