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숫자를 가지고 있다.
당신은 볼 수 없을지 몰라도, 그게 없다는 의미가 되진 않는다.
개개인의 머리 위로 몇 센티미터 정도 떠 있는 그 숫자들은 계속해서 0을 향해 줄어든다.
이것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초 단위로 나타내며,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이 규칙에 예외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거울을 바라볼 때마다 내 인생이 일 초씩 줄어가는 걸 보아 왔다.
나는 테이블에 결박당한 채 눈을 떴다.
자유를 되찾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소용없었다. 당연하게도.
내 눈을 통해 비치는 모든 상황이 "이게 네가 죽는 방법이야" 라고 외쳤다.
나로부터 오른쪽으로 반 미터 정도 옆에는 테이블에 늘어놓은 다양한 날붙이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삼각대에 세워진 카메라가 나를 향하고 있었고, 녹화중이란 의미로 빨간 불빛이 깜빡였다.
마지막으로 한 남자. 작업복을 입고 있는 그는 방 구석에 앉아서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의 시선을 느꼈고 그는 미소지었다.
그는 몸을 일으키고 테이블로 걸어와서 내 마지막을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하다가, 먼저 펜치를 손에 들었다.
"마지막 부탁이 있나?" 그는 키득거렸다.
잠시 생각한 뒤, 나는 그에게 날짜를 물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이상한 부탁이었겠지만, 어쨌든 그는 입을 열었다.
"오늘은 3월 18일, 월요일이다. 다른 건?"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몸을 눕히고 한숨을 쉬었다.
긴 일주일이 될 것 같다.
출처 : http://redd.it/w3rjc/
번역 : http://neapolit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