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해봐도 어처구니가 음스므로 음슴체
1. PC방 진상커플
회사컴퓨터가 보안문제로 인터넷이 너무 느리길래 답답해서 피씨방에 가서 PPT 만들며 일하는 중이었음
이 피씨방이, 어지간한 피씨방들보다 컴퓨터 사양도 엄청 좋은 편인데다가 대부분 좌석이 듀얼모니터, 와이드모니터, 혹은 피벗모니터라
워드니 ppt니 인터넷 창이니 이거저거 잡다히 띄워놓고 일하기 좋음
(회사나 집이나 듀얼쓰다 보니 모니터 하나로 일하는게 불가능해지고 있음 ㅎㄷㄷ)
어차피 일할거고 오래 일하겠다 싶어서 피씨방 오기전에 올리브영에서 7D 건망고 4개랑 하리보 콜라젤리 2개를 사서 갔었음.
일할때는 달달한거 먹어주며 일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음.
한 30분 일한 시점이었나, 옆자리에 왠 커플이 착석함, 둘이서 카트라이더를 하기 시작했는데 떠들어대는 소리가 좀 거슬렸지만
공공장소인데 뭐 어때 하면서 일하고 있었음.
ppt 슬라이드 만들면서 건망고 질겅질겅 씹어먹고 있는데 커플중 여자가 남자에게 이야기하는게 들림
여: 자기야 건망고 저거 맛있겠다
남: 이번판 끝나고 주문해 바탕화면에 주문버튼 누르면 시킬수 있어
요즘 피씨방들 음료나 과자류 주문하는 버튼 있는거 다들 아시쥬? 그 이야기 하는거같았음
근데... 그 건망고는 피씨방에 판매하지 않는 제품이었음. 내가 따로 사온거...
속으로 혼자 '이거 여기 안파는데...;;' 라고 생각만 하면서 일하고 있는데 조금있다 이 커플의 대화가 내 달팽이관에 꽃힘
여: 알바가 망고는 없다는데? 자기가 카운터 가봐
남: 응 잠시만
하더니 카운터에 가는거임, 그러나 카운터 가면 뭐하나, 당연히 없겠지
그리고 돌아오더니 여자가 찡찡거리기 시작했음
여: 나 저거 먹고싶은데... 나 밀가루 별로 안좋아해서 과자 안먹는데... 나 다이어트 중이라...
...속으로 생각한건데... 건망고 이거 설탕에 겁나 절여둔거라 사실 다이어트에 절대 좋지 않은데... 허허허... 하고 생각했음
그때 남자가 말을 걸었음
남: 저기요... 그 건망고 어디서 사신거에요?
본인: 아 이거 올리브영에서 사왔어요, 올리브영이나 왓슨스 같은데 가면 팔아요
진짜 친절하게 알려주고 다시 일을 하려는데
여: 여러개 사오셨는데 하나만 파시면 안되나요?
라고 갑자기 훅 나에게 질문을 하는거임; 근데 나 먹으려고 가져온거라 그럴 생각이 없었음.
본인: 아 그럴 생각은 없구요, 피씨방에서 한 5분만 걸어가면 올리브영 있어요 ^^
상식적이라면, 여기서 그들과 나의 대화는 끝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정말 위한다면, 후닥 가서 사오겠거니~ 했다
그때
남: (5천원을 내 책상에 던지며) 그냥 좀 파세요~ 얘가 지금 먹고싶어해서 ㅎㅎ
이러면서 건망고 두개를 그냥 슥 가져가는게 아닌가!
진짜 순간적으로 어처구니가 가출하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7d건망고 두봉지는 5천원을 넘는다. 보통 한봉지에 3000원에서 3500원에 시세가 형성되어 있는데!!
본인: (5천원을 다시 건네주며) 죄송한데 팔 생각이 없다니까요?
이 시점에서 본인은 이미 어처구니가 좀 상실된 상태였는데 그 다음 멘트에 열받기 시작했다
남: 아 많이 사오셨으면서... 좀 팔면 덧나나 18...
18? 십! 팔???? 2X9??? 3X6 ????
아니 내가 29살먹고, 아무리 많이봐도 아직 반오십 안된 느낌의 커플에게 왜 루트 324를 들어야 하지? 싶어서 빡이 치기 시작했음
본인: 짜증나게 하지 마시고, 그냥 제 물건 주시고, 게임 즐겁게 하시다 가세요, 그쪽한테 욕먹을 이유 없으니까
근데 이 남자는 계속 혼자 궁시렁궁시렁 욕지꺼리를 해대고, 여자는 계속 징징거리면서 망고 저거 다쳐먹으려그러나 궁시렁 궁시렁 하는거임
그래서 나도 그때부터 일하면서 궁시렁 거렸음
본인: 아... 다리에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왜 그냥 가서 사오면 될껄 진상떨지.... 정신에 문제가 있나...
그랬더니 남자가 개새끼 소새끼 하면서 이제 욕짓거리를 막 해대길래 짜증나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했음
본인: 한번만 더 욕하면 경찰 부를거고, 나 지금부터 핸드폰 녹음어플 켜놓을거니까 알아서 하세요.
남자놈, 혼자 말도 못하고 진짜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더니 키보드를 쾅! 침.
근데 여기 피씨방 키보드 덕키 기계식임... 그것도 전좌석...
바로 사장님 호출해서 이 키보드 고장났는지 체크해보라고 했음
근데 진짜 고장났나봄, 결국 그 남자놈 키보드값 십만원 넘게 물어주고 피씨방에서 퇴장함
여기서 이미 되게 웃겼음, 아니 왜 건망고에 저렇게 혼자 난리법석을 떨다가 감정조절 못하고 저렇게 발악하나... 싶어서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7D망고는 맛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