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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ch] 게시판



43 이름 : 포카 금 투고 일 : 03/09/16 01:41
인터넷을 하고 있는 꿈을 꿨다.

게시판을 보고 있고, 쓰려고 하는 순간 왠지 눈이 떠졌다. 다시 자보려고 했지만 이미 잠이 깨 버렸다.

어두웠지만 새벽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PC를 켜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일렀고, 레스(역주 : 2ch의 업로드되는 글, 페이스북 타임라인같은 느낌)도 재미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아무도 봐주지 않을 것 같은 의미없는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에 내 글에도 레스가 달리기 시작했다.(역주 : 글쓴이의 글에 댓글이 달렸다는 뜻)

그 레스는 나의 의미없는 글에도 매우 정중하게 스여져있어서 나는

'아 뭔가 내가 너무 바보같아. 이 매너 좋은 사람에게 실례인 것 같아'라고 생각해서 그 사람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사과했다.


그 사람은 바로 레스를 주었고, 한두번 레스를 교환하고 있는 사이에 공통의 취미를 발견했다.

생각이 맞는 것 같아서 채팅 상태에서 게시판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내가 실수로 레스를 age(역주 : 채팅 상태에서 age를 하면 채팅 맨 위로 올라가버린다. 새로 말을 해도 내려가지 않는다) 해버렸다.

그러자 상대방이 '아 장난하냐. 아 졸라 귀찮아 죽어버려 아 졸라 짜증나'

내가 잘못한 거지만 어쩐지 화가 나서 그 녀석과의 대화를 끝내려고 했다. 대답을 기다리자 잠시 후 답변이 왔다.

'미안, 기분나쁘게 한 것 같네. 좀 더 얘기하자'

라고. 필사적으로 나를 챗방에서 나가지 않게 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어쩐지 기분 나쁜 놈이다- 처음에는 좋은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그대로 전원을 껐다.


44 이름 : 포카 금 투고 일 : 03/09/16 01:43
조금 졸려서 자려고 했더니 외부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이른 시간에 밖에서 왠 얘기야'라고 생각했지만 신경쓰지 않고 자려고 했다.

그런데 뭔가 목소리가 귓전을 떠나지 않고 계속 들려왔다. 결국 신경쓰게 되어서 들어보았다. 

그리고 식겁했다. 그 목소리는 아까 채팅했을 때 내가 썼던 말을 읽고있었다.

겁이 나서 더웠지만 들리지 않게 창문을 닫았다. 그래도 아직도 목소리가 들렸다.

머지 않아 내가 했던 마지막 말을 썼을 때가 다가왔다. 곧 끝나겠구나...라고 생각한 찰나 내가 있는 방에서 소리가 났다.

"기다렸잖아. 왜 모두들 나를 버리는거야?"

무섭다기 보다는 울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꿈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내 기억에 남아있는 사건이다.




출처 : 구운바나나의 공포게시판(http://bakedbanan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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