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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여름. 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홋카이도를 여행했다. 목표는 홋카이도 일주. 일정은 3일간. 제멋대로 계획한 여행이었다. 물론 혼자만. 홋카이도는 예상이상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쉬지 않고 시속 100km로 달릴 때도 있다. 그동안, 편의점은 물론이고, 자판기조차 없었다. 마음 편히 여행을 즐기려고 생각했지만, 역시 장거리 여행은 고통스러웠다. 나의 여행 컨셉은 될 수 있는 한 돈을 쓰지 않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여관이나 호텔에는 절대 가지 않았다. 물론 여행 중에 문제도 많았다. 주유소를 찾기가 어려웠다. 24시간 영업은 고사하고, 대부분의 주유소가 19:00 정도에 영업을 마쳤다. 빠른 곳은 17:00에 마쳤다. 나의 오토바이는 연비가 나빠서, 연료를 가득 채워도 160km밖에 달리지 못한다. 일정은 3일간. 밤에도 달려야만 했다. 아니면 늦기 때문이다. 4일 후에는 회사가 시작되는 빠듯한 일정이었다.늦을 수 없었다. 나는 생각했다. 일주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일주를 끝마칠 것인가? 고민한 끝에, 나는 일주를 하기로 했다. [포기하면, 그 자리에서 시합 종료에요.] 초등학생 시절, 담임선생님의 말씀이다.
2일째가 되는 날밤. 나는 계속 달리고 있었다. 홋카이도의 밤은 조용하고 어둡다. 도쿄의 밤이 낮처럼 느껴질 정도로 조용하고 어둡다. 근처의 나무들이 나를 덮칠 것처럼 치솟아 있었다. 미터기를 보니, 가솔린 경고 등이 깜박이고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구나.] 그렇게 생각한 나는 휴게소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거기에서 밤을 새우기로 했다. 내가 있던 휴게소에는 화장실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정말 쓸쓸했다. 근처에는 민가는커녕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작은 가로등만이, 나와 나의 오토바이를 비추고 있었다. 휴대하고 있던 음식을 먹어치우고 콘크리트 위에 누웠다. 달이 지독히 예뻤다. 도쿄에서는 볼 수 없는 달이었다. 나는 홋카이도에 온 것을 조금 기쁘게 생각했다. 나무들로 둘러싸인 어둠 속에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을 때, 정적을 깨는 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 시각은 2:00. [이런 심야에도 사람이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떴다. 어떤 차가 심야의 홋카이도를 달리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별일 없었다. 단순히 트럭이었다. 나는 발걸음을 돌리고, 다시 자려고 했다. 그때 묘한 것을 알아차렸다. 화장실 문이 열려 있었다.
여기에 도착했을 때, 화장실 문은 닫혀 있었다. 내가 여기 있는 사이, 아무도 오지 않았고, 나도 사용한 적이 없었다. 화장실 문이 작은 소리를 내면서 흔들리고 있었다. 화장실로 다가가니 흰 천 같은 것이 보였다. [누구 있습니까?] 나는 화장실 안을 엿봤다. 그 순간, 나의 심장은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여자가 목을 매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언제부터? 왜? 어째서? 이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온몸이 떨렸다. 경찰에 연락해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오토바이에 있는 휴대폰을 가지러 갔다. 그 순간,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놀란 나머지, 나는 그 자리에서 넘어졌다. 뒤돌아보니, 여자가 화장실 앞에 서서 나를 보고 있다. 여자는 나를 계속해서 쳐다보면서, 천천히 화장실을 치고 있었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광경.. 나는 울고 싶었다. 여자의 목에는 여전히 끈이 감긴 채였다. 더러운 흰색 원피스. 길고 부스스한 머리. 그리고 그 머리 사이로 기분 나쁜 안광(眼光). 어떻게 봐도 정상이 아니었다. 여자는 무표정으로 나를 보면서, 화장실을 두드렸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어두운 공간에는 나와 화장실을 때리는 여자만 있었다.
여자는 목을 매고 있었는데, 어떻게 살아 있는 걸까? 왜? 그런 생각을 하는데, 여자가 화장실을 두드리는 속도가 빨라졌고, 이윽고 여자가 작은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나의 피가 끓어올랐다. [뭐야? 뭐, 뭐야? 너!?] 나는 큰 소리로 소리쳤다. [장난질이야!? 이렇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이런 짓거리를 하다니!!] 여자는 천천히 고개를 숙이면서 [어째서?] 라고 중얼댔다. 나의 피는 더욱더 끓어올랐다.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이 병신년이!! 빨리 꺼져버려!] 여자는 얼굴을 들고 나를 노려봤다. [싫다.] 그러더니 갑자기 자신의 왼팔을 긁기 시작했다. [싫다. 싫다. 싫다. 혼자는 싫다. 혼자는 싫다. 혼자는 싫다. 혼자는 싫다.] 그렇게 중얼대면서, 자신의 왼팔을 긁고 있었다. 피가 나도 계속해서 긁었다. 살점이 뜯겨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여자는 울고 있었다. 울면서 자신의 팔을 물어뜯고 있었다. 여자의 입은 새빨간 피로 물들어 갔다. 팔에는 흰 뼈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 년은 어쩔 도리가 없다. 정신이상자다. 변태다. 변질자다.]
나는 오토바이를 향해서 전력으로 달렸다. [도망치지 못하면 내가 먹힌다.] 그런 생각이 온몸을 휘감았다. 헬멧을 손에 들고 뒤를 보니, 그 여자가 없었다. [왜, 없는 거지?] 그 순간, 뭔가가 나의 어깨를 건드렸다. 피투성이가 된 그 여자의 왼손이었다. 여자는 어느새 나의 바로 뒤에 있었다. [두고 가지마...] 여자가 그 말을 함과 동시에, 나는 손에 든 헬멧으로 여자의 얼굴을 후려쳤다. 전에 없을 정도로 있는 힘껏 여자를 때렸다. 여자의 입과 코에서 피가 솟구쳐 나왔다. 그래도 여자는 나의 어깨에서 손을 떼어 놓지 않았다. 헬멧으로 여자의 얼굴을 몇 번이고 후려갈겼다. 나는 절규했다. 그리고 마침내 여자가 나의 어깨에서 손을 떼더니 뒤로 쓰러졌다. 여자의 얼굴에 헬멧을 있는 힘껏 던지고, 오토바이로 도망쳤다. [뭘까? 대체 뭐냐고!!] 공포와 불안을 뿌리치고 악셀을 밟았다.
다음 순간, 나는 본 적이 없는 침대 위에서 잠이 깼다. [병원? 왜 병원에?] 그곳은 분명히 병원이었다. 왜,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인지, 전혀 기억이 없다. 나는 홋카이도 미치노에키에서 미치광이 여자에게서 도망치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그전의 기억이 없다. 왠지 모르게, 나는 병원에 있다. 다친 곳은 없다. 사고를 일으켰을 리도 없다. 나는 병실 밖으로 뛰어나가려고 했다. 문이 열리지 않는다. 바깥쪽에서 잠겨있다. [누가, 누가 지금 밖에 있는 거야!?] 그러자 간호사로 보이는 남자가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요?] [저기, 여기는 어디입니까? 저는 왜 이런 곳에 있는 것입니까?] 간호사는 한숨을 내쉬며 [담당의 선생님이 곧 진찰할 거에요. 자세한 이야기는 그때..] 그렇게 말하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나는 머리가 혼란했다. [여기가 어딜까? 왜, 병실에 내가 갇혀 있는 걸까?] 문득, 침대 옆으로 시선을 돌리자 노트가 놓여 있었다. 노트를 손에 들고 펼쳐 보니, 거기에는 나의 필체로 글자가 빽빽이 쓰여 있었다. (도와줘. 저 여자가. 죽였는데도. 아무도 나를 믿어 주지 않는다.) 내용의 의미를 도저히 알 수 없었지만, 필체는 틀림없이 나의 것이었다.
잠깐 노트를 집중해서 보고 있는데, 문을 여는 소리가 났다. 아까 전의 간호사와 경찰관처럼 보이는 남자가 들어왔다. 그리고 경찰관이 나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잠깐, 왜 수갑을!?] 경찰관은 입을 다문 채로 나를 후려갈겼다. 쓰러진 나를 내려다보면서 경찰관은 [성가시게 하지 마라.] 라고 말했다. 두 남자에게 끌려간 나는, 진찰실이라고 쓰인 방으로 끌려갔다. 백의를 입은 남자의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두 남자는 방에서 나가고, 나와 의사 두 사람만이 남게 되었다. [상태는 어떤가?] 의사가 물었다.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왜, 제가 이런 곳에 있는 건가요? 저는 홋카이도에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집으로 돌려 보내 주세요!] [너에게 돌아갈 곳 따윈 없어!!] [네?]
[너는 가지고 있던 헬멧으로 여자를 박살 내고, 경찰에 잡혔다. 그 후, 심신상실이라고 판단되어, 이 병원에 격리시켰다. 너는 사회적으로 완전히 말살되었고, 돌아갈 터전도 모두 처분되었다. 너에게 돌아가야 할 장소는 없다.] 이 녀석은 무슨 말을 하는걸까.. 내가 여자를 죽였다고? 나의 머릿속에 그 미치광이 여자가 떠올랐다. 그년을 죽인 것인가? 내가? 그래서 여기에 있는 건가? 그런 병신같은.. 나는 경찰에게 잡힌 기억이 없다. 그런데 격리 병동에 있다. 내가 정신이상자라서? 기억이 애매한 것도 정신이상자라서 그런 건가? 아니, 아니야. 나는 정상이다.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나는. [혼란스러운 것 같군.] 의사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너는 이미 사회적으로 죽은 상태다. 기분은 어떤가?] [뭐라고?] 이 녀석, 나를 도발하고 있는 건가? 내가 사회적으로 죽었다고? 무슨 짓거리지. 그런 일이 있다면 내가 순순히 받아들일 것 같아?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 사회적으로도 죽지 않았어!! 당신은 거짓말을 하는 거야!!!] [아니. 너는 죽였어. 그러니 너는 죽어서 그녀와 영원히 함께할 것이야.. 그녀와 영원히 함께!!!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뭐라고 쳐 지껄이는 거야, 이 새끼가!!!] 흥분한 나와,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의사.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한 공간이었다. 그때, 나의 목에 뜨뜻미지근한 것이 느껴졌다. 빨간 피투성이의 팔... 나의 등골이 얼어붙는 순간이었다.
[찾았다...] 그 미치광이 여자였다. 나는 절규했다. 더는 소리를 지를 수 없을 정도로 절규했다. 그 여자는 마치, 어둡고 음습하고 차가운 벽으로 둘러싸인 영원한 감옥처럼 느껴졌다. 의사가 일어서서, 나의 양쪽어깨를 움켜쥐었다. [너는 나나코를 죽였다! 너는 죽어서도 영원히 나나코와 함께 해야 해!!! 이제 나는 무리다. 이 아이는 어둠 속에서 죽었다!!! 이제, 이 아이의 고독을 네놈이 공유해 주어라!!!] 그 순간, 눈앞이 녹색으로 물들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도로 옆의 풀숲 속에 쓰러져 있었다. 다친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토바이도 옆으로 쓰러져 있었지만, 무사했다. [꿈...? 내가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인가?]
주변을 둘러보니, 미치노에키가 보였다. 화장실은 없었다. 시각은 8:00.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상한 체험이었다. 나는 꿈인지 환상인지 알 수 없는 것에 홀렸던 것이다. 그럴 것이다. 그 후, 나는 무사하게 홋카이도를 일주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사실은, 그 후로도 그 여자는 항상 나를 따라다녔다. 나중에 한가할 때 쓰겠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그 여자가 없다. 어떤 영능력자 덕분에, 그 여자를 퇴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영능력자가 없었다면, 나는 정신이 돌아서 죽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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