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의 비디오(11)

달달써니 2013.03.17 05:52:43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FztR0





도사가 비디오덱에 테잎을 넣고 재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2분정도는 노이즈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아무 전조도 없이 갑자기 영상이 시작되었습니다. 화상이 거칠어 트래킹을 조절하여 겨우 볼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마을의 풍경이었습니다. 시간은 밤이 틀림없었습니다.


상점의 네온사인이 꺼져 있는 것을 보니 아마 깊은 밤이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카메라는 고정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음성은 수록되어 있지 않은 듯 했지만 비디오가 낡은 탓인지, 촬영장비가 좋지 않아서인지 가끔 끼릭 끼릭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오른쪽으로 ㅇㅇ병원 간판이 보입니다. 응급병원인듯 합니다. 마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중규모의 병원입니다.


왼 쪽에는 전당포 간판이 보입니다. 그 병원과 전당포 사이에 도로가 나 있습니다.


일방통행 표시가 있는 걸로 보아 자동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너비입니다.


그 도로의 저 멀리 한 가운데 소형 컨테이너 트럭같은 것이 멈춰있습니다.


하지만 컨테이너 트럭이라고 하기에는 상부가 산같은 모양으로 솟아 있는 것입니다. 대체 무엇인지... 


멈춰 서 있는 듯 보였지만 그게 아니라 조금씩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이윽고 그것의 윤곽이 확실해졌습니다.


그것은 컨테이너 트럭이 아니고 뭔가 다른 물체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그러한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주변 경치와 비교해 보면 그 크기는 높이 2미터 ~ 2.5미터정도 될까요. 폭은 딱 자동차만했습니다.


그것은 조금씩, 확실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가까이 왔을 때 그것은 사람이 끌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리어카나 포장마차를 끄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끌고 있는 것은 허리가 구부정한 노파였습니다. 대체 저렇게 작은 노파에게 거대한 물체를 끌 힘이 있는 걸까요?


아무래도 바퀴같은게 달려있는 것 같긴 했지만... 하지만 그 노파는 그것을 끌면서 한 걸음씩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무거운 것을 끌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노파의 상반신은 앞으로 기울어지고, 고개숙인 얼굴에 백발이 내려와 있었습니다.


때문에 노파의 얼굴표정은 볼 수 없었습니다.


이윽고 노파가 입고 있는 기모노의 무늬까지 확실히 볼 수 있을 만큼 다가왔을 때 돌연, 다른 영상이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순간적으로 일어났고 일시정지를 누르지 않으면 무엇이 찍혔는지 확인할 수 없는 짧은 영상이었습니다.


그 후 원래 영상으로 돌아온 뒤, 한 번 더 같은 영상이 찍혔습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길었지만 1초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 번 더 노파와 리어카같은 것의 영상으로 돌아갔나 생각했지만 그 후 갑자기 영상은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까지 노이즈가 이어질 뿐이었습니다. 



c0011149_1135461.gif



아까 순간적으로 찍힌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 그 장면까지 되감고 그 부분에서 일시정지를 눌렀습니다.


화상이 거칠어 몇 번인가 영상을 조정하자 그것이 무엇인지가 판명되었습니다.


그것은 놀이터인듯 했습니다. 높이가 다른 철봉, 작은 모래사장... 미끄럼틀도 시소도 없는 작은 놀이터였습니다.


그리고 모래사장에 웅크려 앉아 노는 작은 여자 아이가 한 명... 나이는 4~5살 일까요? 빨간 옷을 입고 무심히 놀던 소녀. 


맞은 편에는 낡은 2층 목조 아파트가 보였습니다. 그 때 도사는 그 배경 아파트 창문 하나를 가리켰습니다.


저는 가리킨 곳을 주의해서 보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아주 조금이었지만 유리창에 사람 그림자가 찍혀 있었습니다.


각도를 봐선 그것은 소녀를 찍고 있는 촬영자가 유리창에 찍힌 것 같았습니다. 


하얀 옷, 잘 빠진 몸매에 긴 머리... 한 손에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놀고 있는 딸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는 어머니. 흔하디 흔한 일상의 풍경... 하지만... 마지막에 등장한 영상도 완전히 같은 놀이터였습니다. 


확실히 해두기 위해 빨리감기로 확인해봤지만 나머지는 모래폭풍이 계속 부는 모습이었습니다.


실제로 어떤 영상이 찍혀있는 것은 7~8분이고 나머지는 노이즈가 이어지는 비디오... 


특별히 뭔가 무서운 것이 찍히진 않았지만 이 기분나쁜 감정은 비디오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은 무리겠죠.


저는 몇 가지 신경쓰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먼저, 그 리어카와 같은 것은 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거대한 물체를 작은 노파가 끌 수 있는 것일까요?


게다가 도중에 알아챈 것인데, 노파이외에 사람과 차는 일절 찍혀 있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심야에 활영한듯 했지만 그렇다해도 10분 가까이 사람이나 차가 지나다니지 않는다는 것은 역시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체 누가 언제, 무슨 목적으로 이런 것을 촬영한 것일까?


그리고 그 놀이터의 영상... 아파트 창문에 찍힌 여성...


그것은 토모코라는 대학생이 보았다는 하얀 옷에 긴 머리의 여자가 아니었을까? 


게다가 그 아파트는... 어제 내가 본 꿈에 나온 아파트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저에게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틀림없이 그 아파트이고 그 여성은 그 아파트 1층 한 가운데 방... 3호실에 살고 있는 ...


그리고 그곳에서 무슨일이 있었다...


그것을 어떻게 아는지 저로서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왠지 그것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말해두는건데 붉은 옷의 소녀의 이름까지 알수 있었던 겁니다. 


그 아이의 이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