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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의 일이었다.
내 동생은 불량 써클에 가담했었다.
절도는 예사였고, 같은 반 학생의 아버지를 협박해서 돈까지 뜯어냈다.
항상 동생은 그의 만행을 나에게 자랑삼아 늘어놓곤 했다.
솔직히 나는 당시 동생과 그다지 엮이고 싶지 않아서 적당히 듣는체 맞장구 치고 넘겼다.
어머니는 어릴 때 병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우리는 아버지 손에 자랐다.
아버지는 최고의 부모는 아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항상 이 여자 저 여자 따라다니느라 바빠서 동생이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 것을 알면서도 책망하거나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일체 하지 않았다.
나도 동생이 언젠가는 경찰에 잡힐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딱히 주의를 줄 생각도 없었다.
어느 날 동생이 평소보다 흥분된 어조로 나에게 말했다.
"여자를 덮쳤어."
친구들과 함께 혼자 걷고 있는 여자를 낚아채서 차에 태워서 인적이 없는 먼 산으로 데려가 집단 강간을 했다고 했다.
영상까지 찍고 만일 신고하면 인터넷에 퍼뜨릴거라고 협박했으니 잡힐 염려도 없다며 자랑스레 말했다.
나는 이런 녀석과 한 지붕 아래서 산다는 사실을 참을수가 없었다.
끝내 며칠 후 독립하여 그 집을 나와버렸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형.......나 어쩌지?"
"응? 무슨일이야?"
"내가 강간했던 여자한테 자꾸 문자가 와..."
"번호를 알려준거야?"
"알려줄리가 없잖아.."
"문자 오는거 정도로 뭐 그렇게 겁을 먹고 그래?"
"그 여자 자살해서 죽고 없는 사람이란 말이야......."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동시에 이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니가 뿌린 씨앗이야. 자업자득. 미안하지만 두번다시 나한테 전화하지마."
나는 내 동생을 스팸처리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동생은 내가 사는 곳으로 몇번이나 찾아왔다.
"형 도와줘...친구 한명이 행방불명이 됐어. 나 죽을지도 몰라. 살려줘......"
몇번이고 도움을 구하며 찾아오는 동생이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인지 점점 헬쓱해져 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엮이고 싶지 않았던 나는 언제나 동생을 문전박대했다.
동생은 점점 찾아오는 일이 줄어들었다.
동생의 방문이 끊긴지 두달 쯤 지난 어느날,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동생이 자살을 했다는 것이었다.
장례식이 끝난 후 아버지와 함께 오랜만에 본가로 갔다.
아버지는 오랜시간동안 나에게 마지막 동생의 행적에 대해 물었다.
아버지에게도 부모로서의 부정이 남아있었구나 하고 조금은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한 마디에 나는 집에서 뛰쳐 나오고 말았다.
"그러게 내 여자를 덮쳤으니 천벌을 받은게지."
나는 그 이후로 지금까지 본가에 가지 않는다.
출처 http://todayhumor.com/?panic_45978