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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저주의 비디오(1)



그 날도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당시 나는 홀어머니 밑에서 여동생 미레이와 자랐고 다복한 가정환경이라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나는 취직을 했고,

미레이도 학교가 쉬는 날과 일찍 마친 날은 집에서 10분 정도 되는 비디오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도 여동생은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저보다 조금 늦게 돌아왔습니다. 

밝은 성격이 장점이랄 수 있는 여동생이었는데 그날은 왠지 평소와 달라보였습니다. 

식사도 다하지 않고 자기 방에 들어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저는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하고 물어봐도 

“아무것도 아냐”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끈기있게 물어봤고 여동생의 이야기를 요약해보면… 

여동생이 아르바이트 하고 있던 비디오가게는 대형 매장과는 달리, 지역밀착형 중간규모의 가게입니다. 

여러분도 본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가게에 따라서는 [테잎 수거함]이라는 것을 준비해 두는 곳이 있습니다. 

이것은 영업시간내에 비디오를 반납할 수 없는 손님을 위해 설치해둔 투입형식의 비디오 수거함입니다. 

휴일에는 아침 일찍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서 수거함을 확인하는 것이 업무중 하나였습니다.

문제의 그것이 수거함에 들어 있었던 것은 3일전 일요일이었다고 합니다. 

그 날 학교에 가지 않은 여동생은 아침일찍 아르바이트하러 가서 수거함을 확인할 때 그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보통 비디오를 반납할 때는 대여용 케이스와 대여표를 함께 넣고 비디오가게 이름이 적힌 비닐봉지에 담아 반납을 하게 됩니다. 

문제의 ‘그것’은 가게 이름이 적힌 비닐봉지에 들어있었지만 대여표도 없고 대여용 케이스도 없는 비디오가게가 빌려준 테잎이 아니라

극히 평범하게 시판되는 녹화테이프가 하나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분명히 극히 평범한 비디오 테잎은 아니었습니다. 

후일 실제로 제가 그 문제의 테잎을 보았지만 속의 테잎을 보호하고 있는 투명 플라스틱 부분은 찢어져 있었고

언제 구입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겉은 더러웠고 여기저기 상처 투성이었습니다. 

이런 테잎을 비디오에 넣으면 비디오가 고장날 것 같은 그런 테잎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비디오 테잎에서 풍기는 기분 나쁜 뭔가… 를 오싹해하며 책상 서랍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여동생과 가게의 직원도 손님 중 누군가가 반납할 테잎과 집에 있던 테잎을 헷갈려 반납한 것 일거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잘못 반납한 것을 깨닫고 금방 가지로 올거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3일이 지나도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가게 카운터 뒤의 선반 구석에서 그 봉인이 풀릴 날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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