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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테크...

 제가 고3이었을 때의 일입니다. 



1.

저는 군산 기계공업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3학년 실업계 학생들은 취업을 나가게 되기 때문에 저도 여름방학이 끝난 후에 전북 정읍에 있는 **테크라는 곳에 취업을 했습니다.



이곳엔 야간작업때 사용하거나, 칩[공작물 깎으면서 나오는 쇳밥]을 버리러 가는 폐건물이 하나 있었습니다.[폐건물이라 부르는데, 사용하긴 사용합니다]



처음에는 [여기가 뭐 어떻다...] 라는걸 들은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일주일 좀 안되었을 때 그곳에 1년 전부터 와있던 학교선배님께서 이상한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폐건물 알지? ...거기에 귀신 나온다.



저는 선배님께서 폐건물의 그 음산한 분위기를 이용해서 괜히 저를 겁주려고 하는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사장님께도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시니, 뭔가 이거 짜고 놀리시는 게 아니가... 싶었습니다. 솔직히 설마설마 하면서 믿진 않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무섭지 않습니까?



그러던 어느 날, 아마 보름 후였을 겁니다.



저는 야간작업을 하게 되어 작업을 마치고 한밤중에 돌아가는 중이었는데, 돌아가는 길에 본 폐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웬일이지?] 하고는 불이 커진 창문을 봐라봤습니다만, 창문으로 왠 머리 긴 아저씨가 저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오늘 야간작업이 저밖에 없는 걸 알기에 누굴까 하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그 아저씨는 아무런 움직임 없이 저를 쳐다보고만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소름끼치는 그 눈빛.



그래도 제가 오늘의 야간작업이었기에 수상한 사람이면 어떻게 조치를 해야 했기 때문에 폐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게 되었습니다만...



순간 저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폐건물은 높이가 약 4층 정도 되고, 컨테이너박스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즉 2, 3, 4층이 없는 1층 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천장에 매달려서 저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아저씨와 직접 눈이 마주 치는 순간, 저는 기절했습니다.



정신 차렸을 때는 기숙사 안이었고, 다른 분들이 리어카 안에서 자고 있는 저를 데리고 왔답니다. 진짜 막상 귀신을 보니, 도망갈 힘은커녕, 소리도 못 질렀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2.

어느 날. 저는 선배 두 명과 함께 그 폐건물 안에서 선반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업하고 있노라니, 갑자기 이상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정식아... 정식아...



누군가 제 이름을 부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선배들은 작업을 하고 계셨기에 선배님들의 목소리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설마?] 하면서, 작업을 계속 하는데 ...다시 소리가 들렸습니다.



정식아... 정식아...



그리고 그때! 그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 제 등을 툭툭 쳤습니다. 놀라서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놀라서 선배님들에게 뛰어갔지만, 선배님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묵묵히 다시 작업을 하는 데, 역시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 제 등을 툭툭 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 일이 계속 반복되어서 그 날은 일을 빨리 접고 들어왔습니다.



3. 

마지막으로 귀신을 본건, 다른 선배님과 지게차를 타고 놀던 때였습니다. 물론 이때도 해가 진 저녁으로 둘이서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만, 갑자기 선배님께서 아무 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었습니다.



선배는 아무 말도 안한 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표정과 함께 손가락으로 어느 곳을 가리켰습니다. 선배가 가리키는 곳은 저의 공업사에서 한 200미터는 충분히 떨어져 보이는 논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유심히 [뭔가~?] 하고 보고 있는데...



멀리서 허연 한복을 입은 남자가 천천히 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저게 뭐 어쨌는데?] 라고 생각했는데, 순간! 제가 보고 있는 가운데 천천히 걸어가던 그 사람이 갑자기 모습이 안 보였습니다. 눈을 떼지도 않았는데, 사라져 버린 것 이었습니다!



당황하는 순간, 사라진 자리에서 조금 더 이동한 거리에서 갑자기 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몇 초 걷다가, 보는 앞에서 또 없어졌다, 나타났다...



말할 필요 없이, 저희들은 지게차 버려두고 도망갔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생전 처음으로 귀신을 본 얘기 입니다. 못 믿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테크에서 조금만 지내다 본 사람들은 절대로 부정 못하는 사실입니다.



[추신] 결국 저는 **테크를 나온 후, 공부를 해서 대학에 갔습니다. 물론 귀신이 무서워서 그랬다고 말은 못하지만, 부인은 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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