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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나 자신의 체험으로 고등학교 1학년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그 무렵 이성에 눈뜨기 시작하던 나는
아무 일도 없으면서 히로시마(집에서 조금 먼 곳)의 번화가를 휴일이 될 때마다 돌아다니곤 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CD, 양복, 시계, 여자 아이···
보이는 것들이 모두 나를 축복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때입니다.
그 날도 나는 돈도 없으면서 신발가게를 돌아다니며
CONVERS의 신제품을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의 가게에 가려고 생각하며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맞은 쪽에 있는 여자와 시선이 마주쳤습니다.
그녀는 나와 시선이 마주치차 생긋 미소를 지어주었습니다.
예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 부근에 살고 있는 사람일까하고 생각하며 인사를 하고는 그 사람과 엇갈렸습니다.
그리고 다음의 주말. 새롭게 나온 CD를 보러 가려고 하다 같은 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또 그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와 시선이 마주치면 생긋 미소짓습니다.
그것은 정말로 맑게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나는 기뻐서 조금 수줍게 인사를 하며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2개월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나는 이런 애송이에게 미소를 지어주는 아름다운 사람에게
거의 사랑에 가까운 감정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다음에 다시 만날 때에는 이야기를 걸어 보려고 결심했습니다.
마음을 굳게 먹은 주말 오전, 단정하게 옷을 입고 그 장소로 향했습니다.
그 날은 조금 시원한 바람이 불던 맑게 개인 5월의 어느날이었습니다.
발걸음도 가볍게 그 자리로 향했지만 그 사람은 없었습니다.
실망한 나는 혹시나 만날 수 있을지도하고 생각하며
근처에서 시간을 때우거나 해서 계속, 계속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 이제 포기할까하고 생각했을 때
저녁노을로 하늘에 붉게 물들고 그 사람이 거기에 서있었습니다.
나는 그녀를 보고 있습니다.
그녀도 나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선이 마주쳐도 그 날의 그녀는 웃지 않았습니다.
나는 신호가 파랑으로 바뀌기까지 몇번이나 심호흡을 하며 나의 결심을 확인했고
마침내 신호가 파랑이 되어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녀도 천천히 걸어 옵니다.
···그리고 자꾸자꾸 거리가 가까워져 그녀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하려고 했을 때
그녀가 먼저 나의 눈을 응시한 채로 생긋 웃으며···········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나요?」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어안이 벙벙한 채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바보 같이.
그러자 그녀는 조금 슬픈 것 같은 얼굴을 하며, 그런데도 웃는 얼굴인 채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고
그리고 나를 통과해서 지나갔습니다.
나는 신호가 빨강이 되어 택시가 클락션을 울릴 때까지
거기서 멍해져 있었습니다.
그 때에는 더이상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그 사람의 모습을 보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 때 무엇인가 대답을 돌려줄 수 있었다면 또 다른 결말이 있었을까요?
나는 지금까지 이런 일이 있던 것을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슬픈 일은 잊어 버리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겠지요.
내가 오래 전에 사랑한 사람·······
당신은 누구였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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