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장편 스릴러] Logging : 알려져선 안 될 이야기 8
-8-
[똑.똑.똑]
"예. 들어오세요."
방문이 조금 열리더니 틈 사이로 병찬이 얼굴을 뺄꼼 내밀어 내가 있는지 확인하려는듯 두리번 거린다.
이내 날 발견하고 어색한 웃음과 함께
"하..하.. 밥먹으러 가자.."
"아..예..그래요"
아까의 일 때문인지 병찬은 얼굴에 긴장한 내색이 역력해 있다.
그렇게 병찬과 나는 계단에서 1층 복도까지 오는 길까지 서로 아무런 말도 없이 침묵이 흘렀고, 이야기 꺼내려는 듯 수십번 내 눈치를 보는듯 하더니 도박장 뒷문에 다달았을때야 병찬이 입을 뗀다.
"어제.. 내가 한말 때문에 화났던 거라면 미안해.."
"아니요..모두 그게 사실일텐데요... 그나저나 음..물어볼게 있는데.. 정실장님은 뭐 하던 분이셨죠? 얼굴에 칼자국하며.."
병찬은 머뭇거리며 입술을 다신 후
"정말 비밀인데....그게.."
식당으로 가는 자갈길에 들어서 식당까지 도달하기까지 병찬에게 놀라운 사실의 정실장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그는 북한에 투입되 임무를 수행하던 북파공작원 이었다고 한다.
임무를 수행하던 중 주로 산속에서 은닉하며 사는 탓에 극심한 허기를 달랫다는 방법을 듣게 됬는데 실로 놀랄수 밖에 없었다.
뱀이나 산속 동물,곤충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는게 아닌 북한군과 주민들을 살해해 인육으로 생명을 연명해왔다는 사실이었다.
정실장을 감싸고 도는 괴 소문들이 꼬리를 물고 돌면서 직원들 정실장을 모두 꺼려하고 무서워 한다고 한다.
정실장을 첨 봤을때 느낌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사람인지는 가늠 할수 있었기에
정실장이라면 충분히 가능할법한 이야기다.
식당안에 들어서자 카레 냄새가 식당안을 진동한다. 걸음을 멈춰서 서희를 찾기위해 두리번거리다 오른쪽 끝에 앉아 있는 그녀를 발견했고 마주 앉은 노랑머리 정빈과 키가 큰 인재 이렇게 셋이서 이제 막 식사를 시작하는듯 막 착석하고 있었다.
다시 걸음을 옮기는 순간 병찬을 보니 음흉한 미소를 가득 머금고 쳐다본다.
"왜..왜요..뭐 묻었나요?"
게슴츠레 눈을 뜨더니 어깨로 툭 치며
"오.. 먼가 찌릿찌릿 한걸??.."
"아.. 이제 막 친해진 친구라서 앞방에 살아서.."
"올...거기다 앞방이야??..동물의 왕국 자주 찍겠군.."
"자꾸 이상한 소리 하지마세요 그런거 아닙니다."
병찬이 심호흡을 하더니
[주성과 암컷이 짝짓기를 합니다!]
식판과 수다소리에 북적대던 식당안은 찬물을 끼 얹은듯이 조용해지고 사람들은 일제히 나와 병찬을 바라본다.
병찬도 의도치않게 큰소리로 말한게 챙피했던지 주먹을 쥐고 입에 갖다대고는 헛기침을 연신 내며 식판을 들어 반찬을 담는다.
그리곤 병찬은 망설임도 없이 식판을 들고 서희쪽으로 다가가 간다.
그를 잡으려 빠른 걸음으로 병찬을 부름과 함께 뒤를 밟았지만 이미 서희와 한칸 옆에 앉고선 나를 향해 돌아보며
숟가락으로 서희와 병찬사이의 빈자리를 가르킨다.
정빈과 인재가 눈치 챗다는 듯 둘이 속닥거리며 웃는다.
애써 부인하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더 이상하게 보일거 같고 ..서희를 맘에 들어하는것도 사실이여서 못들은척 참고 서희 옆자리 앉았다.
하지만 서희는 먹는것에 열중한건지 부끄러워서 인지 국을 원샷할 기세로 떠 먹는다.
저번의 나처럼 말이다.
"식사 맛있게들 하세요."
인재가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핏..예 맛있게 드세요"
정빈이 서희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입을연다.
"언니~ 저 오빠랑 사겨???"
서희가 발끈하며.
"이상한 소리 하지말고 밥이나 먹어!"
정빈이 숟가락을 입에다 대곤
"어머?왜 갑자기 성질내?? 혹시 둘이 잤어??세상에.. 혹시나 했더니 잤구나 !.."
나도 모르게 강한 부정하듯 내가 양손으로 가로지으며 아니라고하자
서희가 놀라며 왜 오버하냐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병찬이 끼어들듯 말로 가로 막는다.
"둘이 사귀고 있는거 몰랐어요?? 밤마다 시끄럽던데 짝짓기소리로 복도가 떠내려가던데 인재야 넌 못들었냐.?"
"하..저도 들은거 같아요.. 형"
다들 나와 서희를 엮으려는 듯 장난을 심하게 치자 나는 기분 나쁘지 않았지만..서희가 기분이 나빳는지 식사를 하다말고 자리에 일어나 나간다.
"아..왜들 그래요.. 밥먹는데.."
"오~감싸는거야??"
밥 한술 뜨다 말고 식판을 반납한 뒤 서희를 따라 나간다.
식당밖으로 나오자 중간쯤 가고 있는 서희가 보인다.
"서희씨!!!!!!!!!!"
쉬지도 않고 뒤 쫓아가 서희를 따라잡아 양손을 무릎을 짚곤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헉)..서희씨..(헉)..(헉) 밥을 왜..(헉).. 먹다말고..(헉)."
"왜 주성씬 밥도 안 먹고 나왔어요..?"
"아.. 밥도 안...(헉).. 먹을 정도로 기분 나빠하시길래..(헉)..(헉).."
"바보네... 빵이라도 먹을래요??배고프죠.."
"아.(헉)..뇨 배불러요..(헉).."
"거짓말.. 한 숟가락도 못 먹었으면서...자!가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자 아침 햇살에 하얀 그녀의 손이 환하게 빛나며 나에게 건네고 있었다.
'..잡으란 건가..?..'
건넨 손으로 망설이듯 무릎에 짚어뒀던 손을 뻗는다.
쿵쾅거리는 심장의 요동소리가 손끝까지 전해져 손에 닿으면 그녀가 알아 차릴까 조마조마하다.
그녀 얼굴로 시선을 옮기자 아침 햇살 때문에 눈부셔 잘보이진 않지만 선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녀 얼굴이 얼핏 보인다.
손을 잡자 발걸음을 재촉하는듯 총총 걸음으로 잡은 손을 이끈다.
애써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하지만 그녀만 보면 몸과 행동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게 진정되지 않는 상태로 4층에 도착하게 되었고 그녀가 방문앞 복도에 쭈그려 앉더니 유난히도 작은 판자를 들추니 끝부분이 녹슬은 열쇠가 있다.
열쇠를 짚어든 그녀가 방문고리에 열쇠를 맞추며 입을연다.
"주성씨도 문을 항상 잠그고 자거나 다니세요.. 손버릇이 안좋은 사람이 있거든요. 도벽이 있는건지 자꾸 뭐가 없어지더라구요.."
다시 열쇠를 복도 밑에 감춘다.
그녀가 방문을 열고선 날 바라본다.
"들어와요.. 뭐 좀.. 어수선할테지만.. "
머뭇머뭇 거리다 발걸음떼고 그녀의 방안에 발을 딛자 분홍색 커튼 탓에 핑크빛 햇살과 그녀의 향기가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저 멍하니 그녀의 책상 의자에 앉아 풍겨나오는 그녀의 향기에 젖어 정신을 못차리고 있던 내 눈앞에 빵과 우유를 건네는 그녀의 모습이 나타난다.
"어서먹어요..배고플때 먹을려고 나뒀는데..이제 여름이니..다이어트 해야 되서"
'다이어트할 것도 없어 보일 정도로 가녀린데...무슨 다이어트..?.. 여자들의 살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군'
"아~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고개를 끄덕거리곤 침대로 돌아가 앉아 내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본다.
입안 가득히 오물오물 거리며 먹는 모습이 민망해서 방문쪽으로 은근슬쩍 고개를 돌려 우유를 마신다.
한참 먹고 있는데 서희의 망설이는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저..... 사실은 가족이 없어요.. 고아원에서 쭉 자라왔어요.. 부모님이 어떻게 생기신지도 조차 몰라요. 가족이 먼지도..."
오물오물 거리던 입을 멈추곤 그녀를 쳐다보자.. 침대 이불을 만지작 거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항상 혼자였어요 늘.. 하지만 저번에 주성씨가 고집부리며 뒷꿈치에 약 발라줬을땐... 누구에게 그런 도움 받아본건
처음이라 많이 놀랐었고 너무 고마운 탓에 저도 모르게 생각과 다르게 행동했던거 같아요 ..미안하고.. 고마워요.. "
[툭.]
그녀의 생각지도 못했던 진실과 말들에 놀라 그만 우유를 떨어트려 버렸다.
"아이구.. 이걸 어떻하죠 휴지 없나요..? 휴지.."
그녀가 휴지를 가져와 서로 엎지른 우유를 닦는다.
그런 사연이 있는지는 좀 전 내방에서 이야기나눌때 눈치는 챘지만, 그녀에게 직접 들으니 그녈 안아 지켜주고 싶은 맘이 강하게 든다.
"이제 힘들거나 도움이 필요할땐 저에게 언제든지 말해요.. "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보는게 느껴진다.
내가 말을하고도 수줍어 고개를 못들고 애써 그녀의 시선을 피해 우유로 흠뻑 머금은 휴지들을 들고 책상옆 휴지통에 넣곤
빨래 널러 가야겠다며 황급히 그녀의 방안에서 빠져 나왔다.
'무슨말을 한거지..아.. '
나 스스로도 너무 챙피해서 손을 허공에 휘휘 저으며 방안으로 들어왔다.
욕실로 들어와 세면을 마치고 양치질을 하며 비춰진 내 얼굴을 보자 뭐가 그렇게 좋아있는지 양치질하는 동안에도 실실거리며 미소를 머금고 있다
'병신...아유..'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눕자.. 자꾸만 내가 한말이 떠올라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쓴다.
그렇게 한참을 이불안에서 궁시렁 대다 어느새 잠에 빠져 든다..
[끼이익..뚜벅...끼익..뚜벅..스으윽..끼익..뚜벅...끼익..뚜벅.스으윽...뚜벅.끼이익..뚜벅..스으으윽..]
복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이 깨 머리맡의 핸드폰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15분이다.
잠귀가 밝은 나인데도 너무 고된 탓인지 점심,저녁시간 종소리도 듣지 못하고 잠에 곤히 빠졌었나보다.
구둣발소리,복도의 삐그덕 거리는 소리,무언갈 질질끄는 소리와 함께 점점 내 방문앞과 가까워져간다.
궁금해 뒷꿈치를 세우고 방문앞으로 숨죽여 다가간다..
[끼이익..뚜벅...끼익..뚜벅..스으윽..끼익..뚜벅...끼익..뚜벅.스으윽...뚜벅.끼이익..뚜벅..스으으윽..]
방문앞에 소리가 거의 다다르자.. 머릴 뉘워 방문틈 사이를 쳐다보자
검은색 구두가 보인다.. 구두발이 앞으로 나가자
[!?]
▼드레그
알수없는 누군가의 발등이 복도와 마주대고 질질 끌려가는 듯 보인다. 자세히 보니 노란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발톱을 보아하니
여자인게 분명하다.
'어디로 데려가는거지..? 그렇다면 매춘부중에 한명이라는건데...무슨일이지..?'
끌려가는 여자의 발등이 지나간 후 검은색 워커가 뒤따라 방문앞을 지나친다.
구둣소리가 지나간 한참 뒤에야 다시 침대에와 눕는다.
'뒤를 밟아봐야하나...아냐.. 괜히 섣불리 따라나섰다간... 무슨일이 벌어질지몰라.....내가 어떻게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일단 ..내일 아침이 오는데로.. 종소리가 울리기전에 복도에 나가 검은색 워커 신은 사람과 없어진 여자가 누군지 알아봐야겠어..'
그렇게 세면을 마치고 침대에 걸터 앉아 한참을 고민한 후 7시가 되자 방문 열어 사람들이 지나갈때까지 기다린다.
머지않아 여기저기 끼익대며 문열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이 문앞을 지나가기 시작한다.
'자...워커..워커..워커...'
지나가는 사람 어디에도 워커는 보이지 않았다.
아침식사시간 탓인지도 모르겠다. 출근전에 다시 한번 보기로 하곤 문밖을 나서려 하자 서희 방문이 열린다.
"좋은아침~잘잤어요?? 같이 식사하러 가죠..?"
서희는 머리를 뒤로 묶으려는 듯 입에 머리끈을 문채 고개를 끄덕 거린다.
1층으로 향해 내려가던 중 노란색 매니큐어가 생각나
"서희씨 혹시 여기 일하는 여자들중에 노란색 매니큐어 쓰는 여자분 있나요?"
"아뇨..?잘 모르겠는데.."
"아...그렇군요.."
"왜요?"
"그냥 물어봤어요.. 제 발톱에 노란색매니큐어가 어울릴거 같아서.."
좀 둘러대는게 형편없었긴 했다. 서희의 표정을 살피니 미간을 구기며
'뭐 이런 변태새끼가 다있나..' 라는 말이 얼굴에 새겨져 있다.
농담이라고 둘러댔지만 젠장 믿지 않는 눈치다.
1층 뒷문을 향하던 중 키가 큰 사람이 어느 문패가 있는 방문앞에서 문패를 떼고 있는듯 보였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가까이 다가가자 인재였다.
"뭐하세요??.."
뭐하냐고 물어보자 인재가 내 쪽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눈가엔 눈이 충혈된채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그는 대꾸도 하지 않은채 다시 문패 떼내는 것에 눈을 돌린다.
새벽에 있던 일들과 관련이 있을거란걸 확신하곤 문패를 떼내는 문패의 이름을 보니.
[정빈]
노란매니큐어의 주인은 정빈인게 맞다.
'정빈은 대체 어디로 끌려가던 거지??...'
"주성씨 안가요??.."
문패를 떼던 인재가 서희도 궁금했던지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네 가요.."
뒷문을 열고 나가다 뒤로 다시 돌아보니..인재의 옆에 병찬이 인재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무언갈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 출근을 통해 병찬에게 무언갈 알아낼수 있을거 같다.
-9편 계속-
[똑.똑.똑]
"예. 들어오세요."
방문이 조금 열리더니 틈 사이로 병찬이 얼굴을 뺄꼼 내밀어 내가 있는지 확인하려는듯 두리번 거린다.
이내 날 발견하고 어색한 웃음과 함께
"하..하.. 밥먹으러 가자.."
"아..예..그래요"
아까의 일 때문인지 병찬은 얼굴에 긴장한 내색이 역력해 있다.
그렇게 병찬과 나는 계단에서 1층 복도까지 오는 길까지 서로 아무런 말도 없이 침묵이 흘렀고, 이야기 꺼내려는 듯 수십번 내 눈치를 보는듯 하더니 도박장 뒷문에 다달았을때야 병찬이 입을 뗀다.
"어제.. 내가 한말 때문에 화났던 거라면 미안해.."
"아니요..모두 그게 사실일텐데요... 그나저나 음..물어볼게 있는데.. 정실장님은 뭐 하던 분이셨죠? 얼굴에 칼자국하며.."
병찬은 머뭇거리며 입술을 다신 후
"정말 비밀인데....그게.."
식당으로 가는 자갈길에 들어서 식당까지 도달하기까지 병찬에게 놀라운 사실의 정실장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그는 북한에 투입되 임무를 수행하던 북파공작원 이었다고 한다.
임무를 수행하던 중 주로 산속에서 은닉하며 사는 탓에 극심한 허기를 달랫다는 방법을 듣게 됬는데 실로 놀랄수 밖에 없었다.
뱀이나 산속 동물,곤충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는게 아닌 북한군과 주민들을 살해해 인육으로 생명을 연명해왔다는 사실이었다.
정실장을 감싸고 도는 괴 소문들이 꼬리를 물고 돌면서 직원들 정실장을 모두 꺼려하고 무서워 한다고 한다.
정실장을 첨 봤을때 느낌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사람인지는 가늠 할수 있었기에
정실장이라면 충분히 가능할법한 이야기다.
식당안에 들어서자 카레 냄새가 식당안을 진동한다. 걸음을 멈춰서 서희를 찾기위해 두리번거리다 오른쪽 끝에 앉아 있는 그녀를 발견했고 마주 앉은 노랑머리 정빈과 키가 큰 인재 이렇게 셋이서 이제 막 식사를 시작하는듯 막 착석하고 있었다.
다시 걸음을 옮기는 순간 병찬을 보니 음흉한 미소를 가득 머금고 쳐다본다.
"왜..왜요..뭐 묻었나요?"
게슴츠레 눈을 뜨더니 어깨로 툭 치며
"오.. 먼가 찌릿찌릿 한걸??.."
"아.. 이제 막 친해진 친구라서 앞방에 살아서.."
"올...거기다 앞방이야??..동물의 왕국 자주 찍겠군.."
"자꾸 이상한 소리 하지마세요 그런거 아닙니다."
병찬이 심호흡을 하더니
[주성과 암컷이 짝짓기를 합니다!]
식판과 수다소리에 북적대던 식당안은 찬물을 끼 얹은듯이 조용해지고 사람들은 일제히 나와 병찬을 바라본다.
병찬도 의도치않게 큰소리로 말한게 챙피했던지 주먹을 쥐고 입에 갖다대고는 헛기침을 연신 내며 식판을 들어 반찬을 담는다.
그리곤 병찬은 망설임도 없이 식판을 들고 서희쪽으로 다가가 간다.
그를 잡으려 빠른 걸음으로 병찬을 부름과 함께 뒤를 밟았지만 이미 서희와 한칸 옆에 앉고선 나를 향해 돌아보며
숟가락으로 서희와 병찬사이의 빈자리를 가르킨다.
정빈과 인재가 눈치 챗다는 듯 둘이 속닥거리며 웃는다.
애써 부인하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더 이상하게 보일거 같고 ..서희를 맘에 들어하는것도 사실이여서 못들은척 참고 서희 옆자리 앉았다.
하지만 서희는 먹는것에 열중한건지 부끄러워서 인지 국을 원샷할 기세로 떠 먹는다.
저번의 나처럼 말이다.
"식사 맛있게들 하세요."
인재가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핏..예 맛있게 드세요"
정빈이 서희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입을연다.
"언니~ 저 오빠랑 사겨???"
서희가 발끈하며.
"이상한 소리 하지말고 밥이나 먹어!"
정빈이 숟가락을 입에다 대곤
"어머?왜 갑자기 성질내?? 혹시 둘이 잤어??세상에.. 혹시나 했더니 잤구나 !.."
나도 모르게 강한 부정하듯 내가 양손으로 가로지으며 아니라고하자
서희가 놀라며 왜 오버하냐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병찬이 끼어들듯 말로 가로 막는다.
"둘이 사귀고 있는거 몰랐어요?? 밤마다 시끄럽던데 짝짓기소리로 복도가 떠내려가던데 인재야 넌 못들었냐.?"
"하..저도 들은거 같아요.. 형"
다들 나와 서희를 엮으려는 듯 장난을 심하게 치자 나는 기분 나쁘지 않았지만..서희가 기분이 나빳는지 식사를 하다말고 자리에 일어나 나간다.
"아..왜들 그래요.. 밥먹는데.."
"오~감싸는거야??"
밥 한술 뜨다 말고 식판을 반납한 뒤 서희를 따라 나간다.
식당밖으로 나오자 중간쯤 가고 있는 서희가 보인다.
"서희씨!!!!!!!!!!"
쉬지도 않고 뒤 쫓아가 서희를 따라잡아 양손을 무릎을 짚곤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헉)..서희씨..(헉)..(헉) 밥을 왜..(헉).. 먹다말고..(헉)."
"왜 주성씬 밥도 안 먹고 나왔어요..?"
"아.. 밥도 안...(헉).. 먹을 정도로 기분 나빠하시길래..(헉)..(헉).."
"바보네... 빵이라도 먹을래요??배고프죠.."
"아.(헉)..뇨 배불러요..(헉).."
"거짓말.. 한 숟가락도 못 먹었으면서...자!가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자 아침 햇살에 하얀 그녀의 손이 환하게 빛나며 나에게 건네고 있었다.
'..잡으란 건가..?..'
건넨 손으로 망설이듯 무릎에 짚어뒀던 손을 뻗는다.
쿵쾅거리는 심장의 요동소리가 손끝까지 전해져 손에 닿으면 그녀가 알아 차릴까 조마조마하다.
그녀 얼굴로 시선을 옮기자 아침 햇살 때문에 눈부셔 잘보이진 않지만 선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녀 얼굴이 얼핏 보인다.
손을 잡자 발걸음을 재촉하는듯 총총 걸음으로 잡은 손을 이끈다.
애써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하지만 그녀만 보면 몸과 행동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게 진정되지 않는 상태로 4층에 도착하게 되었고 그녀가 방문앞 복도에 쭈그려 앉더니 유난히도 작은 판자를 들추니 끝부분이 녹슬은 열쇠가 있다.
열쇠를 짚어든 그녀가 방문고리에 열쇠를 맞추며 입을연다.
"주성씨도 문을 항상 잠그고 자거나 다니세요.. 손버릇이 안좋은 사람이 있거든요. 도벽이 있는건지 자꾸 뭐가 없어지더라구요.."
다시 열쇠를 복도 밑에 감춘다.
그녀가 방문을 열고선 날 바라본다.
"들어와요.. 뭐 좀.. 어수선할테지만.. "
머뭇머뭇 거리다 발걸음떼고 그녀의 방안에 발을 딛자 분홍색 커튼 탓에 핑크빛 햇살과 그녀의 향기가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저 멍하니 그녀의 책상 의자에 앉아 풍겨나오는 그녀의 향기에 젖어 정신을 못차리고 있던 내 눈앞에 빵과 우유를 건네는 그녀의 모습이 나타난다.
"어서먹어요..배고플때 먹을려고 나뒀는데..이제 여름이니..다이어트 해야 되서"
'다이어트할 것도 없어 보일 정도로 가녀린데...무슨 다이어트..?.. 여자들의 살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군'
"아~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고개를 끄덕거리곤 침대로 돌아가 앉아 내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본다.
입안 가득히 오물오물 거리며 먹는 모습이 민망해서 방문쪽으로 은근슬쩍 고개를 돌려 우유를 마신다.
한참 먹고 있는데 서희의 망설이는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저..... 사실은 가족이 없어요.. 고아원에서 쭉 자라왔어요.. 부모님이 어떻게 생기신지도 조차 몰라요. 가족이 먼지도..."
오물오물 거리던 입을 멈추곤 그녀를 쳐다보자.. 침대 이불을 만지작 거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항상 혼자였어요 늘.. 하지만 저번에 주성씨가 고집부리며 뒷꿈치에 약 발라줬을땐... 누구에게 그런 도움 받아본건
처음이라 많이 놀랐었고 너무 고마운 탓에 저도 모르게 생각과 다르게 행동했던거 같아요 ..미안하고.. 고마워요.. "
[툭.]
그녀의 생각지도 못했던 진실과 말들에 놀라 그만 우유를 떨어트려 버렸다.
"아이구.. 이걸 어떻하죠 휴지 없나요..? 휴지.."
그녀가 휴지를 가져와 서로 엎지른 우유를 닦는다.
그런 사연이 있는지는 좀 전 내방에서 이야기나눌때 눈치는 챘지만, 그녀에게 직접 들으니 그녈 안아 지켜주고 싶은 맘이 강하게 든다.
"이제 힘들거나 도움이 필요할땐 저에게 언제든지 말해요.. "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보는게 느껴진다.
내가 말을하고도 수줍어 고개를 못들고 애써 그녀의 시선을 피해 우유로 흠뻑 머금은 휴지들을 들고 책상옆 휴지통에 넣곤
빨래 널러 가야겠다며 황급히 그녀의 방안에서 빠져 나왔다.
'무슨말을 한거지..아.. '
나 스스로도 너무 챙피해서 손을 허공에 휘휘 저으며 방안으로 들어왔다.
욕실로 들어와 세면을 마치고 양치질을 하며 비춰진 내 얼굴을 보자 뭐가 그렇게 좋아있는지 양치질하는 동안에도 실실거리며 미소를 머금고 있다
'병신...아유..'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눕자.. 자꾸만 내가 한말이 떠올라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쓴다.
그렇게 한참을 이불안에서 궁시렁 대다 어느새 잠에 빠져 든다..
[끼이익..뚜벅...끼익..뚜벅..스으윽..끼익..뚜벅...끼익..뚜벅.스으윽...뚜벅.끼이익..뚜벅..스으으윽..]
복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이 깨 머리맡의 핸드폰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15분이다.
잠귀가 밝은 나인데도 너무 고된 탓인지 점심,저녁시간 종소리도 듣지 못하고 잠에 곤히 빠졌었나보다.
구둣발소리,복도의 삐그덕 거리는 소리,무언갈 질질끄는 소리와 함께 점점 내 방문앞과 가까워져간다.
궁금해 뒷꿈치를 세우고 방문앞으로 숨죽여 다가간다..
[끼이익..뚜벅...끼익..뚜벅..스으윽..끼익..뚜벅...끼익..뚜벅.스으윽...뚜벅.끼이익..뚜벅..스으으윽..]
방문앞에 소리가 거의 다다르자.. 머릴 뉘워 방문틈 사이를 쳐다보자
검은색 구두가 보인다.. 구두발이 앞으로 나가자
[!?]
▼드레그
알수없는 누군가의 발등이 복도와 마주대고 질질 끌려가는 듯 보인다. 자세히 보니 노란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발톱을 보아하니
여자인게 분명하다.
'어디로 데려가는거지..? 그렇다면 매춘부중에 한명이라는건데...무슨일이지..?'
끌려가는 여자의 발등이 지나간 후 검은색 워커가 뒤따라 방문앞을 지나친다.
구둣소리가 지나간 한참 뒤에야 다시 침대에와 눕는다.
'뒤를 밟아봐야하나...아냐.. 괜히 섣불리 따라나섰다간... 무슨일이 벌어질지몰라.....내가 어떻게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일단 ..내일 아침이 오는데로.. 종소리가 울리기전에 복도에 나가 검은색 워커 신은 사람과 없어진 여자가 누군지 알아봐야겠어..'
그렇게 세면을 마치고 침대에 걸터 앉아 한참을 고민한 후 7시가 되자 방문 열어 사람들이 지나갈때까지 기다린다.
머지않아 여기저기 끼익대며 문열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이 문앞을 지나가기 시작한다.
'자...워커..워커..워커...'
지나가는 사람 어디에도 워커는 보이지 않았다.
아침식사시간 탓인지도 모르겠다. 출근전에 다시 한번 보기로 하곤 문밖을 나서려 하자 서희 방문이 열린다.
"좋은아침~잘잤어요?? 같이 식사하러 가죠..?"
서희는 머리를 뒤로 묶으려는 듯 입에 머리끈을 문채 고개를 끄덕 거린다.
1층으로 향해 내려가던 중 노란색 매니큐어가 생각나
"서희씨 혹시 여기 일하는 여자들중에 노란색 매니큐어 쓰는 여자분 있나요?"
"아뇨..?잘 모르겠는데.."
"아...그렇군요.."
"왜요?"
"그냥 물어봤어요.. 제 발톱에 노란색매니큐어가 어울릴거 같아서.."
좀 둘러대는게 형편없었긴 했다. 서희의 표정을 살피니 미간을 구기며
'뭐 이런 변태새끼가 다있나..' 라는 말이 얼굴에 새겨져 있다.
농담이라고 둘러댔지만 젠장 믿지 않는 눈치다.
1층 뒷문을 향하던 중 키가 큰 사람이 어느 문패가 있는 방문앞에서 문패를 떼고 있는듯 보였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가까이 다가가자 인재였다.
"뭐하세요??.."
뭐하냐고 물어보자 인재가 내 쪽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눈가엔 눈이 충혈된채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그는 대꾸도 하지 않은채 다시 문패 떼내는 것에 눈을 돌린다.
새벽에 있던 일들과 관련이 있을거란걸 확신하곤 문패를 떼내는 문패의 이름을 보니.
[정빈]
노란매니큐어의 주인은 정빈인게 맞다.
'정빈은 대체 어디로 끌려가던 거지??...'
"주성씨 안가요??.."
문패를 떼던 인재가 서희도 궁금했던지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네 가요.."
뒷문을 열고 나가다 뒤로 다시 돌아보니..인재의 옆에 병찬이 인재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무언갈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 출근을 통해 병찬에게 무언갈 알아낼수 있을거 같다.
-9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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