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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저주의 비디오(8)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FztR0



다음 날은 학교를 마치고 점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오늘은 아르바이트를 쉬는 날이었지만 지금까지 제 주변에서 일어난 일, 


그 비디오를 보고나서부터 벌어진 일들을 점장과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거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라고 말하자 점장은 


"마침 잘 됐어. 조금 있다가 집에 전화하려고 했었어. 미레이에게 말해 둬야 할 일이 있어" 


라고 말하면서 점점 목소리를 낮추더니 


"점심 시간에 사장님한테서 전화가 왔었는데... 아스카를 찾았다고 하더군" 


"네? 정말이에요?" 


저는 눈 앞이 환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응.... 다만... 그게..." 


왠지 점장은 그 뒷말을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요?" 


제 안에서 불안이 커져가고 있었습니다. 


"실은... 아스카는... 교토에서 발견됐대" 


"교토?" 


"그것에 대해서 할 얘기가 있어. 카페에서 이야기하도록 하지" 


30분후 비디오가게 근처의 카페에서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약속시간에 카페에 도착하자 점장은 미리 나와 창가쪽에 자리를 잡고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사장님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내용은 완전히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경찰이 사장님에게 전화를 한 것은 오늘 아침의 일입니다.


교토에서 아스카를 발견했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손목을 긋고 자살을 꾀한 것.


그 지역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의식 불명으로 중태에 빠진것등을 경찰에게서 전해 들은 사장님은 곧장 부인과 함께 교토로 찾아갔습니다. 


사장님이 그 지역 경찰에게 들은 바로는, 아스카가 발견 된 것은 교토시내에 있는 집터가 있던 자전거 주차장이었다고 합니다.


그 집과 가족에 대해선 짐작가는 바가 없고 한 번도 간 적이 없는 장소라고 사장님은 말했습니다. 


그 장소는 위는 빨래너는 곳, 아래가 자전거 주차장이었고 그 집의 가족과 인접한 맨션 주민이 사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날 아침 일찍, 아스카는 자전거를 가지러 간 맨션 주인에게 발견되었습니다.


그 때 그녀는 자전거 주차장의 구석에 쓰러져 있었고 축 늘어진 왼쪽 손목에서 대량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곧바로 응급실로 실려갔고, 소지품에서 확인한 연락처에서 도쿄의 집으로 연락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제게는 모든게 수수께끼였습니다. 왜 교토로 간 것일까? 왜 자살하려고 한 것일까?


지금까지 그녀의 입에서 교토라는 단어는 나온 적이 없습니다.


교토에 가고 싶다거나 지인이 있다거나 하는 말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어째서 그 장소에 갈 필요가 있었다? 그 장소가 뭔가 중요한 장소였던 것인지,


그 장소 자체에 의미는 없는 것인가? 자살을 시도한 원인은? 


'내가 아는 한 그녀가 자살할 동기는 없었고 뭔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없었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고민이 있던 것일까? 그리고... 3일 동안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아스카는 상당히 위험한 상태같아..." 


점장은 그렇게 말하고 한 동안 잠자코 있었습니다. 


"!" 


아스카의 이야기가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저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스카를 배웅하러 갔던 때의 일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그녀가 들었다던 목소리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토모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 그녀가 본 것, 숙모와의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시골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자세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점장은 입을 열지 못하고 단지 제 이야기를 조용히 듣기만 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몇 일 전부터 걱정했던,


A씨가 그 날 이후 가게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일을 말했습니다. 점장은, 


"실은 오늘 미레이에게 하나 더 말해주려고 한 게 있는데... A씨에 관한거야..." 


역시 점장도 걱정하고 있었어...


"나도 그 비디오를 보고 나서 A씨가 모습을 보이지 않는게 걱정스러워서. A씨의 집에 가 봤어" 


A씨의 주소는 회원명부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찾아간 것이겠죠. 


"그래서 ... A씨와는 만난거에요?" 


저는 이야기를 제촉했습니다. 


"만날 수 있었지..." 


그렇게 말하며 점장은 컵속의 커피를 의미도 없이 스푼으로 휘젓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집에 불이 켜져 있지 않아 아무도 없나보다하고 생각했지만, 집에 있어서 놀랐어" 


"어떤 모습이었어요?" 


점장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며 


"얼핏 보기엔 정상이었어...하지만..." 


변함없이 커피잔을 휘젓고 있었습니다. 


"어딘지 이상해... 어디가 이상하냐고 묻는다면 잘 설명할 수는 없지만... 뭐라고 하면 좋을까...


돌아오는 답변이 어딘지 어눌하다고 할까... 미묘하게 대화가 되지 않는거야" 


저는 토모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일을 떠올렸습니다. 저도 토모씨와 대화할 때와 같이 느낀것입니다. 어딘지 대화가 안되던 것을... 


문득 카페의 창밖을 보니 거리는 이미 땅거미가 지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몰랐던 것입니다.




그 시간, 교토의 병원에서 아스카가 17년간의 생을 마감한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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