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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장편 스릴러] Logging : 알려져선 안 될 이야기 7
-7-









얼마나 무거운 침묵이 흘렀을까..
문밖 복도쪽에서 발자국 소리가 점점 문쪽과 가까워지고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야 문열어" 







나와 병찬은 서로 눈을 마주치곤 문고리와 정실장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나이프를 왼쪽 허리춤의 칼집에 끼워넣으며 문을 열어주라는 듯 턱을 문고리쪽으로 가르킨다.
병찬이 문을 열자 눈은 쫙 찢어지고 광대뼈는 툭 튀어나온 파마머리의 야비하게 생긴 중년 남자가
병찬을 째려보는지 쳐다보는지 알수없는 눈빛으로 







"와땨매..무거워 죽것네 뭘 밍기적대.. 이새끼야..빨리 딱! 열것이지 에씨.."







"죄송합니다.."







신경질 적인 말투와 함께 박스를 내려 놓고 이리저리 자신의 옷을 둘러보며 손으로 털어 재낀다.
정실장을 보고선 붕뜬 파마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자. 가벼운 목례로 답한다.
그러곤 각서를 다쓰고 선거 출마라도 한듯 비장한 표정을 짓고있는 도박꾼에게 다가가 어깨 동무를 한다.







"방사장님 딸래미가 곧 결혼한다고~? 축하혀요~ 오늘따야 딸래미 혼수라도 딱! 해서 보내지 않것소? 여그 딱! 1억 가지고 왔응게.. 
화끈하게 오늘 조저블고 크게 불려가지고 집에 딱 양손 무겁게 가야죠 돈다발로다가 허허허..그건 그렇고 시간이 긍게.."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방사장님에게 보여주며





"자아...딱!지금 3시 지났응께 잉~ 마감 6시까지 앞으로 3시간정도 딱! 남앗구먼?빠듯하고만~그때 까정 딱! 원금 상환을 시마이 해야 ~집에 형수님과 금쪽 같은 딸랑구한테 돈다발과 함께 딱! 보내드리는디 그렇게 못하믄 방사장님의 몸은 뭐 말안해도 다알것지만 ...굳이 말하자믄 딱! 우리 소유가 된다..뭐 이거것지요??? 설명은 딱! 여그까지 하것고 인자 지장 찍으쇼.."





방사장은 잠시 망설이며 소매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고선 결심한듯 엄지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각서에 꾹 누른다.







"병찬아 뭐허냐~ 딱! 사과상자랑 들고 앞장 딱! 서서 방사장님 모시고 가지 않고~"







"예!"







그렇게 병찬이 앞장서서 방사장과 나가자 나를 쳐다보곤 정실장에게







"실장님 야는 누굽니까?"







"저 친구 그때 말한 그 친구야"







비웃듯 콧방귀낀다.파마머리의 그가 전구 불빛을 스치며 나에게로 다가온다.







"아가..뭐 헌다고 딱~! 거기서 조용히 있제.. 까불어가꼬 여까정 오냐..엉? 여그서도 까불믄~ 딱! 홍익인간 될 생각혀라잉?"







'홍익인간??사람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고선 정실장에게 인사를 한후 방사장의 서류와 함께 문밖으로 나간다.







'제길..정실장과 단둘이 남게되버리자나...'







다시 무거운 침묵이 흘러갔고 정실장도 뻘줌했는지 입을연다.







"애인은 있나?"







"아니요 없습니다."







"가족은?"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와 19살 남동생이 있습니다."







"흠..그렇구만 병역특례는 왜 하게 됫어?"







"제가 돈을 벌지않으면 안되기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효자구만.."







그렇게 단조로운 질문들과 답이 오가고 몇시간동안 길고 긴 정적이 흐르는 도중 병찬이 노크를 하곤 각서실안으로 들어온다.
시간이 퇴근 시간에 임박해 왔기 때문인거 같다.
병찬이 들어와 인사하곤 문옆에 서자. 정실장이 말한다.







"다들 수고했고, 내일은 일요일 휴무니까.. 푹 쉬도록... 필요한 물품있으면 적어서 4층 복도 벽 중앙에 통안에 넣어라"







"예 알겠습니다."







말이 끝나고 정실장이 나가자. 기다렸다는듯 나와 병찬은 한숨을 늘어 놓는다.







"평소엔 잘 들어오지도 않더니 오늘은 왠일이지... 니가 들어와서 인가.?"







[B팀 순찰 교대합니다. B팀 순찰 교대합니다. B팀 순찰 교대합니다.]







무전이 날라오자 병찬은 나가자는 손짓과 함께 문을 연다.
4층부터 1층까지 순찰을 돌기 시작했고 쉬는 날에 주로 무엇을 하는지부터 잡담들을 늘어 놓는 가운데..
어느덧 시간은 6시가 가까워졌을 때다. 정실장의 목소리의 무전이 들린다.







[A,C팀 각서실로 올라오고 나머진 퇴근 하도록해.이상]







"각서실에서 뭐하는거죠?"







"돈 빌려서 갚지 못한 사람들 명단 확인 하는거야"







"돈을 딴 사람들은요?.."







"딴 사람은 없을걸..."







"딴 사람이 없다뇨..?"







"다 짜고치는 도박이거든 매주 타짜들 매수해서.. 풀어 놓지"





"그게..무슨!?"







"그렇게 일억씩 빌려줘서 따가버리면 우린 머먹고 사냐.. 그저 쟤들은 돈을 다 떠다 바칠뿐..순전 병신들이라구..하하하"







그랬다. 돈을 모두 뺏어온 뒤 벗어날수없는 도박으로 하여금
신체포기각서를 유도해 자기의 몸까지 포기하게 만들어 이익을 챙겨온 파렴치한 놈들이였다.
나 역시도 이들과 같이 일하고 있기에 누가봐도 이 놈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후회와 죄책감이 교차하며 충격에 다리가 휘청한다.





"이봐 왜이래..?충격먹은거야?괜찮아~ 처음엔 나도 그랬었어..하지만 익숙해질걸..? 눈 한번 질끈 감고 잊어버려..팔자가 그런데 어쩔거야..쉽게 생각하자구 우리에게 해 될건 없자나?"







분노에 차올라 병찬을 쳐다보자 뒤로 주춤한다.







'쉽게 쉽게 생각하는 니딴 새끼들과 나는 달라.. 저 사람들은 아무 죄가없는 무고한 사람들이라고!!!'







[쾅!!!]







그만 분을 못이겨 주먹을 벽에 날려버렸다.
어쩔줄 몰라 휘둥그레진 병찬을 등진채 4층 향하고 방으로 들어온다.
이들에게 속아 넘어가 악 이용 당하는거같아 분하고 내 자신이 더럽게 느껴진다.큰 규모로 이뤄진 그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이고.여기 뿐만 아닌 다른 곳에서도 영향력을 뻗어있을 지 모른다. 아니 뻗어있다.
지금의 나로선 이런것들을 막아낼 힘조차도 없다. 그리고 막상 부딪히더라도 그들은 나와 내 가족들을 어떻게 할지도 모른다. 그들이라면 가능하다. 
엄마와 주문일 위험에 빠뜨릴수 없고 나 또한 무슨일이 생겨서는 안된다.






'지켜내야되.. 그래 딱 참고.. 일년만..'





아무 죄가 없는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부디 무사하길 기도해본다.
침대에 옷을 벗어 던지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시작했다.

샤워기의 물줄기에 몸을 맡기고 한참 뒤에 샤워를 마치고 난후 물기를 닦아낸 타월로 하반신에 두르며 욕실문을 밖으로 손으로 머리를 털며 나온다.








[!!!!!]








"뭐하는거에요!!!!!!당신이 왜 여길?"







급하게 욕실 안으로 뛰쳐들어가 헛것을 봤길 바라며 다시 방쪽으로 얼굴을 뺄꼼 내민다.헛것을 본게 아닌 소리지르는 내 모습에 움찔하며 화장끼가 사라진 모습의 서희가 침대끝에 앉아있다.
그녀가 입을 연다.







"아 갑자기 소리없이 이렇게 들어와서 미안해요..노크했는데 대답이 없길래 들어왔어요 할말이 있어서.."







"아니 아무리 노크했는데 말이 없어도 그렇지 함부로 이렇게 방안에 불쑥 들어와도 되요?"







"아..미안해요.."







그녀가 많이 미안했는지 검은머리가 늘어지며 고갤 푹 숙인다.







"그건..그렇고 먼저 침대 비게 위에 옷들 좀 던져주겠어요..?"







서희가 침대위로 엎드린채로 기어가 비게 위에 잘 게어진 간소복을 집는데..
짧은 초록색 면 핫팬츠 사이로..하얀색 팬티가 실룩거려 눈을 흘겨뜨며 집중한다. 서희가 옷을 들고 뒤돌자 헛기침과 함께 붉어진 얼굴을 돌렸다.
그녀가 들고 일어서 욕실로 다가오자.







"아!..오지마요~ 오지마~ 던져요~ 던져.."







그녀가 티, 반바지 던지고 마지막 팬티를 펼쳐 골똘히 구경한다.







"뭘 구경하고 있어요! 빨리 던져요!!"







얼어붙은 표정에서 눈 녹듯 싱긋 웃곤 내 쪽으로 팬틸 던진다.







"잠시만 기다려요"







후다닥 옷을 입고 욕실 밖으로 티를 추스리며







"근데 할말이 뭐에요?.."







서희가 잠시 머뭇거리다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 넘기며 말한다.







"미안해요.. 어제 저녁에 욕하고 승질부린거 너무 아픈데 ..자꾸 고집 부리시니까.."







"하핫.. 아니에요 제가 죄송해요.. 저 때매 다치셔서 저두 미안해서 그랬네요..둘다 잘못했으니 비긴셈 치죠..뭐"







미소를 머금고 턱으로 날 가리키듯 내밀고 말한다.







"그래도 원인 제공은 그 쪽이니까 내가 이긴거에요.." 







"사과하러 온 사람 맞아요?하하하.."





서로 그렇게 말 장난치며 웃다가 







"서희씨 저 실례일지 모르겠지만 궁금한게 있는데.."







웃음을 멈춘 서희가 눈썹을 올리며 







"궁금한게 뭔데요???"







"여기 오게된 계기가...??"







바닥에 시선을 돌린채 3초간의 침묵이 흐른뒤 입을 연다.







"...궁금해요??.."







"네.."







"이전에 일했던 룸에서 빚이 불어나 여기로 팔려오게 된거에요.."







"빚이 얼마길래 ..?"







"5천만원이요.."







"여기선 얼마주는데요?.."







"한달에 백만원씩 차감해요.."







'빌어먹을 놈들 빚을 내세워 그렇게 부려먹고 백만원 밖에 안준다고??'







"그렇군요.. 가족들은 알고 있어요?"







서희가 말없이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고선 일어선다.







"저 빨래 널러 가봐야겠네요.. 잇다 아침 식사시간에 뵈요."






서희는 질문을 벗어나려는 듯 내 방에서 빠져 나갔다.
아픈곳을 찔렀나 싶어 괜시리 미안해진다. 







'맞다.. 필요한 물품들있으면 적어서 넣으라고 했었지..'







침대 옆 서랍에서 펜과 종이를 꺼낸 뒤 펜을 깨물며 골똘히 생각해본다.
양말, 속옷, 맥주, 이것저것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쓴 뒤 복도 중앙으로 향하고 통에 집어 넣는다.







[뚜벅.뚜벅]







A팀.C팀으로 보이는 뒤뚱 형제와 키가 큰 인재와 다부진 체격의 그의 동료가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 온다.
그들은 내 근처로 다가오자 역시나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나의 눈치를 살피듯 지나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
역시나 불쾌하다.






'꼭 알아내야겠어.. 이 곳에 펼쳐지는 일과 내가 모르는 사실들을..'










[땡..땡..땡..]









아침 식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난 방으로 돌아와 욕실 세탁기에 빨래를 돌려 놓았다.방문 여닫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복도 앞을 지나간다. 오늘은 식사를 마치고 와서 그 동안의 생각들을 잠시 떨쳐내고 지친 심신을 위해 잠을 푹 자는 편이 좋겠다. 

새들이 지저기는 창밖으로 아침의 맑은 공기가 방안을 쓸고 나간다.







-8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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