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 이름 : 당신의 뒤에 무명씨가 · · · 투고 일 : 03/09/05 11:39
몇년 전, 두 달 정도 도쿄로 출장갔을 때의 일.
가부키쵸에서 놀고, 정신이 들어보니 막차도 끝.
택시를 타면 꽤 많은 금액이 나올 것 같아서 휴일이 다음날이었기 때문에 비디오 가게에 머물렀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새벽 5시가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겨울이라 추웠지만, 첫 전차가 올 때까지 그 주위를 걷기로 했다.
담배를 자판기에서 구입하고, 비닐을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했는데,
손이 미끄러져 지갑이 쓰레기통 안에 떨어졌다.
상당히 어두웠기 때문에 손으로 더듬거리면서 찾고 있었는데,
안쪽으로 들어갔는지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한동안 더듬거리다 찾았다 싶어 잡았는데,
잡고보니 생각보다 두꺼웠다. 뭔가 싶어서 형태를 만지작 거려봤더니,
종이에 싸여져 있었지만 분명히 권총.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서둘러 지갑을 찾아내서 역으로 향하는데,
일분도 지나지 않아 어딘가의 그늘에서 나온듯한 두 남자에게 길을 가로막혔다.
한 사람은 쓰레기통 쪽으로, 선글라스를 낀 다른 사람은
"어이, 저기에서 뭐하고 있었던거야"라고 물어왔다.
내가 상황을 설명하면서 쓰레기통쪽을 쳐다보려 하자
그 남자는 "곁눈질하지마"라고 고함쳤다.
어쨌든 권총 이야기는 하지 않고, 지갑에 대한 것만 설명하였다.
상대의 선글라스에 뒤의 남자가 휴지통에서 뭔가를 꺼내는 모습이 비쳐졌고,
뭔가 OK 사인같은걸 하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끝.
진짜 끌려가서 살해당하는 줄 알았다.
출처 : 구운바나나의 공포게시판(http://bakedbanana.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