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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전자 마약
사이버 드러그, 즉 귀로 듣는 마약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이름대로 듣다 보면 마치 마약을 한 것 같이 각성 상태가 되어 버린다고 하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딱히 규제할 방법이 없어서, 인터넷 상에서 여기저기 널려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마음으로 손을 대서는 절대 안 된다.

벌써 몇 년 지난 일이기 때문에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내가 대학교에 다닐 때의 일이다.



나는 시골에서 도쿄의 어느 사립 대학으로 진학했다.

수수한 편이었던 나는 무난하게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으로 진급했다.

당시 사이가 좋던 친구로 A라는 녀석이 있었다.



A는 나와는 달리 밝고 쾌활한 녀석으로, 여자친구도 사귀고 있었다.

나와 A는 둘 다 테크노나 트랜스 음악을 좋아했기에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A는 종종 인터넷에서 괜찮은 노래를 찾아 나에게 들려주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A가 나에게 [굉장한 음악을 찾았어! 확실히 트랜스 상태에 빠질 수 있다구!] 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찾은 것 같았다.

[뭐야, 그게? 또 괜찮은 노래를 찾은거야?] 라고 묻자, [그런게 아니라, 사이버 드러그야!]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우선 그 이름이 호기심을 끌었다.

[드러그라면 마약이잖아? 왜 그런게 인터넷에 있는거야?] 라고 A에게 물었다.

[그냥 단순한 소리야, 소리. 뭐랄까, 좌우의 귀에 서로 다른 주파수의 소리를 들려주면 최면 상태가 된다는 거야. 진짜 좋으니까 한 번 들어봐!]



나는 A가 내민 이어폰을 받아 조심스럽게 들어보았다.

그 소리는 시냇물 소리 같이,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를 배경으로 깔고 기계적인 삑삑거리는 소리가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면서 반복되는 기묘한 것이었다.

[뭐야, 이게? 이런 걸로 각성이 된다고?]



기묘한 소리와 흥분된 기색으로 말하는 A가 둘 다 기분 나빴다.

나는 바로 헤드폰을 벗고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때 A를 말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단지 이상한 소리라고만 생각해서, 무시해 버렸던 것이 지금도 후회스럽다.

2학년이 되자 수업도 어려워지고, 실험과 실습과 필수 과목이 되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A가 갑자기 계속해서 학교를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틀 정도 있다가 다시 나오더니, 나중에는 일주일씩 학교를 빠지기까지 했다.

당연히 걱정이 된 나는 A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A. 요즘 안 보이는데 무슨 일 있어?]



뜻밖에도 A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다.


[아, 그게... 클럽 활동이랑 아르바이트가 너무 바빠서말이야. 나중에 필기한 것 좀 보여줘, 부탁할게!]

그리고 나는 문득 알아챘다.



A의 방 안에는 계속 음악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것은 지난번 들었던 그 기묘한 사이버 드러그였다.

결코 무시하고 지나갈 수 없었다.



A는 그 소리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인터넷에서 사이버 드러그에 관한 것들을 찾아본 뒤, 다시 A에게 전화했다.

[A, 너 혹시 아직도 그 때 그거 듣고 있는거야?]



[아, 듣고 있어! 하루 종일 각성 상태여서 지치지도 않는다구!]

[미안하지만 그 사이버 드러그라는 건 암시에 빠지기 쉬운 사람이 들으면 정말 위험하대.]

[그건 그래. 이걸 듣고 있으면 여자친구랑 ㅅㅅ하는 것 같다구.]



[야, 장난이 아니야. 그거 정말 그만 듣는 게 좋아.]

[뭐? 어째서 그만두라는거야? 위법도 아니잖아.]

[법 같은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너 지금 그것 때문에 학교도 안 나오고 있잖아. 그만 두라니까!]



[어째서 네 명령 같은 걸 들어야 하는거야? 전화 끊어!]

A는 정말 화를 내고 있었다.

A는 밝고 조금 경솔한 녀석이었지만, 친구들에게는 언제나 좋은 모습만을 보여줬었다.



그 소리가 A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A가 이상하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도 느끼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그것을 알아챈 것은 물론 A의 여자친구인 B였다.



B는 우리 누나의 후배여서, 누나가 여동생처럼 아꼈기 때문에 나와도 아는 사이였다.

그 B가 우리 누나에게 상담을 했던 것 같다.

평소에도 B는 누나와 자주 상담을 했었지만, 이 때는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물론 A의 일이었다.

밤에 A가 매일 같은 음악을 틀어 놓고 있는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단순한 곡이 아니라 기계적인 괴상한 곡이었다고 한다.



그 음악을 듣고 있을 때는 A는 보통 때와 같이 상냥하다고 한다.

하지만 음악을 끄려고 하면 즉시 이성을 잃고 화를 내며, 심지어는 폭력을 휘두르기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B에게 억지로 ㅅㅅ를 강요하기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음악은 켜 놓은 채였다고 한다.

누나는 무척 화를 냈다.

그리고 경찰에 가라고 B에게 충고했다.



그렇지만 B는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다.

아직 옛날의 A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B는 누나에 이어 친구인 나에게 상담을 했다.

나는 B에게 사이버 드러그에 관한 것을 말해줬다.

그 소리 때문에 A가 바뀌었다는 것과, 어떻게 해야 A를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에 관한 논의 끝에 나와 B는 결론에 도달했다.



A의 방에 가서 사이버 드러그를 강제로 꺼 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근육질은 아니었지만, 기초 체력은 어느 정도 있는 편이었다.

만약 A가 반항하더라도 어떻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우리는 누나에게 차를 빌려 세 명이서 A의 방으로 향했다.



A의 방은 아파트 2층이었다.

나와 B는 서서히 계단을 올라 방 앞에 섰다.

문은 열려 있었다.



안에 있던 것은 거의 폐인이 된 A였다.

방 안에는 그 기묘한 음악이 큰 소리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 안에서 A는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라, B야?]

나는 무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마디 하려는 순간, 있을 수 없는 일이 내 눈 앞에서 벌어졌다.



A가 억지로 B를 범하려고 한 것이었다.

깜짝 놀라 소리조차 못내는 B를 보며, 나는 [이 자식, 뭐하는 짓이야!] 라고 외치며 A를 발로 밀쳤다.

그리고 나는 오디오로 달려고 그대로 스위치를 꺼 버렸다.



음악이 꺼지며 방 안이 조용해진다.

웅크리고 있던 A는 조용히 얼굴을 들고 나를 보았다.

그 얼굴에 떠오른 감정은 분노도, 미움도 아니었다.



그저 무표정일 뿐이었다.

지금도 가끔 악몽에 그 때 A의 얼굴이 나오곤 한다.

인간다운 감정도, 따뜻함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 벌레 같은 얼굴이었다.



A는 그 얼굴 그대로 부엌으로 뛰어 들었다.

B가 울부짖었다.

[A, 그만 둬!]



A의 손에는 부엌칼이 들려 있었다.

생각할 시간 따위 없었다.

기겁하고 있는 옆의 B를 일으켜 문으로 달렸다.



A는 부엌칼을 든 채 뒤쫓아 왔다.

게다가 A는 신음처럼 소리를 내고 있었다.

[뚜, 뚜, 뚜, 뚜.]





A는 사이버 드러그를 소리로 재현하고 있었다.

정말로 위험했다.

무표정한채 부엌칼을 들고, 기계처럼 소리를 내며 쫓아오는 A.



계단을 내려갈 시간조차 없었다.

다행히 2층이었기에, 나는 B를 안고 뛰어 내렸다.

도로 바닥에 굴렀지만, 곧 일어섰다.



다리의 통증은 무시한 채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등 뒤에서 A가 뛰어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발소리가 점점 다가온다.

차에서 대기하고 있던 누나는 갑자기 B를 데리고 달려온 나를 보면서 놀라면서도, 순간적으로 차에 시동을 걸었다.



간발의 차로 나와 B는 차에 올라탔다.

[뚜, 뚜, 뚜, 뚜.]

그 소리는 바로 등 뒤까지 들려왔었다.



나는 겨우 살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A는 차를 뒤따라 왔다.

나는 A의 얼굴이 보고 싶지 않아 계속 웅크리고 있었지만, A는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누나, 아직 쫓아오고 있어! 좀 더 빨리 가!]

그리고 교차로를 엄청난 속도로 달려 나가기 시작할 때, 뒤에서 소리가 났다.

쾅!



A가 우회전을 하던 차에 치이는 소리였다.

A는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A를 알던 사람들에게는 차라리 죽는 게 좋았을지도 모를 비참한 결말이 남아 있었다.



A가 부엌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세 명은 경찰서에서 사정청취를 해야만 했다.

물론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경찰관에게 사이버 드러그는 반드시 단속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상냥했던 A를 저런 괴물로 만든 것이 인터넷에 널려 있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그렇지만 A는 아직도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다.



지난번 면회를 갔었지만, 말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담당 의사에게 회복할 수 있는지 물었다.

[약물 중독이라면 그 화학 성분을 몸에서 모두 배출하면 의존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소리의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낼 수가 있어서... 힘들 것 같습니다.]



A는 지금도 정신 병원의 개인실에서 소변을 관으로 배출하며, 입에서 소리를 내며 황홀함에 잠겨 있다.

[뚜, 뚜, 뚜, 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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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1'
귀귀
  • 2012.03.24

아...아이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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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벨
  • 2012.03.25

소름끼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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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픽션임 괴담카테고리인만큼 

리얼이면 불편한진실이나 실화로갔음

아이도저 맘껏 들으세요 잉여들아

물론 뒤책임은못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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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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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 2012.03.26

4년전엔가 아이도저 중 오르가즘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머리 아프고 귀 울리고 진짜 싫어서 바로 다 삭제했었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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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 2012.03.27
테크노가 전자마약이라니....뚜~~뚜뚜뚜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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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심
  • 2012.05.13
인터넷에서검색하면나오던데종류별로그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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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wp
  • 2012.05.14

소름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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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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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yr
  • 2012.05.27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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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댁
  • 2012.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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