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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이야기.
나의 어머니는 옛날부터 몸이 약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만드는 도시락은 화려하지도 않고
말할 수 없이 평범하고 간단했다.
친구에게 보이는 것이 부끄러워서
매일 식당에 가서 도시락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어머니가 기쁜 것처럼
[오늘은 00가 아주 좋아하는 새우 넣었어.] 라고 말했다.
나는 건성으로 대답하고
그대로 학교에 가서 내용을 확인해봤다.
확실히 새우가 들어 있었지만
껍데기가 엉망진창으로 벗겨져 있었고
색도 나쁘고 먹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집에 돌아가자 어머니는 나에게
[오늘 도시락 맛있었니?] 라고 끈질기게 물었다.
나는 그때 짜증도 나 있었고, 평소 어머니가 싸주던 도시락이 싫었기 때문에
[시끄러워! 저딴 더러운 도시락 버렸어! 이제 더 이상 만들마!] 라고 무심결에 심하게 말했다.
어머니는 슬픈 것처럼 [몰라서 미안해..] 라고 말했다.
그 후로 어머니는 도시락을 만들지 않았다.
그리고 반년 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나도 모르는 병이었다.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고 있는데 일기장이 나왔다.
일기장을 보니까 전부 도시락에 관련된 내용만 쓰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새우 반찬을 만들어주던 날의 일기를 보고 나는 울 수밖에 없었다.
[손이 너무 떨려서, 껍질을 벗기는 게 힘들다. 잘 만들어야 00가 좋아할텐데..]
일기는 그날로 끝나고 있었다.
지금도 나는 후회하고 있다.
나도 이제 내 자식들이 어느덧 성인이 되었고
내가 중년이 된 시점에서, 왜 자꾸 그때 무심코
내뱉었던 말이 이리도 나의 마음을 쑤시는 건지 모르겠다.
괴담돌이 http://blog.naver.com/outlook_ex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