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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2ch] 상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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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간에, 이것들은 마사씨의 범주가 아닌 모양이다.


마사씨가 다루는 것은, 의식을 거치지 않고 신사나 사당을 파괴해서 신을 성나게 하거나,


도둑 맞은 신사의 고신타이(역주 : 일본에서는 신들이 눈에 비치지 않는 영적인 ‘형체 없는 신’으로 되어 있지만,


어떤 장소나 물건에 달라 붙는다고 하여 달라붙었던 장소와 물건을 미다마시로, 고신타이 라고 부르며 신성시한다)나


절의 본존을 아무도 모르게 사버려서, 일족이 근절될만한 지벌을 받았을 경우라고 한다.


이야기를 듣고나서, [그런 천벌 받을 짓거리를 하는 놈이 있는가?] 라고 물어보니,


한국인 중에는 신사의 불각을 훔친 후에 물건을 팔거나,


신사나 사당에 불을 질러서 부수거나 하는 패거리가 지금도 적지 않게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한국인은, 자신의 마음 속에 신을 가지지 않는 민족이며, 타인이나 타민족의 종교와 신앙에 대한 배려심이나,


그 대상에 대한 두려움 마저 없는 민족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런 짓을 하면 일본인이라도 지옥으로 가는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요전에 말한 것 같이 급이 높은 신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한국인의 경우에는 심각하기 때문에,


일족 전원이 천벌을 받고 대가 끊어지는 위험이 있는 모양이다.


한 가문의 대가 끊어질만한 수준의 천벌을 받게되면, 지맥이나 철말뚝을 이용한 방법을 사용하기 전에,


그러한 사악한 기운을 전부다 막아내지 못하고, 결국에는 한 가문의 대가 지벌로 인해 끊어져 버리는 것이다.


특히 지벌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것들. 다시 말해, 기도나 신앙의 대상이었던 것을 물건처럼 취급하고 돈으로 사고 파는 행위는,


대단히 강한 지벌을 받게 된다고 한다. 영력이 높은 물품은 먼 훗날까지도 저주를 내리고,


위와 같은 경우처럼 매매행위가 이루어진 것들은, 세속의 더러움이 합쳐져서, 대단히 성질이 나쁜 악령이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출처가 불분명한 골동품, 그리고 종교적인 물품들은 매매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한다. 

 


며칠 후, 우리의 몸상태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상태로 회복되자, 마사씨는



[이제 너희들의 지벌은 반 정도 괴멸시켰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일전에도 말했듯이, 겉의 상처보다 속의 상처가 더 중요하다고. 이제부터는 그것들을 치료할거야.]



우리는 긴장을 했다. 겉의 상처를 치료하는데도,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과연 속의 상처는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막상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망할, 죠센진들.]



솔직히, 나는 이 일이 있기 전까지 한국인에 대한 감정은 없었다.


있는지 없는지 관심도 없었고 별로 안중에도 없는 부류의 민족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일이 있고나서 한국인, 한민족에 대한 나의 적개심은 날로 커져만 갔다.


나는 계속해서 P와 함께 상처를 치료하면서 마사씨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인들이 모시는 신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들이 기독교와 불교 및 천주교 같은 신흥종교가 들어온지


거의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들은 애초에 조상신을 모시는 유교적인 관점에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이라는 나라에게 있어서는 중국은 그들의 문화적 정신적 스승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인들은 한국에게 성리학적인 사상의 기초를 전파했다. 한국인들은 그들이 사대하고 있던


그 당시의 중국의 한족 및 기타 이민족이 세운 국가에 항상 속국의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신. 즉 조상신을 신으로 여기는 새로운 종교를 만들어 낸 것이기도 하다.]



나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중국인과 한국인의 지벌적인 개념과 사상이 다른 것인가?] 라고 물어보니


[그것은 바로 한국인, 한민족이라는 민족의 특수성 때문이다.] 라고 대답했다.


한국인들의 조상들은 옛 부터, 북쪽으로는 중국 남쪽으로는 일본에게 사대하고 문물은 전수 받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서 온전한 문화란 없다. 그들의 오랜세월에 걸쳐온 열등감과 자괴감.


다시 말해, 자신들의 비참한 처지. 타국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배우기만 하는 그들의 특수성과


앞에서는 목숨이라도 내놓을 듯, 따르는 척. 뒤에서는 언제든지 비수를 숨기고 있는


그들의 민족적인 특성이 한국인의 종교적인 사상과 지벌적인 개념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 나와 P는 마사씨의 치료를 계속해서 받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에 고통스럽고도 힘든 과정도 많았지만 참아낼 수 있었다.


하긴, 참아내지 못하면 어쩌겠는가. 상대는 신이다. 무조건 참아내야 한다.


그리고 드디어 그 날이 찾아왔다. 어느 날, 마사씨가 우리를 불렀다.



[이쯤하면 너희들의 상처는 거의 완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 중요한 일이 남았어.]



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얼마면 되는거야?]



그러자, 마사씨는 혼자서 헛웃음을 짓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어이. 너무 그렇게 서두르지 말라구. 너희들을 구제해준 대가로 돈을 받기에는 너무 이 일이 커져버렸어. 난 너희의 도움이 필요해.]



처음에는 나와 P는 마사씨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너희의 도움이란건, 내가 일전에 말했듯이, 우물의 악령은 너희의 상처를 입힌 생령의 대모격이 되는 거야.


그것이 바로 근원이지. 그것을 물리쳐야해.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나 또한 그 악령을 없애야만


너희의 지벌을 대신해서 내가 받게되는 것을 막을 수가 있어. 대가는 이거면 충분하다.]



나와 P는 서로 쳐다보다가 이내 P가 말을 꺼냈다.



[하지만 어떻게? 우리는 그냥 일반인인데? 어떻게?]



[내가 너희에게 능력을 부여해주겠다. 하지만, 이 능력은 어디까지나 한정적이라는 걸 인지해줬으면 해.]



그로부터 몇시간에 걸쳐서 나와 P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한 어떤식으로 도움을 주게 되는지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자세한 설명은 힘들지면 요약하자면, 나는 영에게 물리적인 공격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 받아서,


영과의 싸움에서 제 일선에 서서 직접적으로 맞서 싸우는 역할을.


P는 뒤에서 보조해주는 역할이지만, 영의 흐름과 움직임 등을 파악하고 봉쇄하는 능력을 부여받았다.



마사씨는 우리가 영들과 잘 싸울 수 있도록 치료 및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렇게, 우물의 악령을 처단하기 위해서 3인이 뭉치게 되었다.


우물의 악령과 싸우기 위해서는 당연한 말이지만, 우물로 가야한다. 하지만 그 우물로 가는 길이 험난하다.


우선 우리가  마사씨가 쳐놓은 결계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


그 결계 밖은 온갖 잡귀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우리는 맞서 싸워야만 한다.


우물로 가기 전날 밤. 나와 P, 그리고 마사씨는 몇달만에 술이라는 것을 마시게 되었다.


그 순간 만큼은 서로가 친구사이 같았다. 서로의 고민이나 목표와 앞으로 할 일들에 대해서 의논하거나


여자 이야기에서 부터, 한국인과 관련된 지벌의 특징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러나 우물과 관련된 이야기는 의식을 한 것인지 아닌 것인지는 몰라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내심 긴장을 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들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잠 자리에 들었다. 






괴담돌이 http://blog.naver.com/outlook_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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