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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불로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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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부터 미국의 온갖 부호들까지, 많은 이들은 '불로불사'를 원했다.

그들은 더 이상 몸이 늙지 않기를 원했고, 더 이상 죽음에 대한 공포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여러 기술에 오랜 시간 매달렸고, 끊임없는 발전과 발전을 거듭했다.


좀 더 오래 살기 위해, 좀 더 큰 미래를 보기 위해 사람들은 현재를 포기하면서까지 매일을 살아갔다.

20대 중반이라는 꽃다운 나이에까지 학교라는 공간에서 가둠으로서 인생을 허비했으며, 

정년인 60세까지 연구하고 일하고를 반복했다.

60세가 넘어서는 미래의 자식들이 자신들의 꿈인 '불로불사'를 이루어줄 것이라 굳게 믿고 원조를 아끼지 않았으며,

80세가 되선 그런 믿음만을 갖고 그대로 죽음을 맞이 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주기는 몇 백 년 동안 반복되었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살아가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는 전 인류에 걸쳐 나타났다.

물론 이러한 사태는 인류의 발전이란 혜택을 가져오긴 했지만,

매일같이 커져만 가는 인간이란 종의 불만과 욕구는 이런 혜택을 덮어버렸다.

점점 더 강성해지고, 점점 더 부강해지는 인류, 하지만 점점 사라져가는 인류의 '본질'


이런 인간다움이 사라져가는 인간을 더 이상 세계의 지도자들은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인류의 시간은 결국 현재를 배척한 채 미래만이 목적인 인생 되고 말 것이다.' 


전 세계의 지도자들은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의논했다.

인간다움 즉 삶이 목적이 되는 인생으로 되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도자들은 몇 시간이고 한 자리에 모여 탁상공론을 했다.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었다.


하지만 너무도 발전해버린 '인간의 세상'에

'인간다움'이란 것을 찾을 수조차 없는 상태에서 인간다움을 회복시키는 계획은 너무도 무모했다.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하나같이 반대측과의 의견 대립으로 몸살을 알았고,

계속되는 충돌은 지도자들간에 마찰을 일으켜 두 나라간 외교가 단절되는 사태까지 이를 뻔하기도 했다.


시간은 점점 흘러갔고, 인간다움은 점점 사라져갔다.

'현재'를 배척하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져만 갔고, 발전에만 주목하는 사람들의 모습엔 광기가 보이기 까지 했다.


지도자들은 그렇기에 '인간다움'을 '회복'시킬 방법이 아닌 '인간다움'을 '조금이라도 보존'시킬 방법으로 방향을 틀었다.

점점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세계화와 성장하는 발전도에 이미 '회복'의 단계는 불가피할 것이라 그들은 결론을 내렸다.

그렇기에 '회복'에서 '보존' 으로 방향을 틀어 지도자들은 회의를 진행하기로 합의를 했다.


또 다시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었다.


하지만 이번 시간만큼은 저번처럼 말썽이 아닌 진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현재 상태만이라도 보존 시킬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렇게 지도자들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강산이 바뀌었다.


장장 몇 십여 년에 걸친 회의 끝에 회의장에 있는 지도자들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 이 상태 그대로 일부의 사람들을 봉인한다. '


커다란 돔형의 거대한 건물을 만들어, 지원자에 한해서 사람들을 돔 안으로 이주시키고,

'현대의 기술'만으로 살아가게 하게끔 상태를 만든 후, 절대로 밖에서 안으로 또 안에서 밖으로 못 나오게 한다.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 계획은 바로 다음날부터 실행되었다.


몇 년이 지나자 한 마을크기의 거대한 돔이 완성되었고,

그 속엔 인공태양과 인공 달 그리고 식수 생성기를 비롯하여, 여러 편의 시설이 조성되었다.

지원자들도 몇 년 사이에 전부 모였고, 또 모두가 이주 준비를 맞추었다.


2066년 8월 15일, 오후 여러 지원자들은 발전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외부와의 교신과 접촉을 모두 끊은 상태로 사람들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지겹게 돌아가기만 하던 발전의 수레바퀴에서 스스로를 빼내어 느린 시계에 스스로를 박아 넣었다.


사람들이 모두가 이주를 마치고, 

그러거나 말거나 언제나처럼 발전의 톱니바퀴는 속력을 내어 돌아갔다.

인류는 발전하고 또 발전했다. '불로불사'를 얻기 위해, '미래'를 얻기 위해 현재를 사랑하지 않고, 배척한 채 삶을 이어갔다.



세기가 몇 번 바뀌었고,

강산이 몇 십 번 바뀌었다.

해가 몇 백 번 바뀌엇고,

달은 몇 천 번 변화했으며,

날은 셀 수 없을 정도로 흘러갔다.


그 동안 수 많은 발전이 있었고,

수 많은 수정과 실패가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인류의 발전은 절정을 달해, '불로불사'의 방법을 찾아내었다.



그 동안 셀수 없이 흘린 땀방울을 보상하듯 기술은 재빠르게 모든 사람에게 보급 되었으며,

모든 사람들은 '불로불사'의 형태로 '바뀌었다'.


지금까지 인류가 원했던 대로,

사람들은 더 이상은 늙지 않았으며,

사람들은 더 이상 죽음이란 공포로부터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모두가 불멸이 되어버린 세상, 모두가 기뻐해야 마땅하지만,

하지만 어째서인지 기뻐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았다.


앞으로 사람들은 무얼 할지 몰랐기 때문에,

모두가 기계에 맞추어져, 정해진 목표로서 삶을 살았기에

모두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 자리에 멈춰 서버렸다.


마치 공장에서 기계처럼 불로불사가 결정된 그 순간 모두는 제자리에 정지했다.


불로불사이기에 밥을 먹지 않아도 되었고,

불로불사이기에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가만 멈춰서서 예전처럼 위로부터의 지시를 들을 때까지 잠자코 기다렷다.


기다리고 또 기다렷다.

이미 인간다움이라곤 하나도 남지 않은 인간들이었기에,

감정이 메마르고, 기계가 되어버린 시간이 너무도 길었기에

기다리기에 익숙한 그들은 멈추어서 기다리기만을 계속했다.



그렇다 보니 2000년 중반, 당시 사람들이 이주를 한 '돔'은 관리가 되어지지 않았다.

2000년대의 기술력으로 만든 건물이다 보니, 뼈대가 많이 약했고,

또 모든 것이 신식이 아닌 구식 수동으로 관리되어졌기 때문에 손을 필요로 했지만

모든 사람들은 멈추어 서버렸기 때문에 점점 건물은 허물어가기 시작했다.


점점 허물어가는 벽,


그 속에서 '인류'는 소리를 들었다.



희망의 소리, 아이들의 소리, 꿈의 소리 그리고 행복의 소리..



몇 세기에 걸쳐, 현재를 충실히 또 행복히 살아갔던 '인간'의 소리를 인류는 들었다.

'불로장생'을 이루고도 어쩔 줄 몰라했던 인류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평생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가졌다.


'아쉬움' 그리고 '부러움'


'불로장생'을 위해, 자신의 모든 시간을 내던졌던 그들이

가져보지도 못했던 그런 아름다운 소리에 인류의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하나 둘씩 울기 시작하는 인류들,

제자리에 곧게 서서 눈물을 흘리는 그들의 모습은 





어째서인지 이상했다.




더 이상 그들에겐 피부가 남아있지 않았다.

물론이거니와 그들에게는 다리도 팔도 손도 발도 머리도 갖고 있지 않았다.



'불로불사'를 찾으려 외치던 그들이 찾은 '불로불사'의 방법는 바로 '스스로의 죽음'이었다.

죽음에 대한 걱정에서 벋어나려고 했던 그들이,

또 더 이상 늙지 않기 원했던 그들이, 최종적으로 결론 내린 해답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죽이는 방법'이었다.


정부로부터 내려진 알약을 먹은 그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늙지 않는 몸'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죽였다'.


바이러스나 살인과 같은 남의 손으로서의 무서운 죽음을 피하기 위해서,

지금의 가장 아름다운 상태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멈추기 위해서,



마치 '진시황'이 스스로를 '수은'에 담근 것처럼

온갖 '부호'들이 스스로를 '화병'으로 죽였듯이,

몇 세기가 지난 돔 밖의 '그들'은 스스로를 죽였다.


모두가 스스로 죽여 스스로의 흔적들이 그대로 방치되어버린 세상,

모두가 쓸쓸히 죽어버린 세상,


바로 그들의 원했던 '불로불사'의 세상이었다.



하지만,

이런 돔 밖의 암울하기 만한 세상과는 다르게,

오늘도 돔 안의 세상은 2000년대 중반이란 시간 속에서 걸음을 천천히 옮기고 있다.


느린 한 걸음일지라도 좁은 마을에서의 인간과의 정 그리고 가족들과의 아름다운 삶은

몇 세기 전 지도자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회복'을 가져왔다.

아니 오히려 '회복'을 뛰어넘어 '인간 본질'을 가져왔다.





돔 안의 진정한 사람들은 오늘도 행복해하며 웃고 있다.

그리고, 과거 돔 안으로 들어오길 선택했던 '선구자'들을 자랑스러워한다.







http://r.humoruniv.com/W/fear67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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