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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잠 못드는 밤은 없다
AM 4:17.

오늘도 어김 없는 불면증은 나를 찾아와서 괴롭힌다.

불면증.


잠에 들려고 눕고 눈을 딱 감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오만가지 망상.생각.잡념.

이 모든것들이 나를 잠 못들게 한다.

작게는 오늘 하루 있었던 일부터.

크게는 몇달전. 아니면 몇년전 내 어린시절의 잊고싶은 기억들.


그 생각들이 결국은 나를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든다.


AM 4:25.


빌어먹을...

그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던거 같은데 시간은 겨우 8분 지났다니...

오늘도 잠자기 공쳤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쁜걸 떠나서 내 자신이 미칠지경이다.

남들은 잠 을 줄이고싶다고하는데 그들이 이런 잠못자는 기분을 알기나 할까?

이런저런 짜증남을 가지고 어차피 잠 못자는거 운동이나 시작 할겸 해서 냉장고에 있는

커피를 꺼내어 마시는 순간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며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난 여러번의 경험으로 이 반응조차 나를 엿먹이기 위한 수작이라는걸 다 알지만

내 몸과 정신은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졌기에 이 반응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며

먹던 커피를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둔채


침실로 돌아와 잠을 청한다.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AM 4:35.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산산조각 부숴놓는다. 누군가 왠지 내 시계를 몰래 조작하는것만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결국 난 수면을 포기 한채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공원으로 나갔다.



이렇게 해 뜨기전 어두운 길을 걷다보면 별에별 생각이 다든다.

옆쪽 한적한데선 학생무리들이 담배를피고 술로 병나발을 불고 .

공원 벤치에는 노숙자가 신문을 위에 덮은채로 코를골며 자고있다.

잔다라...

내가 지금 저 노숙자에게 딱 하나 부러운게있다면 저렇게 코를 골며 자는것이지.

그리고 내 바로 앞에선 어떤 여자가 헐레벌떡 달려오며 나에게 강간범이 자기를 쫓아온다고

도와달라고 얘기했지만.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

가뜩이나 잠을 못자 예민한 상태인데.

게다가 내가 또 도와주면 이년들은 지 나몰라라 하고 도망가고 나만 또 애꿏은 혐의를 받겠지.

병신같은년.

난 그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년 이 왔던 길을 손가락으로 똑바로 가르키며

당신을 쫓아오는 사람은 없으니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난 가뜩이나 잠을 못자 신경이 예민하니까 알아서 갈길 가라고

차갑게 쏘아붙힌후 그년이 왔던 그 길을 그대로 걸어갔다.

걷다보니 왠 남자가 모자를 푹 눌러 쓴채로 내 옆을 지나가면서 뭐라 궁시렁 거렸는데

피곤해서 그런지 무슨말인지 하나도 못알아듣고 신경 끄고 공원을 한바퀴 휘적휘적 걸어다녔다.


밤 공기는 밤 공기만의 쌀쌀한 매력이있는거 같다.

그리고 이 어두움은 어떤일이 일어나도 누구하나 알수없을것만같은 신비로운 고독감을 안겨주기도하고.

어느덧 공원을 걷다보니 해가 뜨고 있었다.

난 왔던길을 다시 돌아가는도중

코골던 노숙자는 쥐 죽은듯 아주 조용히 신문을 얼굴에 쓴채로 자고있었고

그 옆엔 옷가지들이 떨어져있었고

담배 피고 술먹던 학생들은 쓰레기를 방치해둔채로 어디론가 사라져있었다.


나도 슬슬 피곤이라는 기쁨이 찾아와서

산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 와서 시계를

보니

AM 6:00.

...정말 시간 안간다.

어쨌든

난 지금 몹시 피곤하지만.

지금 잠이 들어도 30~1시간 내로 깨어나겠지.

빌어먹을 불면증 같으니라고.

난 어릴적 티비를 켜놓고자면 이상하게 스르르 잠이 온단 생각에 티비를 킨 채로

짧은 수면에 들어갔다.


...

"오늘 새벽 5시경 XX공원에서 강간 당할뻔한 여성을 도와주려다 살해를 당하는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XXX기자?"

"네 오늘 새벽 5시경 XX공원에서 어느 한 남성에게 강간을 당하는 여성을 발견하고, 그 근처에 있던 노숙자 김모씨가 도와주려하다가 용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여성은 김모씨와 용의자가 싸우는 도중에 도주했고..."

"다음 뉴스 입니다. 청소년 흡연.음주 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

.

.

AM 6:45.


잠 못드는 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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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댁
  • 2012.05.28

ㅇ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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