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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배로 여행하고 있었다.
위험하기로 유명한 해역을 항해하다가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어두운 바닷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섬에 표류해서 어떻게든 살긴 했지만,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뭔가 없을까 싶어서 찾으려고 걷기 시작하는데 멀리서 간판 같은 것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보니 문자가 적혀있다. [위험! 함정이 있습니다!] 간판 근처에는 녹슨 덫이 있었다.
함정을 피해 조심스레 걸어갔다.
도중에 갑자기 뱀이 나타나서 뒷걸음질했지만, 자세히 보니 바람에 날린 낙엽이었다.
앞으로 더 가다가 오두막을 발견했다. 오두막 옆에는 무수히 많은 나무토막이 꽂혀있었다.
그중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는 이쪽을 보고 놀란 듯이 멍하니 있었다.
하지만 그 눈동자는 빛나고 있었다. 나는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도 조난자입니까?]
남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남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지만, 곧 후회했다.
이 섬에는 아무도 없고 동물이나 벌레조차 없다. 아예 자라지 않는다고 했다.
식료품은 당연히 바닥이 났다. 이번에는 남자가 말했다.
[여기에 올 때까지 아무것도 없었나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리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습니다.]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남자는 유감스럽다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남자의 손에는 진흙이 붙어 있었다. 아까 봤던 함정은 그가 만든 것인가.
먹이가 걸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남자는 나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나를 향한 시선은 뜨거웠고 눈동자는 빛나고 있었다.
나는 또 질문했다.
[얼마나 여기에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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