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팔머 켄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장례식이었다.
그는 훌쩍이는 군중들 사이에 눈에 띄게 서 있었다. 키가 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마치 복권에라도 당첨된 듯이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단상으로 올라가 몇 마디 단어를 뱉었다.
"다들 왜 이렇게 슬퍼 보이는지 모르겠네요." 며 입을 열었다.
그게 팔머의 부인이 가진 인내심의 끝이었다. 그녀는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팔머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화재로 막 집과 세 아이를 잃은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팔머는 이후 몇 년간 종적을 감췄다.
직장에서 잘리고 또 잘린 뒤 정신 병원에서 불행한 나날을 보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그의 아내뿐만 아니라, 누구도 그를 오래 참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제, 나는 구걸을 하고 있는 이 남자를 다시 만났다.
나는 말을 나누기 위해 쭈그리고 앉아서 누추한 차림의 팔머를 바라보았다.
어찌된 일인지 한 쪽 귀와 다리의 반절을 잃었지만, 내게 누런 이를 보이며 행복하다는 듯이 웃었다.
그리고 나는 불현듯이 오래 전 있었던 흡사한 일을 떠올렸다.
그 때의 팔머 켄트는 퉁명스러운 친구였다.
우리는 걸어가던 중 구걸하는 한 늙은 여자와 마주쳤고, 그는 그녀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나는 그 여자가 말을 꺼내기 전에 지었던 미소를 기억한다.
"여생을 행복하게 살아요."
어제, 나는 팔머의 눈동자 안에 감춰진 무언가를 보았다.
그는 모든 일들에 대해 슬퍼할 수 있길 절박하게 원하지만, 그럴 수 없다고 느껴졌다.
출처 : http://redd.it/w3rjc/
번역 : http://neapolit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