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네이버 아이디 휘랑(mss6325)님이 투고해 주신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직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학교에 두고 쓰고 있던 교과서와 참고서가 너무 많아 혼자 들고 가기에는 너무 벅차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저는 교실에서 어머니를 기다렸습니다.
같이 기다려주던 친구는 먼저 일이 생겨 돌아가고, 어느새 저 혼자 교실에 남게 되었습니다.
밖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있는 것이 지루해진 저는 화장실이라도 가기 위해 교실을 나섰습니다.
제가 있던 교실은 3층 복도 동쪽 끝이었는데 화장실은 반대 쪽인 서쪽 끝에 있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건물이 워낙 오래 되었고 복도가 유난히 길어서 가는 게 좀 꺼려졌지만 그래도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화장실 앞에 무언가 아른아른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흰색 옷을 입은 여자였습니다.
처음에 저는 그것이 3학년 선배인 줄 알았습니다.
서쪽 복도에는 3학년 교실이 있기 때문에 두고 온 물건이라도 찾으려 온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여자가 입고 있는 옷은 우리 학교의 교복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는 갑자기 화장실로 쓱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도록 여자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저는 화장실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화장실 어느 곳에도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 곳이 1층이었다면 창문으로라도 빠져 나갔을테지만 그 때 제가 있던 곳은 3층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제가 화장실로 들어가기까지의 그 짧은 시간에 모습을 감췄다는 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저는 서둘러 교실로 돌아갔습니다.
다행히 잠시 뒤 어머니와 동생, 수위 아저씨가 올라와서 저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 날따라 왜 그렇게 교과서가 무겁게 느껴졌던지...
출처 (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 http://cafe.naver.com/theepitap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