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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괴담] 천사 같은 어머니



괴담 찻집의 '귀율'님이 작성한 글 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몸이 허약했던 저는 대인 관계가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치료 때문에 병원을 밥 먹듯 다녔기에 학교에도, 학원에도,

거의 나갈 기회가 없어 사람들과 같이 잘 지내는 법을 알지 못했습니다.
 


친구에게 다가가는 법을 몰라 허우적거렸고,

친구와 이야기를 능숙하게 하지 못해 쩔쩔 맸습니다.
 


그래도 항상 옆을 지켜 주신 어머니께서 있으셨기에 저는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대인 관계는 더 절망적으로 변해 갔습니다.
 



몸도 작고, 힘도 없던 저를 친구들은 마치 장난감을 다루듯 놀리고, 또 괴롭혔습니다.

반항할 힘이 없었던 저는 매일 같이 당하고만 살았습니다.
 


3년 전 여름 날,

저는 제 인생을 마치기 위해, 부모님께서 모두 주무시던 시각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맞은 편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뛰어내리려고, 준비하던 중, 저는 ‘천사’를 보았습니다.

하얀 옷을 입고, 활짝 웃는 천사가 저를 향해 손을 내밀며,

멀리 떨어지라고, 뛰어내리지 말라고 손을 밖으로 뻗는 손동작을 취했습니다.
 


그 때부터 였습니다.

삶에 힘을 얻은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일류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힘들 때면 항상 그 천사를 생각하며, 저는 열심히 살고, 또 살았습니다.

이 모든 성공은 천사의 축복과 어머니의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오늘은 어머니의 기일입니다.

힘들다는 소리 한 번 안 하시고, 저를 돌봐 주셨던 어머니께로 가는 길입니다.
 


그 때, 저를 향해 손을 내밀었던 흰 천사가 어머니였다는 것을 알아차린 건,

아주 오래 전 일입니다.
 


한 밤 중, 맞은 편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던 저를 보며, 뛰어내리지 말라고,

멀리 떨어지라고 하셨던 어머니, 제 인생의 천사 셨습니다.
 


가족들과 천천히 차를 타고, 어머니의 묘를 향하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추억하였습니다.
 


묘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재빨리 차에서 내려 할머니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조용한 산길을 오르며,

어머니와 이런 아름다움을 같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저 멀리 도착해서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아내가 저를 부축 해주며 산을 오르는 이 아름다운 모습을 어머니께서

보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란 생각을 또 다시 했습니다.
 


아이들은 저에게 손을 내밀며, 팔을 안 쪽으로 구부리는 손동작을 취했습니다.

빨리 오라는 건지 멀리 떨어지라는 건지 아리송한 동작에 저는 활짝 웃었습니다.


 
그 때 이었습니다.

저는 엄청난 사실을 알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언제나 저 때문에 자신의 인생은 돌아보지도 못한 채,

저를 돌보고, 저를 챙기며 평생을 보내신 어머니,
 


그 날 저에게 손을 안으로 구부리며 멀리 떨어지라는 동작을 취하며,

세상에서 볼 수 없었던 환한 미소를 짓고 있으셨던 어머니는 어쩌면..
 


아주 어쩌면….
 


빨리 떨어져 버리라고, 빨리 앞으로 발을 때 라고..

계속 외치고 계셨는지도 모릅니다.




출처 ( 괴담 찻집 : 우리의 괴이한 이야기 http://gyteahouse.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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