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찻집의 '귀율'님이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 입니다.
저에게는 한 선배님이 계십니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유능한 직장 선배인데 매일같이 저를 챙겨 주시고,
저의 일에 대해 매일매일 지적 해주시고, 무척이나 신경 써 주시는 분입니다.
선배님과 술을 마시면서 들은 이야기 입니다.
선배는 신입사원 때, 강릉에 있는 본사 직영점에서 일을 하셨다고 합니다.
본사 직영점이라고 해서 거창한 곳이 아니라
직원 10명 남짓 밖에 없는 에프터 서비스를 해주는 소형 매장이었다고 합니다.
선배님께서 지방으로 내려가셨을 땐, 한창 성수기라 사람들이 온 동네에 북적거렸다고 합니다.
놀러 온 피서객에서부터 시작해서, 장사를 위해 몰려온 장사꾼들까지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보니,
일을 하는 동안 머무를 곳을 찾기가 마땅치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전단지를 보고, 지역에서 약간 떨어진 한 빌라가 비었다는 것을 알게되어
그 곳으로 가 머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이었습니다.
신입 사원 환영회를 해 밤늦게 취해 선배님은 집에 택시를 타고 도착했다고 합니다.
비틀거리며 1층을 지나 2층을 올라가는데 복도에 있는 등이 깜박깜박거리는 것이었습니다.
3층에서도, 또 4층, 선배님이 사는 층에서도 등이 깜박깜박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선배님께서는 지방이라 밤에 전기가 잘 들어오지 않는구나 라고 술김에 생각해
비틀거리며 선배님의 방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얼른 선배님은 자신의 방을 찾아 가서 열쇠를 꽂아 넣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열쇠를 돌리려 힘을 줘도 돌아가지 않자 선배님은 문고리를 세차게 돌렸다고 합니다.
술을 마시면 사람이 강해 진다는 말이 있듯이 문을 박살내려고 발로 차기까지 했답니다.
가뜩이나 시골이고, 주변에는 아무런 소음도 없어
선배님께서 문을 발로 차려는 소리는 정말로 크게 들렸었나 봅니다.
물을 쿵쿵 차고 두드리는데 갑자기 방안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 어떤 놈이야! “
방안에서 욕을 하면서 금방이라도 문을 열 것처럼 달려 나오는 소리가 들리 덥니다.
그리고 같은 층 라인에 있었던 다른 집들도 무슨 일인지 보려고 문을 열려 했답니다.
선배님은 깜짝 놀라 방의 호수를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술에 취한 상태에서 옆 방 문을 열고 있었던 것이 였습니다.
선배님은 죄송하다는 말을 큰 소리로 외친 채, 원래 선배님 방으로 재빨리 들어갔다고 합니다.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선배님은 그 날 골아 떨어졌다고 합니다.
다음 날, 옆 집을 찾아가서 잘못을 빌기 위해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리 나오지 않아
사무실에 계신 주인 집에 이웃집들에게 죄송함을 전해 드리라고 부탁하려고 주인집을 찾았답니다.
주인집 아주머니께 이 이야기를 했더니 아주머니는 파르르 떨면서 얼굴이 하얗게 질리셨습니다.
아주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에 저도 떨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는 지금 입주가 진행되지 않아 선배님만 제외하고 아무도 살지 않고 있다고 했답니다.
또 지방이라 밤에는 개인 발전기를 돌려야 되어 밤 중에는 등도 꺼 놓는다고 합니다.
선배님이 보신 깜박이는 등과 이웃집 소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선배님은 그 날 바로 짐을 싸고 겨우 구한 빌라에서 나올 수 밖에 없으셨답니다.
선배님은 가끔씩 그 날 생각이 들 때면 몸을 떠신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저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배님께서 그 날 끝까지 밖에 계셨다면 제 직장 생활이 더 편해 지지 않았을까?
란 생각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습니다.
출처 ( 괴담 찻집 : 우리의 괴이한 이야기 http://gyteahouse.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