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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0 17:24

그래, 난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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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낳기 전에 정말 몰랐습니다"


시장에, 백화점에, 마트에 아기 안고서 나온 엄마들을 보면서 애도 있는데 힘들게 왜 굳이 아기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을까?

아기를 낳아보니 그 심정을 알겠다.


힘들지만 아기를 업고 메고 라도 밖으로 나오는 건 그것이 그들에게 그나마 누릴 수 있는 외출의 기회이고 

기분전환의 방법이란 걸 이제야 알았다.


아기를 무릎에 앉혀놓고 움직이고 끙끙대는 아가들을 데리고 남들 보기엔 불편해 보이고 정신없어 보이면서도 굳이 

외식을 하는 건 신랑 있는 주말에 그렇게라도 해서 기분전환, 데이트를 해야 다시 한 주일을 아가랑 혼자서 치닥거리며 버틸 힘이 생기기 때문이란 걸 이제야 알았다.


출산 후에 불어난 살을 빼기는 해야겠는데 마땅히 아기 맡길 곳도 없어서 그냥 무겁지만 아기를 들쳐 업고 또는 안고서 

시장이나 마트라도 돌아다니는 걸로 그나마 운동이라도 좀 해보자고 나서는 거라는 걸 이제 알았다.


외출할 때 왜 유모차를 안태우고 업고 안고 다닐까 했는데 그건 아기가 죽어라 유모차를 안타려고 울고불고 해서라는걸 알았다.


책에 있는 대로 신경 써서 아기를 먹이고 키우지 않고 그냥 대충 먹이기도 하고 대강 키우기도 하는 게 아기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책대로 해보려 노력하다하다 안 되서 이젠 엄마도 너무 지쳐서 어쩔 수 없이 그냥 국에 밥 찍어서 먹이기도하고 

과자도 가끔 쥐어주는 거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아기 엄마들이 화장기도 없이 머리는 하나같이 다 뒤로 질끈 묶고 옷에는 밥풀이며 팔꿈치에 보풀이 일어나 있기도 한 것이,

그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미처 그런 것까지 신경 쓸만한 체력과 정신적 여유가 부족해서 라는 걸 아기 낳고 키우면서 알았다.


어떤 날엔 힘들고 괴로워서 도망치고 싶어도 엄마만 바라보고 찰싹 달라붙는 아기...

엄마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는 아기를 보면서 다시 한번 맘을 다잡고 나는 오늘도 머리 뒤로 질끈 매고 과일물과 밥풀로 범벅이 

된 티셔츠 바람으로 아기 뒤를 쫓고, 밥 먹이고, 다독거려 재운다.

마음대로 되지 않음 어떠냐~ 아줌마라 서러우면 어떠냐~ 우리 아기 건강하게 밝게 자라주면 고맙고 행복하지!


이것이 행복한 아줌마들의 현실이다.

남자들은 모를 것이다 이런 여자들의 마음을 주말에 나가자고 하면 피곤해하고 더 자고 싶지?

여자들은 힘들어도 그렇게 잠깐 나갔다 와야 또 버틸 힘이 나는 거거든?


그래, 난 엄마다


세상에서 제일 강하다는 엄마


근데 엄마가 되는 길은 행복하면서도 외롭고 힘들 때도 많은 것 같다...


- 정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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